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금용·SW업계등 산업전반 망라
"실적부진 기업 인수…시장독점 의도"
전세계 시장에서 기업간 인수ㆍ합병(M&A)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통신ㆍ금융ㆍ제약ㆍ소프트웨어에서부터 생활용품 산업에 이르기까지 거대 기업간 합병이 봇물을 이루고 있는 것이다.
미국 최대 유선전화 사업자인 버라이즌은 지난 14일 장거리 전화 사업자 MCI를 인수했다. 이에 앞서 2위 사업자인 SBC 커뮤니케이션스는 지난 1월말 또 다른 장거리 전화 사업자 AT&T를 인수했다.
일본은 지금 금융계의 `몸집 불리기' M&A로 분주하다. 일본 2위 은행인 미쓰비시도쿄(三菱東京)파이낸셜그룹(MTFG)과 4위 은행인 UFJ홀딩스는 오는 10월 양사 합병으로 탄생하는 `미쓰비시UFJ파이낸셜그룹'을 자산규모 195조엔의 세계 최대 금융기관으로 만들겠다고 21일 밝혔다.
지난 10일에는 일본 최초로 `은행-증권간 M&A'가 성사됐다. 업계 3위 은행인 미쓰이 스미토모 그룹과 업계 2위인 다이와 증권이 합병에 합의한 것. 미쓰이 스미토모와 다이와가 합병하면 자산규모 140조엔을 기록, 또 하나의 초대형 금융기업이 탄생하게 된다.
일본 노무라 증권은 영국의 페어차일드와 손잡고 M&A브로커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다국적 제약회사인 화이자, 머크, 글락소 스미스 클라인 등 제약업계 `빅3'는 바이오 산업 확대를 위해 하위 사업자와의 M&A를 타진중이다. 스위스의 대형 제약업체인 노바티스는 21일 독일 업계 2위 제약업체인 헥살과 이 회사의 미국법인 이온랩스를 83억달러에 인수했다.
생활용품 업계에서는 지난 1월 세계 최대 생활용품 업체인 P&G가 질레트를 인수해 파장을 일으켰다.
이처럼 국가와 업종을 불문하고 전방위적으로 M&A가 벌어지는 이유는 단순하다. 몸집을 키워서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것. 시장이 새로 열렸는데 자신들이 진출하지 못했거나, 실적이 부진한 분야의 기업을 인수함으로써 경쟁력을 확보하고 시장을 독점하려는 것이다. 시장 환경이 끊임없이 변하고 있으므로 새로 기업을 설립하거나 부실 기업을 정리해 시장에 진출하기 보다 기존 기업을 인수해 시장에 뛰어드는 것이 훨씬 빠르다는 게 이들의 계산이다.
미국 통신업계 M&A 열풍은 이를 극명히 드러내고 있다. 미국 유선전화 업계는 버라이즌-MCI, SBC-AT&T라는 두 거대 공룡과 퀘스트 커뮤니케이션스, 벨 사우스라는 중소 사업자로 양분됐다. 퀘스트, 벨 사우스 등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어딘가를 인수하거나 합병됨으로써 몸집을 불리지 않으면 생존자체가 위협받는 상황이 됐다.
영국 경제 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 15일 AT&T 인수에 성공한 SBC가 벨 사우스를, MCI를 인수한 버라이즌은 퀘스트를 다음 M&A 대상으로 주시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합병으로 몸집을 불린 버라이즌-MCI, SBC-AT&T는 이제 방ㆍ통 융합을 염두에 두고 머잖아 케이블TV사업자들과 또 한번의 M&A 인수전을 펼칠 전망이다.
두 업체의 유력한 경쟁 대상은 컴캐스트ㆍ타임워너케이블ㆍ콕스커뮤니케이션스 등이다. 이들은 기존의 케이블 TV서비스에서 벗어나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 인터넷전화(VoIP) 서비스까지 제공하는 준통신 사업자로 발돋움하고 있다. 미국 통신업계는 향후 시장에 대해 방통 융합으로 한 업체가 초고속 인터넷망을 이용, 가입자 가정에 전화, TV, 초고속인터넷, VoIP(인터넷 전화)에 이르기까지 모든 방송과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게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근 금융분야 M&A가 활발한 일본 시장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일본 2위 은행인 미쓰비시도쿄(三菱東京)파이낸셜그룹(MTFG)과 4위 은행인 UFJ홀딩스의 합병회사인 `미쓰비시UFJ파이낸셜그룹'은 예정대로 출범할 경우 자산기준 195조엔을 보유한 세계 최대 금융기관으로 우뚝 선다. 만약 미쓰비시UFJ파이낸셜그룹이 탄생한다면 씨티그룹, 골드만 삭스 등 기존의 초대형 금융그룹들도 생존을 위해 또 한번 몸집 불리기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일본 노무라 증권은 지난 15일 영국의 로스차일드 그룹과 손잡고 M&A 시장에 뛰어들었다. 일본 업계는 노무라-로스차일드간 제휴로 인해 많은 일본 기업들이 유럽 기업 M&A에 나서게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이번 제휴는 노무라 증권과 로스차일드가 각각 일본과 유럽 기업 고객들에게 상대방 지역의 잠재적 인수대상 기업들을 소개하기 위해 맺어졌다. 지난 10여년간의 침체기에서 벗어난 일본 기업들이 이제 비상을 위해 해외 기업 M&A를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 영국의 로스차일드 그룹은 세계 10대 M&A컨설팅 업체 가운데 하나로 지난해만해도 유럽 제약회사인 아벤티스와 사노피간 합병을 주선하는 등 2320억달러에 달하는 M&A를 성사시켰다.
