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이켜보면 2004년은 경제 침체의 출구가 없는 한해였다. 수많은 가장들이 일자리를 잃는 바람에 가정은 파탄하고, 도심의 전철역에는 오갈 데 없는 서민들이 차디찬 시멘트 바닥에 기대어 추운 날밤을 지새고 있다.
외견상 올해 우리나라의 상반기 경제성장률은 5.4%로 OECD 회원국 중 최고 수준이다. 그럼에도, 서민들은 힘들어 하고, 경제위기론 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실제의 체감 경기가 거시지표와 차이가 나는 까닭이다. 과거에는 이같은 차이가 수출비중이 높은 우리 경제의 구조적 특성상, 경기상승 초기에 나타났다가 곧 수렴되곤 해서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러나 IMF경제위기 이후 그 괴리가 심각한 수준으로 깊어지고 있다. 이 기간동안, 과거 차입을 통해 과잉투자를 했던 30대 재벌중 대우, 기아 등 23개의 대기업이 해체되거나 주인이 바뀌었다. 반면 발빠르게 움직인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대기업들은 부채비율을 줄이고, 비주력 기업을 매각하는 등 구조조정을 단행해 지금처럼 세계 최고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올해 상반기 우리의 수출증가율은 사상 최대수준의 38%에 이른 것은 이들 몇몇 대기업의 성공 덕택이다. 그러나 소비는 -0.3%로 곤두박질했다. 민간소비가 상반기에 4%정도만 증가했어도 경제성장률은 7%대가 가능했을 것이다.
수출호황에도 불구하고 민간소비가 마이너스성장을 기록한 탓에 체감경기가 더욱 차갑기만 하다. 소비의 위축은 선진국에 비해 훨씬 많은 자영업자들에게 직접적인 치명타를 주기마련이다. 이헌재 부총리는 최근 "현재 가사 종사자를 포함해 40%대에 육박하는 자영업자 비율이 미국처럼 5%대로 낮아질 때까지는 구조적 전환기에 따르는 고통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언급한 바 있다. 여기에 최근 수년간 금리가 역사상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진 것도 소비 위축의 결과를 낳고 있다. IMF 당시 혼줄난 기업들은 금리가 낮아지자 채무상환에 주력하는 반면, 그동안 금융기관의 높은 문턱에 소외돼온 가계는 이때가 기회다 싶어 저금리로 쉽게 돈을 빌리게 됐다. 가구당 빚이 약 3000만원, 신용불량자가 350만명에 달해 오히려 소비 위축의 결과가 초래됐으니, 역설적이다.
그러면 내년에는 우리 경제상황은 어찌될 것인가? 정부가 성장률 5%, 일자리 40만개 창출, 물가 3%초반 억제를 새해 경제운용 목표로 내걸고, 재정의 59%를 내년 상반기에 조기 집행하고 하반기에는 `한국판 뉴딜'사업을 벌인다는 재정확대안을 발표했지만,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쉽게 동조하지 않는 분위기다. 국제유가, 환율, 소비회복, 중국경제, 국내부동산 침체 등 어느 것 하나 낙관할 수 없는 까닭이다. 또 경제원리에 반하는 정책과 사회분위기도 그 이유중 하나로 꼽힌다.
그러나 미래를 비관적으로만 볼 필요가 없다. 우리는 짧은 시기에 세계 최고의 고도성장을 이룩했고, IMF의 위기도 이겨냈다. 경제에는 기적은 없지만, `자기최면 효과'라는 게 있다. 우리 모두가 좋아진다고 믿으면 경제가 좋아질 것이다. 정부와 기업과 자영업자와 일반 서민이 모두 서로에게 신뢰감을 주고, 스스로 확신감을 갖는다면 을유년 새해에 이까짓 침체쯤은 쉬 벗어 던질 수 있지 않을까?
외견상 올해 우리나라의 상반기 경제성장률은 5.4%로 OECD 회원국 중 최고 수준이다. 그럼에도, 서민들은 힘들어 하고, 경제위기론 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실제의 체감 경기가 거시지표와 차이가 나는 까닭이다. 과거에는 이같은 차이가 수출비중이 높은 우리 경제의 구조적 특성상, 경기상승 초기에 나타났다가 곧 수렴되곤 해서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러나 IMF경제위기 이후 그 괴리가 심각한 수준으로 깊어지고 있다. 이 기간동안, 과거 차입을 통해 과잉투자를 했던 30대 재벌중 대우, 기아 등 23개의 대기업이 해체되거나 주인이 바뀌었다. 반면 발빠르게 움직인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대기업들은 부채비율을 줄이고, 비주력 기업을 매각하는 등 구조조정을 단행해 지금처럼 세계 최고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올해 상반기 우리의 수출증가율은 사상 최대수준의 38%에 이른 것은 이들 몇몇 대기업의 성공 덕택이다. 그러나 소비는 -0.3%로 곤두박질했다. 민간소비가 상반기에 4%정도만 증가했어도 경제성장률은 7%대가 가능했을 것이다.
수출호황에도 불구하고 민간소비가 마이너스성장을 기록한 탓에 체감경기가 더욱 차갑기만 하다. 소비의 위축은 선진국에 비해 훨씬 많은 자영업자들에게 직접적인 치명타를 주기마련이다. 이헌재 부총리는 최근 "현재 가사 종사자를 포함해 40%대에 육박하는 자영업자 비율이 미국처럼 5%대로 낮아질 때까지는 구조적 전환기에 따르는 고통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언급한 바 있다. 여기에 최근 수년간 금리가 역사상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진 것도 소비 위축의 결과를 낳고 있다. IMF 당시 혼줄난 기업들은 금리가 낮아지자 채무상환에 주력하는 반면, 그동안 금융기관의 높은 문턱에 소외돼온 가계는 이때가 기회다 싶어 저금리로 쉽게 돈을 빌리게 됐다. 가구당 빚이 약 3000만원, 신용불량자가 350만명에 달해 오히려 소비 위축의 결과가 초래됐으니, 역설적이다.
그러면 내년에는 우리 경제상황은 어찌될 것인가? 정부가 성장률 5%, 일자리 40만개 창출, 물가 3%초반 억제를 새해 경제운용 목표로 내걸고, 재정의 59%를 내년 상반기에 조기 집행하고 하반기에는 `한국판 뉴딜'사업을 벌인다는 재정확대안을 발표했지만,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쉽게 동조하지 않는 분위기다. 국제유가, 환율, 소비회복, 중국경제, 국내부동산 침체 등 어느 것 하나 낙관할 수 없는 까닭이다. 또 경제원리에 반하는 정책과 사회분위기도 그 이유중 하나로 꼽힌다.
그러나 미래를 비관적으로만 볼 필요가 없다. 우리는 짧은 시기에 세계 최고의 고도성장을 이룩했고, IMF의 위기도 이겨냈다. 경제에는 기적은 없지만, `자기최면 효과'라는 게 있다. 우리 모두가 좋아진다고 믿으면 경제가 좋아질 것이다. 정부와 기업과 자영업자와 일반 서민이 모두 서로에게 신뢰감을 주고, 스스로 확신감을 갖는다면 을유년 새해에 이까짓 침체쯤은 쉬 벗어 던질 수 있지 않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