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IN] 소출력 라디오방송 서울 관악등 속속 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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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포구민 여러분 동네 라디오에 주파수 맞추세요"


"마포를 지나면 라디오 주파수를 100.7MHz에 맞추세요."

`TV를 끄자`고 외치는 요즘 세상에 `라디오 주파수를 돌리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방송위원회 시범사업인 소출력라디오방송의 `마포FM(사단법인 마포공동체라디오)'을 비롯한 전국 8개 시범사업자와 관련이 있는 사람들이다.

소출력라디오 방송이란 1∼25와트(W)의 저출력 전파를 통해 해당 지역에서만 방송하는 `동네 라디오방송'을 말한다. 정보통신부가 지난달 28일 분당FM(90.7 MHz)에 지상파사업자 허가를 내고, 8월2일 성서공동체FM(89.1 MHz)와 영주FM방송(89.1 MHz)에 추가로 허가하는 등 4일 현재 3개 사업자가 본방송에 필요한 모든 절차를 마친 상태다. 따라서 이 달 중순부터 서울 관악, 서울 마포, 경기 분당, 충남 공주, 경북 영주, 대구 성서, 광주 북구, 전남 나주 등 8곳에서 동네라디오 방송 시대가 본격 개막한다.

최근 서울 마포구 동교동의 20평 남짓한 사무실(이곳이 방송국의 전부다)에서 만난 `마포FM'의 김종호 대표를 비롯한 송덕호 편성국장, 이웅장 편성팀장, 김선영, 김창주씨는 요즘 개국 준비에 여념이 없다. 오는 22일 개국일이 불과 2주일 정도 밖에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본방송은 24시간 체제인데, 지난달 18일부터 하루 2시간씩 정규 프로그램을 내보내기 시작하면서 이들은 일이 파묻힐 정도로 분주하기만 하다.

상근 직원은 이들 뿐이며, 나머지는 모두 자원봉사자들이 활동을 하고 있다. 지역 시민단체인 마포연대 대표이기도 한 김 대표는 "상근 직원은 4명에 불과하고 전부 주민들이 방송을 준비하고 있다"며 "음악방송에 사용되는 CD들은 한 구민이 기증했고, 재정의 상당부분도 후원금과 회비로 충당한다"고 설명했다.

송 국장이 마포 주민을 만날 때마다 "프로그램 하나를 맡아보겠냐"고 제의할 정도로, 마포FM의 스튜디오는 24시간 누구에게나 활짝 열려 있다.

140여명에 달하는 자원봉사자들은 14세 중학생부터 대학생, 직장인, 주부까지 다양하다. 이들은 5∼6명씩 팀을 꾸려 각자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진행하는데, 이들이 바로 PD이고 DJ이며, 동시에 방송작가다. 가청 지역은 마포구 일대로, 홍익대 근처 와우산 송신소에서 출력되는 1와트 전파가 명지대와 이화여대, 마포역, 합정역까지 뻗어나가 이론상 가청취자는 주민 37만5417명에 달한다.

나 살기도 바쁜 세상에 무슨 자원봉사냐고 할지 모르지만 주민들의 반응은 의외로 매우 뜨겁다. 송 국장은 "이번 주부터 정규 프로그램을 방송중인데, 자원봉사자 가운데 단 한 번도 방송펑크를 낸 사람이 없고 독서 지도자 강의를 듣는 등 매우 열심히 활동하고 있다"고 소개하면서 "잘 들었다"는 등 청취자들의 긍정적 반응도 적지 않다고 강조했다.

송국장은 "책을 읽어주는 프로그램인 `랄랄라 아줌마'의 경우, 주부 여러 명이 책 속의 상황을 역할극으로 꾸미는 데 연기를 꽤 잘한다"고 은근히 자랑하기도 했다. 아줌마들이 여고 방송반 시절의 묵혀뒀던 실력을 이제야 뽐내고 있다는 것이다.

김종호 대표는 "특별한 사람들이거나 재미난 사연이 있는 사람들이라는 시각으로 접근하지 말아달라"고 당부하면서 "이제까지 우리나라 언론ㆍ방송은 너무 중앙집권적이었는데 이제야 지역 주민이 내 얘기, 우리 이웃 얘기들을 꺼낼 수 있는 자치방송이 시작된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이어 "마포에는 마포, 서강의 장시와 난지도의 콩밭을 기억하는 토박이들이 많이 살고 있는데, 이들을 방송에 참여시켜 세대간 격차를 줄이고 지역문화를 이어가게 할 수 있다"며 "앞으로 방송 스튜디오 밖에서는 지자체 주도가 아닌 주민 스스로가 기획하는 마을 축제가 열리게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마포FM 식구들과 140여명 자원봉사자들은 마포FM이 마포구에서 청취율 1위가 될 때를 꿈꾸고 있다. 170개 공동체 라디오 방송이 운영되는 일본의 경우, 실제 동네 방송의 청취율이 10%에 이르는 데 우리나라도 머지않아 동네라디오가 중앙 지상파를 제칠 지도 알 수 없다는 것이다.

다만, 출력이 지나치게 낮은 점은 개선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송 국장은 "도로 위 차 안에서는 주파수가 잘 잡히지만 건물 내에서는 잡히지 않는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적지 않게 접수된다"며 "고층 아파트가 많은 도시 지형에 맞게 출력 주파수를 최소 10와트까지 올려야, 주민들이 듣고 방송에도 참여할 수 양방향 대화창구가 제 구실을 다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지숙기자@디지털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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