최정헌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박사
"All that glisters is not gold."
이 문장은 셰익스피어의 희극 중 하나인 `베니스의 상인'에서 쓰인 구절로, 겉모습으로 사람이나 사물을 판단하지 않아야 한다는 뜻을 전달하기 위해 인용되는 문장이다.
우리가 해변가나 강가를 산책할 때 볼 수 있는 모래들은 경이로운 주변 풍경과의 조화 속에서 그 가치가 평가되는 경우는 종종 있으나, 그 자체의 아름다움에 의해 평가되는 경우는 드물다. 그러나 최근 과학기술의 발달로 하찮게 여겨지는 모래를 구성하고 있는 광물 중 가장 흔한 석영이라는 광물을 이용해 금보다 더 소중한 지구환경 변화의 역사를 추적하는 것이 가능하게 됐다.
석영과 같은 무기결정(절연체 혹은 반도체)이나 몇몇 유기물질은 외부에서 어떤 형태의 에너지를 주면 결정 내에 축적하고 있는 에너지를 빛으로 바꾸어 외부에 방출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 현상을 루미네선스(Luminescence)라고 한다. 즉, 석영입자는 바람, 파도, 강의 흐름 등에 의해 퇴적이 돼 시간이 흐름에 따라 주변 토양으로부터 방출되는 이온화방사선에 노출이 되고 이 에너지를 결정내부에 축적한다.
이 석영입자에 일정한 파장의 빛을 쪼여주면 축적된 에너지가 루미네선스로 발생되는데, 이 때 발생하는 루미네선스의 양은 석영이 퇴적된 이후 경과된 시간에 비례하기 때문에 석영의 퇴적된 연대를 추정할 수 있게 된다. 이러한 원리를 이용하여 토양의 연대를 측정하는 것을 OLS(Optically Stimulated Luminescence) 연대측정법이라고 한다.
OLS 연대측정법의 토대는 1985년 캐나다의 물리학자인 데이브 헌틀리 박사가 석영입자를 514nm의 빛으로 여기(Stimulation)시켜 발생하는 루미네선스 신호가 석영에 가해진 방사선량과 비례한다는 것을 보고하면서 마련됐다.
이후 1990년대 후반, 덴마크 리소국립연구소에서 OSL 자동측정장비를 개발하게 되면서 석영의 OSL 신호를 토양의 연대측정에 손쉽고 정확하게 사용할 수 있게 됐다. 국내에서는 2000년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에 최초로 OSL 자동측정장비를 도입, 소개했고 최근 제4기(Quaternary, 현재 약 200만년 전에 이르는 지질학적 시간) 토양의 연대 측정에 활발히 이용되고 있다.
OSL 연대측정법으로 과거의 해변환경에서 퇴적된 토양층의 연대를 측정하면 과거 전 지구적인 기후변화가 언제 어느 정도로 일어났었는지에 대한 정보를 알 수 있게 된다.
또한, 우리 조상들이 사용했던 토기 중에 포함된 석영입자의 OSL 신호분석을 통해 토기제작의 직접적인 연대측정이 가능하며 유물이 묻혀 있는 토양층의 연대측정을 통해 유물이 사용되었던 시기를 간접적으로 파악할 수 있어 현재 고고학분야에서도 널리 응용되고 있다. 2003년 인도네시아 플로레스섬에서 새로운 인류인 호모플로렌시엔시스를 발견하는데 석영입자의 OSL 연대측정법이 사용된 것은 좋은 예라고 할 수 있다.
몇 주 전 모 방송국에서 토양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며 문무대왕이 수중릉에 묻힌 후 호국용이 돼 바닷길을 따라 감은사로 들어와 부처님의 힘을 빌어 왜구를 무찌르겠다고 하는 전설의 사실 여부를 확인해 보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1300년 전 감은사지까지 바닷길이 있었는지를 알기 위해 감은사지 주변의 토양에 대한 OSL 연대측정을 의뢰한 일이 있었다. 감은사와 관련된 이야기에 대해서는 더 이상 아는 바가 없지만 꽤나 흥미로운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최근 OSL 신호를 이용한 연대측정법은 지구 내부에만 국한되지 않고 외부세계 연구에의 적용 가능성에 대해서도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미국의 NASA와 유럽의 ESA에서는 차기 화성탐사선에 포터블 OSL 연대측정 기기를 부착해 과연 화성 표면 토양의 일부가 물에 의해 퇴적이 된 것인지, 만일 그렇다면 그 시기는 언제인지 등의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으려 하고 있다.
