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그래픽 속 잘 짜여진 스토리
일본의 PRG의 정석
사운드ㆍ진행방식ㆍ그래픽 등
파이널 판타지 명성 잇는 수작
슬램덩크 작가 이노우에 참여
캐릭터 디자인 획기적 탈바꿈
굳이 골수 게이머가 아니더라도, 파이널 판타지(이하 FF)는 일반인들에게도 익숙한 게임이다. 드래곤 퀘스트(이하 DQ) 시리즈와 함께 1980년대 이후 일본 게임을 대표하고 있는 시리즈 물 중 하나로 정규 작품만 무려 12편, 여기에 기종별로 새로 발매된 타이틀과 세계관이나 스토리만을 차용한 별도의 시리즈, 그리고 아예 장르를 달리하는 던전 RPG나 보드게임 등까지 합치면 100여 편은 족히 넘는, 그야말로 일가(一家)를 형성한 시리즈다.
하지만 예전부터 FF를 즐겨 왔던 상당수의 사용자들에게 10편 이후의 FF는 왠지 낯선 게임이라는 느낌이 강한 것도 사실이다. 캐릭터의 스타일은 물론 전투 방법이나 시스템 등 많은 부분이 바뀌어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아쉬움을 가지고 있는 유저들이라면 반드시 로스트 오딧세이를 즐겨보길 권한다. 일단 FF 시리즈의 핵심 제작자인 사카구치 히로노부(기획)와 우에마츠 노부오(음악) 콤비가 참여하고 있으며, 캐릭터 디자이너로(적어도 국내에서의 지명도로는) 이들을 한참 앞지르고 있는 이노우에 타케히코가 참여하고 있다. 혹시라도 누군지 모르겠다면 슬램덩크의 그 분이라고 대신하면 좀 더 쉬울 듯하다.
캐릭터 디자인에서 극적인 변화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 게임의 오프닝을 처음 보는 순간 FF를 연상하기는 어렵지가 않다. 특히 그 표현 대상이나 품질은 조금 다르지만 부감으로 시작해 디테일로 접근해 들어가는 오프닝 화면에서의 연출 방법은 FF7의 그것과 너무도 흡사하다는 느낌이다.
시끌벅적한 오프닝 이후의 전투 화면, 전투 화면 이후 캐릭터 상태 창을 열었을 때, 뭔가 익숙하다는 느낌이 드는 와중에 새롭게 도입되는 몇 가지 시스템 등, 그래픽ㆍ사운드ㆍ진행 방법 등 어떤 면으로 보더라도 이 게임은 FF 시리즈의 `아우라'를 강하게 풍기고 있다.
물론 시리즈의 전통에 맞게 이 모든 요소들은 업계 최상급이라고 생각해도 좋을 것이다. 때문에 그래픽과 사운드 같은 요소들을 언급하는 것은 낭비다. 화려한 연출로 그려지는 스토리를 따라가면서 잘 짜여있고 익숙해지기 쉬운 시스템을 가진(대신 그만큼 자유도는 높지 않은) 일본식 RPG의 정석을 보는 듯하다.
오히려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은 스토리이다. 일본의 유명 작가인 시게마츠 키요시가 프로듀서인 사카구치 히로노부와 함께 만들어낸 이 게임의 스토리는 불사의 몸을 가진 전사라는 소화하기 쉽지 않은 설정을 전체 스토리 진행은 물론 게임 내의 또 다른 이야기인 천년의 꿈, 심지어 게임내 시스템에까지 응용하고 있다. 특히 게임 진행에 따라 주인공이 살아온 천년간의 기억을 조금씩 보여주는 천년의 꿈은 대단히 참신한 시도라고 평가하고 싶다.
또한 한글화는 그야말로 더 이상 바랄 게 없는 수준이다. 오역이나 문맥상의 오류도 찾아보기 힘들고, 성우들의 연기는 이제까지 모든 한글화 게임 전체에서도 다섯 손가락 안에 들 수 있는 수준이다.
특히 스토리가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이 게임에서 한글화란 완벽한 게임성을 보장한다는 점에서 높게 사고 싶다. 현재 국내 소프트웨어 시장 상황에서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것임에도 불구하고, 과감히 한글화를 택한 마이크로소프트에게 박수를 보낸다.
결국 이 게임을 표현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11편 이전의 FF 시리즈적 시스템과 제작 방법론을 기반으로 하며 캐릭터 디자이너가 바뀌어 있다"라고 하겠다. 단, 답습이나 우려먹기와 같은 표현은 이 게임에 적절하지 않을 것이다. 조금 과장해서 얘기하자면 온라인으로 자리를 옮긴 11편이나 시스템적으로 대대적인 수정이 가해졌던 12편보다는 로스트 오딧세이 쪽이 10편의 정식 후속편처럼 느껴질 정도라고 하면 적절한 표현이다.
생각해 보면 FF 시리즈는 언제나 많은 부분을 변화시켜 왔음에도 불구하고, 뭐라 딱 꼬집어서 말할 수는 없는 게임적 일관성을 가져왔다. 그리고 로스트 오딧세이는 그 일관성을 만들어 온 두 명의 핵심 제작자가 만들어 낸 비슷한 장르의 비슷한 스케일을 가진 게임인 만큼, 일부에서는 X박스360용 FF라는 조금 민망한 수식어를 붙이기도 했지만 오히려 그 느낌을 그대로 준 것만으로도 성공적이지 않은가 싶다.