신용평가회사인 스탠더드&푸어스는 지난 16일 인도의 신용평가 회사인 크리실를 인수했다. S&P는 기존에 보유한 크리실 지분 9%를 56%로 늘리고 크리실의 평균 주가에 20% 프리미엄을 얹어 주당 680루피(15달러57센트)를 지불함으로써 총 5500만달러를 지불키로 했다. S&P는 크리실의 경영권을 인수함으로써 급성장하는 인도 채권시장에 진출키로 했다.
전문가들은 이제 막 개화한 인도 신용평가시장의 잠재력이 매우 크다고 보고 있다. 인도 뭄바이 소재 SSKI증권의 아누라그 자인 연구원은 "인도 신용평가 산업은 이제 막 시작된 만큼 잠재력이 크다"면서 "신용등급을 받고 있는 인도 기업들은 1%미만이지만 채권시장이 만개하게 되면 신용 등급의 필요성이 절실해 질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오 산업을 겨냥한 제약업계의 M&A도 조만간 벌어질 전망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 16일 화이자, 머크, 글락소 스미스클라인 등 제약업계 공룡들이 올해 브리스톨-마이어스, 아스트라제네카, 셰링 등 중소제약업체들 사냥에 나설 것이라고 보도했다. 또한 신기술 개발에 성공한 바이오 테크놀로지 기업들도 이 제약업체들의 주요 M&A 대상으로 거론됐다.
제약업체들이 M&A를 염두에 두는 이유는 신약 개발에 수백억 달러를 기약없이 쏟아 붓는 것보다 신약 개발에 성공한 업체를 인수하는 비용이 더 저렴하기 때문이다. 신약 개발 혹은 독자적인 바이오 기술 개발에 성공한 업체를 인수하게 되면 지속적인 라이선스료를 챙길 수 있어 더욱 선호한다.
미국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내가 사야 (다른 업체가) 눈독을 들이지 않는다는 게 M&A의 법칙"이라면서 "그래서 중소 바이오테크놀로지 기업들은 신기술을 개발하면 곧바로 대형 제약업체에 인수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적부진 기업 인수…시장독점 의도"
전세계 시장에서 기업간 인수ㆍ합병(M&A)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통신ㆍ금융ㆍ제약ㆍ소프트웨어에서부터 생활용품 산업에 이르기까지 거대 기업간 합병이 봇물을 이루고 있는 것이다.
미국 최대 유선전화 사업자인 버라이즌은 지난 14일 장거리 전화 사업자 MCI를 인수했다. 이에 앞서 2위 사업자인 SBC 커뮤니케이션스는 지난 1월말 또 다른 장거리 전화 사업자 AT&T를 인수했다.
일본은 지금 금융계의 `몸집 불리기' M&A로 분주하다. 일본 2위 은행인 미쓰비시도쿄(三菱東京)파이낸셜그룹(MTFG)과 4위 은행인 UFJ홀딩스는 오는 10월 양사 합병으로 탄생하는 `미쓰비시UFJ파이낸셜그룹'을 자산규모 195조엔의 세계 최대 금융기관으로 만들겠다고 21일 밝혔다.
지난 10일에는 일본 최초로 `은행-증권간 M&A'가 성사됐다. 업계 3위 은행인 미쓰이 스미토모 그룹과 업계 2위인 다이와 증권이 합병에 합의한 것. 미쓰이 스미토모와 다이와가 합병하면 자산규모 140조엔을 기록, 또 하나의 초대형 금융기업이 탄생하게 된다.
일본 노무라 증권은 영국의 페어차일드와 손잡고 M&A브로커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다국적 제약회사인 화이자, 머크, 글락소 스미스 클라인 등 제약업계 `빅3'는 바이오 산업 확대를 위해 하위 사업자와의 M&A를 타진중이다. 스위스의 대형 제약업체인 노바티스는 21일 독일 업계 2위 제약업체인 헥살과 이 회사의 미국법인 이온랩스를 83억달러에 인수했다.
생활용품 업계에서는 지난 1월 세계 최대 생활용품 업체인 P&G가 질레트를 인수해 파장을 일으켰다.
이처럼 국가와 업종을 불문하고 전방위적으로 M&A가 벌어지는 이유는 단순하다. 몸집을 키워서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것. 시장이 새로 열렸는데 자신들이 진출하지 못했거나, 실적이 부진한 분야의 기업을 인수함으로써 경쟁력을 확보하고 시장을 독점하려는 것이다. 시장 환경이 끊임없이 변하고 있으므로 새로 기업을 설립하거나 부실 기업을 정리해 시장에 진출하기 보다 기존 기업을 인수해 시장에 뛰어드는 것이 훨씬 빠르다는 게 이들의 계산이다.
