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교부 "개정안 연내 통과 2009년부터 실시 추진"
업계 "중국산 저질부품 확산ㆍ이중규제" 강력 반발
`자동차 부품 자기인증제'를 둘러싸고 건설교통부와 자동차 부품 업계가 팽팽하게 대립각을 세우고 있어 앞으로 논란이 더욱 확산될 조짐이다.
건교부가 제정？시행하려는 `자동차 부품 자기인증제'는 마치 완성차 자기인증제처럼 부품업체가 스스로 건교부가 정한 품질 및 안전기준을 맞춰 자유롭게 시중에 유통시키는 대신 건교부의 사후 조사에서 결함이 발견되면 부품 제작사가 완성차처럼 리콜을 실시하도록 하는 제도다.
최근 중국과 동남아 등지에서 생산된 값싼 자동차 부품들이 국내로 물밀 듯이 들어오고 있는데, 이 제도가 시행되면 저질 부품으로 인한 소비자 피해가 줄어들 것이라는 게 건교부의 입장이다. 또 1차적으로 브레이크 호스, 헤드램프 등 등화장치, 시트 밸트, 타이어 등 안전에 직접 관련이 있는 10여개 부품에 대해서 실시하고 향후 품목을 늘려나간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자동차 부품업계는 이 제도가 시행되면 오히려 중국산 저질 부품의 유통을 정부가 나서 확산시키는 꼴이 될 것이고, 이미 산업자원부의 품질경영 및 공산품 안전관리법(이하 품공법) 등 자동차 부품 안전기준을 맞춰야하는 다양한 법제도가 시행되고 있어 이중규제라며 극렬하게 반대하고 있다.
건교부는 반대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오는 가을 정기국회에 이 제도를 포함하는 자동차관리법 개정안을 상정해 연내 통과시키고, 이후 하부 시행령을 제정해 늦어도 2009년부터 실시하는 것을 목표로 적극 밀어붙이겠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앞으로도 이 제도의 시행여부와 세부 기준을 놓고 양측의 팽팽한 신경전은 계속될 전망이다.
지난 23일 오후 국회 건설교통위 한병도 의원 주관으로 건교부측과 부품업계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국회의원회관에서 `자동차부품 자기인증제 도입'에 관한 공청회가 열렸다.
공청회 패널로 참석한 한국자동차공업협동조합의 고문수 전무는 "건교부의 자기인증제는 미국 제도를 따르고 있는데, 최근 미국에서조차 중국 타이어 업체가 판매한 45만개, 수천만달러 어치가 품질기준 이하로 리콜됐지만, 중국 업체가 리콜비용이 없어 리콜을 못해 결국 소비자만 피해를 입었다"며 "저질 부품이 이미 대량으로 유통된 후 조치하는 사후약방문식 제도는 오히려 정부가 중국산 짝퉁 저질부품을 인증해줘 더욱 확산되도록 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그는 "건교부 자기인증제 대상 16개 품목 가운데 9개 품목이 이미 산자부 품공법으로 안전기준을 따르고 있고, 이를 어길 경우 리콜할 수 있도록 돼 있어 제도시행시 이중규제로 부품업계가 피해를 입는다"며 "영세한 부품업체와 정비업체가 누가 어떤 부품을 갈았는지 일일이 이력을 관리할 능력도 없어 리콜 실효성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건교부 김상도 자동차팀장은 "이 제도를 만들게 된 것은 애초 중국산 부품범람을 막아달라는 부품업계의 요청과 저질부품으로 인한 소비자 피해가 많아졌기 때문"이라며 "건교부가 벤치마크하고 있는 미국의 부품 안전기준은 유럽 사전인증기준과 함께 매우 엄격한 기준인데, 미국 기준을 따르면 중국산 저질부품이 더 늘어날 것이라는 주장은 맞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또 "산자부 품공법과 중복된다고 하는데, 지자체 장이 부품 수거명령을 내리는 품공법으로는 사실상 리콜이 시행될 수 없어 결국 저질 부품 유통을 차단할 수 없다"며 "건교부 제도를 따르면 중국산 저질 부품이 유통되는 초기에 수거해 리콜을 명령하면 저질부품업체는 살아남을 수 없게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이 제도와 관련해 지난해 산자부와 합의했고, 앞으로 하위 시행령을 만들면서 산자부와 협의해 중복을 없앨 것이라고 덧붙였다.
자동차 소비자를 대표해 패널로 참석한 임기상 자동차시민연대 대표는 "정작 제도를 시행할 것인가 말 것인가는 소비자에게 좋은 것인가 아닌가로 결정돼야 한다"며 "현재 7년 이상된 고령 차가 국내 보급 승용차의 46%(500만대)에 달하는데, 고령차에 비싼 순정품을 쓰기보다는 값싼 제품을 사려는 수요는 더욱 늘어날 것이기 때문에 소비자가 멋모르고 저질부품을 쓰지 않도록 정부가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부품상가가 밀집해 있는 서울 장안동에서 부품업을 하고 있다는 한 방청객은 "몇 년전부터 중국산 부품이 밀려오면서 장안동 상가가 텅 비어가고 있고, 해외 바이어들도 과거엔 장안동에서 구입했지만, 이젠 중국에서 구매하는 게 대부분"이라며 "자기인증제 한다고 하지만 실제 중국산 부품이 제대로 단속이 될지 의문스럽고, 중국 부품업체가 정부로부터 인증받은 것이라며 더 유통시키면 국내 부품상들은 모두 죽는다"고 말했다.