일본의 PRG의 정석
사운드ㆍ진행방식ㆍ그래픽 등
파이널 판타지 명성 잇는 수작
슬램덩크 작가 이노우에 참여
캐릭터 디자인 획기적 탈바꿈
굳이 골수 게이머가 아니더라도, 파이널 판타지(이하 FF)는 일반인들에게도 익숙한 게임이다. 드래곤 퀘스트(이하 DQ) 시리즈와 함께 1980년대 이후 일본 게임을 대표하고 있는 시리즈 물 중 하나로 정규 작품만 무려 12편, 여기에 기종별로 새로 발매된 타이틀과 세계관이나 스토리만을 차용한 별도의 시리즈, 그리고 아예 장르를 달리하는 던전 RPG나 보드게임 등까지 합치면 100여 편은 족히 넘는, 그야말로 일가(一家)를 형성한 시리즈다.
하지만 예전부터 FF를 즐겨 왔던 상당수의 사용자들에게 10편 이후의 FF는 왠지 낯선 게임이라는 느낌이 강한 것도 사실이다. 캐릭터의 스타일은 물론 전투 방법이나 시스템 등 많은 부분이 바뀌어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아쉬움을 가지고 있는 유저들이라면 반드시 로스트 오딧세이를 즐겨보길 권한다. 일단 FF 시리즈의 핵심 제작자인 사카구치 히로노부(기획)와 우에마츠 노부오(음악) 콤비가 참여하고 있으며, 캐릭터 디자이너로(적어도 국내에서의 지명도로는) 이들을 한참 앞지르고 있는 이노우에 타케히코가 참여하고 있다. 혹시라도 누군지 모르겠다면 슬램덩크의 그 분이라고 대신하면 좀 더 쉬울 듯하다.
캐릭터 디자인에서 극적인 변화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 게임의 오프닝을 처음 보는 순간 FF를 연상하기는 어렵지가 않다. 특히 그 표현 대상이나 품질은 조금 다르지만 부감으로 시작해 디테일로 접근해 들어가는 오프닝 화면에서의 연출 방법은 FF7의 그것과 너무도 흡사하다는 느낌이다.
시끌벅적한 오프닝 이후의 전투 화면, 전투 화면 이후 캐릭터 상태 창을 열었을 때, 뭔가 익숙하다는 느낌이 드는 와중에 새롭게 도입되는 몇 가지 시스템 등, 그래픽ㆍ사운드ㆍ진행 방법 등 어떤 면으로 보더라도 이 게임은 FF 시리즈의 `아우라'를 강하게 풍기고 있다.
물론 시리즈의 전통에 맞게 이 모든 요소들은 업계 최상급이라고 생각해도 좋을 것이다. 때문에 그래픽과 사운드 같은 요소들을 언급하는 것은 낭비다. 화려한 연출로 그려지는 스토리를 따라가면서 잘 짜여있고 익숙해지기 쉬운 시스템을 가진(대신 그만큼 자유도는 높지 않은) 일본식 RPG의 정석을 보는 듯하다.
오히려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은 스토리이다. 일본의 유명 작가인 시게마츠 키요시가 프로듀서인 사카구치 히로노부와 함께 만들어낸 이 게임의 스토리는 불사의 몸을 가진 전사라는 소화하기 쉽지 않은 설정을 전체 스토리 진행은 물론 게임 내의 또 다른 이야기인 천년의 꿈, 심지어 게임내 시스템에까지 응용하고 있다. 특히 게임 진행에 따라 주인공이 살아온 천년간의 기억을 조금씩 보여주는 천년의 꿈은 대단히 참신한 시도라고 평가하고 싶다.
또한 한글화는 그야말로 더 이상 바랄 게 없는 수준이다. 오역이나 문맥상의 오류도 찾아보기 힘들고, 성우들의 연기는 이제까지 모든 한글화 게임 전체에서도 다섯 손가락 안에 들 수 있는 수준이다.
특히 스토리가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이 게임에서 한글화란 완벽한 게임성을 보장한다는 점에서 높게 사고 싶다. 현재 국내 소프트웨어 시장 상황에서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것임에도 불구하고, 과감히 한글화를 택한 마이크로소프트에게 박수를 보낸다.
결국 이 게임을 표현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11편 이전의 FF 시리즈적 시스템과 제작 방법론을 기반으로 하며 캐릭터 디자이너가 바뀌어 있다"라고 하겠다. 단, 답습이나 우려먹기와 같은 표현은 이 게임에 적절하지 않을 것이다. 조금 과장해서 얘기하자면 온라인으로 자리를 옮긴 11편이나 시스템적으로 대대적인 수정이 가해졌던 12편보다는 로스트 오딧세이 쪽이 10편의 정식 후속편처럼 느껴질 정도라고 하면 적절한 표현이다.
생각해 보면 FF 시리즈는 언제나 많은 부분을 변화시켜 왔음에도 불구하고, 뭐라 딱 꼬집어서 말할 수는 없는 게임적 일관성을 가져왔다. 그리고 로스트 오딧세이는 그 일관성을 만들어 온 두 명의 핵심 제작자가 만들어 낸 비슷한 장르의 비슷한 스케일을 가진 게임인 만큼, 일부에서는 X박스360용 FF라는 조금 민망한 수식어를 붙이기도 했지만 오히려 그 느낌을 그대로 준 것만으로도 성공적이지 않은가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