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연휴 동안 필자는 한 친구가 인터넷에서 퍼왔다며 보내준 메일을 읽고서 항아리를 내내 생각했다. 내용인 즉, 이렇다. 한 시간관리 강사가 수강생들 앞에서 커다란 항아리를 하나 놓고서 주먹만한 돌들을 하나씩 넣기 시작했다. 항아리에 돌이 가득 찼다. "이 항아리가 가득 찼습니까?"라고 물었다. 수강생들은 "그렇다"고 대답했다. 그러자 그 강사는 테이블 밑에서 조그만 자갈들을 꺼내 큰돌들 사이에 끼워 넣으면서 밑에 까지 들어갈 수 있도록 흔들었다. 조금만 돌들이 가득 하자 다시 물었다. "항아리가 가득 찼습니까?". 수강생들은 얼른 대답을 못하고 망설였다. 그는 테이블 밑에서 모래를 꺼내 돌과 자갈 사이의 빈틈을 가득 채운 후 다시 물었다. "이 항아리는 다 찼습니까?" 수강생들은 "아니다"고 대답했다. 강사는 "그렇습니다"하고는 물이 담긴 주전자를 꺼내서 항아리에 물을 부었다. 그리고 물었다. "이 실험의 의미가 무엇이겠습니까? " 한 수강생이 "매우 바빠서 스케줄이 가득 찼더라도, 정말 노력하면 새로운 일을 그 사이에 추가 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대답했다. 그때 시간 관리 강사는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실험의 요점은, "만약 당신이 큰돌을 먼저 집어넣지 아니하면 영원히 큰돌을 집어넣을 수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누구나 어디에서 한번쯤은 들었을 이야기이지만, 새삼스럽게 이를 다시 언급하는 것은 바로 뒤죽박죽 뒤섞인 항아리 속의 우리 정치가 떠오르기 때문이다. 여야 정치인들은 민심을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해석하느라 바쁘다. 야당은 민심이 이렇게 흉흉한데 "왠 개혁이냐"고 공격의 날을 갈고 있고, 여당은 그래도 개혁은 계속돼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그래서 여야는 다음 주부터 시작되는 국정감사에서 자신들이 지역구에서 보고 겪은 추석 민심을 앞세워 상대방과 결전을 벌일 태세다.
칼자루를 쥐고 있는 세력은 당연히 집권 여당이다. 솔직히, 요즘 같은 불황기에 생업에 매달리느라 하루하루 고달픈 삶을 살아가는 대부분의 서민들에게 아득한 과거나 먼 미래는 체감되기 어렵다. 그런데도 노무현 대통령과 집권 여당이 이런 국민들에게 국민 소득 3만달러 시대라는 장밋빛 신기루를 뿌려가며, 과거사 청산, 수도이전, 국보법 폐지 등 수많은 어젠더들을 한꺼번에 항아리에 넣으려는 처사는 지나친 과욕이다. 집권 여당이 이처럼 한꺼번에 서두르는 가장 큰 원인은 우선 순위를 결정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급한 일이라고 해서 다 중요한 것은 아니다. 우선 순위를 결정하지 않으면 중요한일 보다는 급한 일에 끌려 다니기가 십상이다. 일상의 생활 중에도 이 우선순위가 중요한데, 한 민족의 미래를 좌우할 우선 순위는 더더욱 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지금까지 노무현 정부가 항아리에 잘 챙겨 넣었다고 칭찬 받은 게 있다면 신성장동력산업에 대한 집중 육성계획 정도일 것이다. 그러나 과학기술부가 추석 연휴 마지막날인 29일 내놓은 차세대 반도체 등 10대 성장동력산업 보고서에 따르면 한ㆍ중 격차는 불과 2년6개월로 좁혀졌고, 차세대 전지와 생명공학분야는 불과 6개월이나 1년 반 앞선 데 불과했으며, 우주항공분야에서는 오히려 4년 가까이 한국이 뒤진 것으로 조사됐다. 우리가 자손에게 물려줄 항아리가 과연 화수분이 될지, 어떨지는 무엇을 집어넣느냐에 달려 있다.
누구나 어디에서 한번쯤은 들었을 이야기이지만, 새삼스럽게 이를 다시 언급하는 것은 바로 뒤죽박죽 뒤섞인 항아리 속의 우리 정치가 떠오르기 때문이다. 여야 정치인들은 민심을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해석하느라 바쁘다. 야당은 민심이 이렇게 흉흉한데 "왠 개혁이냐"고 공격의 날을 갈고 있고, 여당은 그래도 개혁은 계속돼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그래서 여야는 다음 주부터 시작되는 국정감사에서 자신들이 지역구에서 보고 겪은 추석 민심을 앞세워 상대방과 결전을 벌일 태세다.
칼자루를 쥐고 있는 세력은 당연히 집권 여당이다. 솔직히, 요즘 같은 불황기에 생업에 매달리느라 하루하루 고달픈 삶을 살아가는 대부분의 서민들에게 아득한 과거나 먼 미래는 체감되기 어렵다. 그런데도 노무현 대통령과 집권 여당이 이런 국민들에게 국민 소득 3만달러 시대라는 장밋빛 신기루를 뿌려가며, 과거사 청산, 수도이전, 국보법 폐지 등 수많은 어젠더들을 한꺼번에 항아리에 넣으려는 처사는 지나친 과욕이다. 집권 여당이 이처럼 한꺼번에 서두르는 가장 큰 원인은 우선 순위를 결정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급한 일이라고 해서 다 중요한 것은 아니다. 우선 순위를 결정하지 않으면 중요한일 보다는 급한 일에 끌려 다니기가 십상이다. 일상의 생활 중에도 이 우선순위가 중요한데, 한 민족의 미래를 좌우할 우선 순위는 더더욱 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지금까지 노무현 정부가 항아리에 잘 챙겨 넣었다고 칭찬 받은 게 있다면 신성장동력산업에 대한 집중 육성계획 정도일 것이다. 그러나 과학기술부가 추석 연휴 마지막날인 29일 내놓은 차세대 반도체 등 10대 성장동력산업 보고서에 따르면 한ㆍ중 격차는 불과 2년6개월로 좁혀졌고, 차세대 전지와 생명공학분야는 불과 6개월이나 1년 반 앞선 데 불과했으며, 우주항공분야에서는 오히려 4년 가까이 한국이 뒤진 것으로 조사됐다. 우리가 자손에게 물려줄 항아리가 과연 화수분이 될지, 어떨지는 무엇을 집어넣느냐에 달려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