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산책] 잘 나가는 제5세대 이름짓기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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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6-11-21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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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준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책임연구원


야후(Yahoo)는 조나던 스위프트가 지은 걸리버 여행기에 나오는 무례하고 단순하고 거친 인종의 이름이다. 아카마이(Akamai)는 하와이 토속어로 `현명하다' 또는 `똑똑하다'라는 뜻을 갖는 단어이다. 우분투(Ubuntu)는 아프리카 말로 이웃에게 인간적으로 대한다라는 뜻으로, 홍익인간(弘益人間)과 비슷한 의미를 갖고 있다. 또 카젠나(Kasenna)는 북아메리카 원주민 말로 `그것이 무엇입니까?'라는 뜻이고, 구글(Google)은 10의 100승인 구골(googol)이 변형된 단어다.

제품이나 회사이름을 짓는 방법을 시대와 유행에 따라 분류해보면, 다음과 같이 다섯 가지 방법으로 정리할 수 있다.

첫 번째 방법으로 먼저 사람이름을 직접 회사이름으로 사용하는 방법이 있다. 창업자의 이름을 그대로 쓰면서 실명제를 도입하는 방법이다. 존슨 엔드 존슨, 휴렛씨와 팩커드씨가 만든 HP, 델(Dell), 김&장 법률사무소(김씨와 장씨), 파리에 있는 한국 음식점 김리(Kim Lee)식당. 특히 명품 제품이나 화장품, 패션업계에서는 디자이너 이름을 그대로 갖는 회사들을 많이 볼 수 있다.

두 번째 방법은 좋은 뜻을 지닌 멋진 단어를 회사이름으로 쓰는 것이다. 오라클(신탁), 오리온(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사냥꾼), 피플소프트, 한글과컴퓨터, 핸디소프트, 나모(나무), 다림(다리다, 펴다), 나눔정보, 사람과셈틀, 지란지교, `바다' 데이터베이스 시스템, `한우리' 분산시스템 소프트웨어(SW) 등이 그것이다. 금강, 금성, 삼성, 대신, 현대 등도 한자어로 지어져 과거의 유물처럼 느껴지지만 원래는 다이아몬드, 샛별, 반짝이는 세 개의 별, 큰 믿음과 같은 좋은 뜻을 지닌 단어들이다.

세 번째는 여러 단어들을 조합해 듣기 좋고 부르기 좋고 뜻도 그럴 듯한 신조어들이다. 마이크로소프트, 사이베이스, 인포믹스, 유니SQL, 마이크로임팩트, 티맥스, 리얼타임테크, 넷코덱, 넷앤티비, 다날(다 좋은 날) 등등. 이런 이름은 특히 2000년대 초 국내에서 벤처기업의 창업이 한창일 때 많이 사용한 이름짓기 방법이다. 1991년에 개발 완성된 행정전산망 주전사기 이름인 `타이컴(TiCom)'은 호랑이 컴퓨터(Tiger Computer)의 줄임말이다.

네 번째는 약자를 쓰는 것이다. 위에서 이미 두 사람의 이름을 약자로 표시한 HP를 예로 들었지만, IBM(International Business Machines), DEC(Digital Equipment Corp.), SAP(Systems Applications and Products)도 그에 해당하고, LG, LS, GS, SH공사 등등은 뒤늦게 요사이 우리나라에서 유행하는 회사이름을 짓는 기법이다. 가히 압권은 KT&G이다. 누가 `Korea Tobacco & Ginseng' 대신에 `Korea Tomorrow & Global'로 상상하랴? 우리나라가 IT 강국으로 가는 첫 징검다리인 전전자교환기 TDX는 시분할교환기(Time Division eXchanging System)의 약자이다.

다섯 번째는 인류의 구석진 문화의 재발견을 통해 좋은 뜻이나 재미있는 의미를 이름으로 붙인 것이다. 그런데 이런 이름을 지닌 회사나 제품이 제법 큰 성공을 거두고 있으니 흥미롭다. 야후나 구글은 인터넷 검색시장에서 세계적인 성공을 거두고 있고, 아카마이는 69개 나라에 1만5000대 서버를 구축한 콘텐츠 전달 네트워크 서비스 업체로서 최근 국내 진출을 모색하고 있으며, 우분투는 지난 일주일 동안 사람들이 제일 많이 사용한 리눅스 운영체제이다. `distrowatch.com'에 들어가 오른쪽 아래 칸을 보면 지난 6개월 동안 제일 많이 다운로드한 리눅스 100개를 순위별로 직접 확인할 수 있다. 카젠나는 미국 실리콘밸리에 있는 동영상 스트리밍 솔루션 업체이다. 계속 성공의 길을 가고 있는 아마존이나 자바(인도네시아 자바 섬에서 생산되는 커피)도 이 범주에 드는 이름이다.

2년 전인 2004년 9월에 시작한, 한국 표준 리눅스 개발 사업 이름을 `부요(Booyo)'라고 붙였다. 우리 민요의 까두리 사냥 노래 중간에 나오는 새 쫓는 소리인 `훠이여'의 변형은 `부우여'이다. 또 북한에서는 이 소리가 `우여'로 순화된다. 리눅스의 상징인 펭귄을 비상시키면서 공개 SW도 비상하라는 의지와 희망을 담은 것이다. 11월 21일과 22일 이틀 동안 일본 후쿠오카에서 제5차 동북아시아 공개 SW 활성화 포럼이 열린다. 이제 중국과 일본 동료들도 대화 속에 `부요'를 섞어 말하면서 그 희망을 같이 나누고 있다. 잘 나가는 제5세대 이름짓는 방법을 썼으니 국내 공개 SW 관련 산업도 큰 성공이 있기를 진정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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