미국 통신업계 M&A 열풍은 이를 극명히 드러내고 있다. 미국 유선전화 업계는 버라이즌-MCI, SBC-AT&T라는 두 거대 공룡과 퀘스트 커뮤니케이션스, 벨 사우스라는 중소 사업자로 양분됐다. 퀘스트, 벨 사우스 등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어딘가를 인수하거나 합병됨으로써 몸집을 불리지 않으면 생존자체가 위협받는 상황이 됐다.
영국 경제 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 15일 AT&T 인수에 성공한 SBC가 벨 사우스를, MCI를 인수한 버라이즌은 퀘스트를 다음 M&A 대상으로 주시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합병으로 몸집을 불린 버라이즌-MCI, SBC-AT&T는 이제 방ㆍ통 융합을 염두에 두고 머잖아 케이블TV사업자들과 또 한번의 M&A 인수전을 펼칠 전망이다.
두 업체의 유력한 경쟁 대상은 컴캐스트ㆍ타임워너케이블ㆍ콕스커뮤니케이션스 등이다. 이들은 기존의 케이블 TV서비스에서 벗어나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 인터넷전화(VoIP) 서비스까지 제공하는 준통신 사업자로 발돋움하고 있다. 미국 통신업계는 향후 시장에 대해 방통 융합으로 한 업체가 초고속 인터넷망을 이용, 가입자 가정에 전화, TV, 초고속인터넷, VoIP(인터넷 전화)에 이르기까지 모든 방송과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게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근 금융분야 M&A가 활발한 일본 시장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일본 2위 은행인 미쓰비시도쿄(三菱東京)파이낸셜그룹(MTFG)과 4위 은행인 UFJ홀딩스의 합병회사인 `미쓰비시UFJ파이낸셜그룹'은 예정대로 출범할 경우 자산기준 195조엔을 보유한 세계 최대 금융기관으로 우뚝 선다. 만약 미쓰비시UFJ파이낸셜그룹이 탄생한다면 씨티그룹, 골드만 삭스 등 기존의 초대형 금융그룹들도 생존을 위해 또 한번 몸집 불리기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일본 노무라 증권은 지난 15일 영국의 로스차일드 그룹과 손잡고 M&A 시장에 뛰어들었다. 일본 업계는 노무라-로스차일드간 제휴로 인해 많은 일본 기업들이 유럽 기업 M&A에 나서게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이번 제휴는 노무라 증권과 로스차일드가 각각 일본과 유럽 기업 고객들에게 상대방 지역의 잠재적 인수대상 기업들을 소개하기 위해 맺어졌다. 지난 10여년간의 침체기에서 벗어난 일본 기업들이 이제 비상을 위해 해외 기업 M&A를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 영국의 로스차일드 그룹은 세계 10대 M&A컨설팅 업체 가운데 하나로 지난해만해도 유럽 제약회사인 아벤티스와 사노피간 합병을 주선하는 등 2320억달러에 달하는 M&A를 성사시켰다.
신용평가회사인 스탠더드&푸어스는 지난 16일 인도의 신용평가 회사인 크리실를 인수했다. S&P는 기존에 보유한 크리실 지분 9%를 56%로 늘리고 크리실의 평균 주가에 20% 프리미엄을 얹어 주당 680루피(15달러57센트)를 지불함으로써 총 5500만달러를 지불키로 했다. S&P는 크리실의 경영권을 인수함으로써 급성장하는 인도 채권시장에 진출키로 했다.
전문가들은 이제 막 개화한 인도 신용평가시장의 잠재력이 매우 크다고 보고 있다. 인도 뭄바이 소재 SSKI증권의 아누라그 자인 연구원은 "인도 신용평가 산업은 이제 막 시작된 만큼 잠재력이 크다"면서 "신용등급을 받고 있는 인도 기업들은 1%미만이지만 채권시장이 만개하게 되면 신용 등급의 필요성이 절실해 질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오 산업을 겨냥한 제약업계의 M&A도 조만간 벌어질 전망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 16일 화이자, 머크, 글락소 스미스클라인 등 제약업계 공룡들이 올해 브리스톨-마이어스, 아스트라제네카, 셰링 등 중소제약업체들 사냥에 나설 것이라고 보도했다. 또한 신기술 개발에 성공한 바이오 테크놀로지 기업들도 이 제약업체들의 주요 M&A 대상으로 거론됐다.
제약업체들이 M&A를 염두에 두는 이유는 신약 개발에 수백억 달러를 기약없이 쏟아 붓는 것보다 신약 개발에 성공한 업체를 인수하는 비용이 더 저렴하기 때문이다. 신약 개발 혹은 독자적인 바이오 기술 개발에 성공한 업체를 인수하게 되면 지속적인 라이선스료를 챙길 수 있어 더욱 선호한다.
미국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내가 사야 (다른 업체가) 눈독을 들이지 않는다는 게 M&A의 법칙"이라면서 "그래서 중소 바이오테크놀로지 기업들은 신기술을 개발하면 곧바로 대형 제약업체에 인수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