업계 "중국산 저질부품 확산ㆍ이중규제" 강력 반발
`자동차 부품 자기인증제'를 둘러싸고 건설교통부와 자동차 부품 업계가 팽팽하게 대립각을 세우고 있어 앞으로 논란이 더욱 확산될 조짐이다.
건교부가 제정？시행하려는 `자동차 부품 자기인증제'는 마치 완성차 자기인증제처럼 부품업체가 스스로 건교부가 정한 품질 및 안전기준을 맞춰 자유롭게 시중에 유통시키는 대신 건교부의 사후 조사에서 결함이 발견되면 부품 제작사가 완성차처럼 리콜을 실시하도록 하는 제도다.
최근 중국과 동남아 등지에서 생산된 값싼 자동차 부품들이 국내로 물밀 듯이 들어오고 있는데, 이 제도가 시행되면 저질 부품으로 인한 소비자 피해가 줄어들 것이라는 게 건교부의 입장이다. 또 1차적으로 브레이크 호스, 헤드램프 등 등화장치, 시트 밸트, 타이어 등 안전에 직접 관련이 있는 10여개 부품에 대해서 실시하고 향후 품목을 늘려나간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자동차 부품업계는 이 제도가 시행되면 오히려 중국산 저질 부품의 유통을 정부가 나서 확산시키는 꼴이 될 것이고, 이미 산업자원부의 품질경영 및 공산품 안전관리법(이하 품공법) 등 자동차 부품 안전기준을 맞춰야하는 다양한 법제도가 시행되고 있어 이중규제라며 극렬하게 반대하고 있다.
건교부는 반대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오는 가을 정기국회에 이 제도를 포함하는 자동차관리법 개정안을 상정해 연내 통과시키고, 이후 하부 시행령을 제정해 늦어도 2009년부터 실시하는 것을 목표로 적극 밀어붙이겠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앞으로도 이 제도의 시행여부와 세부 기준을 놓고 양측의 팽팽한 신경전은 계속될 전망이다.
지난 23일 오후 국회 건설교통위 한병도 의원 주관으로 건교부측과 부품업계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국회의원회관에서 `자동차부품 자기인증제 도입'에 관한 공청회가 열렸다.
공청회 패널로 참석한 한국자동차공업협동조합의 고문수 전무는 "건교부의 자기인증제는 미국 제도를 따르고 있는데, 최근 미국에서조차 중국 타이어 업체가 판매한 45만개, 수천만달러 어치가 품질기준 이하로 리콜됐지만, 중국 업체가 리콜비용이 없어 리콜을 못해 결국 소비자만 피해를 입었다"며 "저질 부품이 이미 대량으로 유통된 후 조치하는 사후약방문식 제도는 오히려 정부가 중국산 짝퉁 저질부품을 인증해줘 더욱 확산되도록 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그는 "건교부 자기인증제 대상 16개 품목 가운데 9개 품목이 이미 산자부 품공법으로 안전기준을 따르고 있고, 이를 어길 경우 리콜할 수 있도록 돼 있어 제도시행시 이중규제로 부품업계가 피해를 입는다"며 "영세한 부품업체와 정비업체가 누가 어떤 부품을 갈았는지 일일이 이력을 관리할 능력도 없어 리콜 실효성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건교부 김상도 자동차팀장은 "이 제도를 만들게 된 것은 애초 중국산 부품범람을 막아달라는 부품업계의 요청과 저질부품으로 인한 소비자 피해가 많아졌기 때문"이라며 "건교부가 벤치마크하고 있는 미국의 부품 안전기준은 유럽 사전인증기준과 함께 매우 엄격한 기준인데, 미국 기준을 따르면 중국산 저질부품이 더 늘어날 것이라는 주장은 맞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또 "산자부 품공법과 중복된다고 하는데, 지자체 장이 부품 수거명령을 내리는 품공법으로는 사실상 리콜이 시행될 수 없어 결국 저질 부품 유통을 차단할 수 없다"며 "건교부 제도를 따르면 중국산 저질 부품이 유통되는 초기에 수거해 리콜을 명령하면 저질부품업체는 살아남을 수 없게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이 제도와 관련해 지난해 산자부와 합의했고, 앞으로 하위 시행령을 만들면서 산자부와 협의해 중복을 없앨 것이라고 덧붙였다.
자동차 소비자를 대표해 패널로 참석한 임기상 자동차시민연대 대표는 "정작 제도를 시행할 것인가 말 것인가는 소비자에게 좋은 것인가 아닌가로 결정돼야 한다"며 "현재 7년 이상된 고령 차가 국내 보급 승용차의 46%(500만대)에 달하는데, 고령차에 비싼 순정품을 쓰기보다는 값싼 제품을 사려는 수요는 더욱 늘어날 것이기 때문에 소비자가 멋모르고 저질부품을 쓰지 않도록 정부가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부품상가가 밀집해 있는 서울 장안동에서 부품업을 하고 있다는 한 방청객은 "몇 년전부터 중국산 부품이 밀려오면서 장안동 상가가 텅 비어가고 있고, 해외 바이어들도 과거엔 장안동에서 구입했지만, 이젠 중국에서 구매하는 게 대부분"이라며 "자기인증제 한다고 하지만 실제 중국산 부품이 제대로 단속이 될지 의문스럽고, 중국 부품업체가 정부로부터 인증받은 것이라며 더 유통시키면 국내 부품상들은 모두 죽는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