"All that glisters is not gold."
이 문장은 셰익스피어의 희극 중 하나인 `베니스의 상인'에서 쓰인 구절로, 겉모습으로 사람이나 사물을 판단하지 않아야 한다는 뜻을 전달하기 위해 인용되는 문장이다.
우리가 해변가나 강가를 산책할 때 볼 수 있는 모래들은 경이로운 주변 풍경과의 조화 속에서 그 가치가 평가되는 경우는 종종 있으나, 그 자체의 아름다움에 의해 평가되는 경우는 드물다. 그러나 최근 과학기술의 발달로 하찮게 여겨지는 모래를 구성하고 있는 광물 중 가장 흔한 석영이라는 광물을 이용해 금보다 더 소중한 지구환경 변화의 역사를 추적하는 것이 가능하게 됐다.
석영과 같은 무기결정(절연체 혹은 반도체)이나 몇몇 유기물질은 외부에서 어떤 형태의 에너지를 주면 결정 내에 축적하고 있는 에너지를 빛으로 바꾸어 외부에 방출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 현상을 루미네선스(Luminescence)라고 한다. 즉, 석영입자는 바람, 파도, 강의 흐름 등에 의해 퇴적이 돼 시간이 흐름에 따라 주변 토양으로부터 방출되는 이온화방사선에 노출이 되고 이 에너지를 결정내부에 축적한다.
이 석영입자에 일정한 파장의 빛을 쪼여주면 축적된 에너지가 루미네선스로 발생되는데, 이 때 발생하는 루미네선스의 양은 석영이 퇴적된 이후 경과된 시간에 비례하기 때문에 석영의 퇴적된 연대를 추정할 수 있게 된다. 이러한 원리를 이용하여 토양의 연대를 측정하는 것을 OLS(Optically Stimulated Luminescence) 연대측정법이라고 한다.
OLS 연대측정법의 토대는 1985년 캐나다의 물리학자인 데이브 헌틀리 박사가 석영입자를 514nm의 빛으로 여기(Stimulation)시켜 발생하는 루미네선스 신호가 석영에 가해진 방사선량과 비례한다는 것을 보고하면서 마련됐다.
이후 1990년대 후반, 덴마크 리소국립연구소에서 OSL 자동측정장비를 개발하게 되면서 석영의 OSL 신호를 토양의 연대측정에 손쉽고 정확하게 사용할 수 있게 됐다. 국내에서는 2000년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에 최초로 OSL 자동측정장비를 도입, 소개했고 최근 제4기(Quaternary, 현재 약 200만년 전에 이르는 지질학적 시간) 토양의 연대 측정에 활발히 이용되고 있다.
OSL 연대측정법으로 과거의 해변환경에서 퇴적된 토양층의 연대를 측정하면 과거 전 지구적인 기후변화가 언제 어느 정도로 일어났었는지에 대한 정보를 알 수 있게 된다.
또한, 우리 조상들이 사용했던 토기 중에 포함된 석영입자의 OSL 신호분석을 통해 토기제작의 직접적인 연대측정이 가능하며 유물이 묻혀 있는 토양층의 연대측정을 통해 유물이 사용되었던 시기를 간접적으로 파악할 수 있어 현재 고고학분야에서도 널리 응용되고 있다. 2003년 인도네시아 플로레스섬에서 새로운 인류인 호모플로렌시엔시스를 발견하는데 석영입자의 OSL 연대측정법이 사용된 것은 좋은 예라고 할 수 있다.
몇 주 전 모 방송국에서 토양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며 문무대왕이 수중릉에 묻힌 후 호국용이 돼 바닷길을 따라 감은사로 들어와 부처님의 힘을 빌어 왜구를 무찌르겠다고 하는 전설의 사실 여부를 확인해 보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1300년 전 감은사지까지 바닷길이 있었는지를 알기 위해 감은사지 주변의 토양에 대한 OSL 연대측정을 의뢰한 일이 있었다. 감은사와 관련된 이야기에 대해서는 더 이상 아는 바가 없지만 꽤나 흥미로운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최근 OSL 신호를 이용한 연대측정법은 지구 내부에만 국한되지 않고 외부세계 연구에의 적용 가능성에 대해서도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미국의 NASA와 유럽의 ESA에서는 차기 화성탐사선에 포터블 OSL 연대측정 기기를 부착해 과연 화성 표면 토양의 일부가 물에 의해 퇴적이 된 것인지, 만일 그렇다면 그 시기는 언제인지 등의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으려 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