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영 정보통신연구진흥원 전문위원
경주 최부자는 우리나라 역사상 가장 존경받는 부자다.
이 집안이 1600년대부터 300년 동안 12대에 걸쳐 존경과 부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나름대로의 노하우와 몇 가지 원칙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 원칙 중에서도 눈에 띄는 것은 그 집안에 드나드는 과객에게 매우 후하게 대접했다는 점이다.
최부자는 과객들로부터 다른 지역의 정보 수집과 민심 파악의 목적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지금은 정보를 물어오는 것이 소프트웨어지만, 그 때는 전국을 돌아다니는 과객이 정보의 메신저 역할을 한 것이다. 일년에 벌어들인 수입 3000석 중에 1000석을 과객을 대접하는데 사용하였다고 하니, 최부자가 정보의 메신저와 그들이 전해주는 콘텐츠에 대해 얼마나 많은 투자를 한 것인지 알 수 있다.
최부자는 봄에 보릿고개가 닥치면 대문을 활짝 열어 놓았다. 그러면 근처 소작인들이 들에 나가 봄나물을 한 소쿠리씩 뜯어다가 최부자네를 찾았다. 그러면 곳간의 문을 열고 보릿고개를 넘을 수 있는 양식을 나눠줬다. 그 많은 봄나물이 필요한 것도 아니고, 그냥 양식을 나눠줘도 될 일이지만 그렇게 하는 것은 소작농들의 자존심을 세워 주기 위함이었다. 이렇듯 최부자는 눈에 보이는 하드웨어적인 재산보다 그것을 지키는데 필요한 소프트웨어적인 것에 더 많은 가치를 인정하고 돈을 아끼지 않았다.
중소기업으로 이루어진 우리나라 소프트웨어 산업의 현장을 보면, 현재 많은 소프트웨어 업체들이 무너지고 있다. 이렇게 된 데는 경기 불황 등 다른 많은 요인도 있지만, 지적 창작물인 소프트웨어에 대한 가치를 제대로 인정하지 않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그중 첫 번째는 불법복제다. 우리나라 소프트웨어의 불법복제율은 48%로 현재 국내에서 통용되고 있는 소프트웨어의 절반이 불법복제품이다. 남의 창작물을 쉽게 복제해서 사용하는데 아무런 거리낌이 없다.
우리가 많이 사용하는 소프트웨어가 번들로 들어갈 경우 시중가의 10% 내외, 심지어 어떤 보안 소프트웨어는 1.3%에 들어가기도 한다. 소프트웨어 가격이 고무줄인 셈이다. 가격 덤핑까지 덧붙여 어느 새 소프트웨어 산업은 고부가가치 산업이 아니라 저부가가치 산업이 돼 버린 것이다.
경주 최부자의 예에서 보듯이, 우리나라는 예부터 하드웨어적인 물질보다 소프트웨어적인 정신을 더 중요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처럼 정신적 노동의 산물로 태어나는 소프트웨어의 가치를 인정하지 않는 풍조는 어디서부터 연유가 됐는지 안타깝기 그지없다. 최부자가 가치를 인정하고 투자를 했던 소프트웨어적 가치가 결국은 세계에서도 유래를 찾아보기 힘든 오랜 세월의 부와 명예를 가져올 수 있었던 것이 아닐까?
경주 최부자는 우리나라 역사상 가장 존경받는 부자다.
이 집안이 1600년대부터 300년 동안 12대에 걸쳐 존경과 부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나름대로의 노하우와 몇 가지 원칙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 원칙 중에서도 눈에 띄는 것은 그 집안에 드나드는 과객에게 매우 후하게 대접했다는 점이다.
최부자는 과객들로부터 다른 지역의 정보 수집과 민심 파악의 목적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지금은 정보를 물어오는 것이 소프트웨어지만, 그 때는 전국을 돌아다니는 과객이 정보의 메신저 역할을 한 것이다. 일년에 벌어들인 수입 3000석 중에 1000석을 과객을 대접하는데 사용하였다고 하니, 최부자가 정보의 메신저와 그들이 전해주는 콘텐츠에 대해 얼마나 많은 투자를 한 것인지 알 수 있다.
최부자는 봄에 보릿고개가 닥치면 대문을 활짝 열어 놓았다. 그러면 근처 소작인들이 들에 나가 봄나물을 한 소쿠리씩 뜯어다가 최부자네를 찾았다. 그러면 곳간의 문을 열고 보릿고개를 넘을 수 있는 양식을 나눠줬다. 그 많은 봄나물이 필요한 것도 아니고, 그냥 양식을 나눠줘도 될 일이지만 그렇게 하는 것은 소작농들의 자존심을 세워 주기 위함이었다. 이렇듯 최부자는 눈에 보이는 하드웨어적인 재산보다 그것을 지키는데 필요한 소프트웨어적인 것에 더 많은 가치를 인정하고 돈을 아끼지 않았다.
중소기업으로 이루어진 우리나라 소프트웨어 산업의 현장을 보면, 현재 많은 소프트웨어 업체들이 무너지고 있다. 이렇게 된 데는 경기 불황 등 다른 많은 요인도 있지만, 지적 창작물인 소프트웨어에 대한 가치를 제대로 인정하지 않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그중 첫 번째는 불법복제다. 우리나라 소프트웨어의 불법복제율은 48%로 현재 국내에서 통용되고 있는 소프트웨어의 절반이 불법복제품이다. 남의 창작물을 쉽게 복제해서 사용하는데 아무런 거리낌이 없다.
우리가 많이 사용하는 소프트웨어가 번들로 들어갈 경우 시중가의 10% 내외, 심지어 어떤 보안 소프트웨어는 1.3%에 들어가기도 한다. 소프트웨어 가격이 고무줄인 셈이다. 가격 덤핑까지 덧붙여 어느 새 소프트웨어 산업은 고부가가치 산업이 아니라 저부가가치 산업이 돼 버린 것이다.
경주 최부자의 예에서 보듯이, 우리나라는 예부터 하드웨어적인 물질보다 소프트웨어적인 정신을 더 중요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처럼 정신적 노동의 산물로 태어나는 소프트웨어의 가치를 인정하지 않는 풍조는 어디서부터 연유가 됐는지 안타깝기 그지없다. 최부자가 가치를 인정하고 투자를 했던 소프트웨어적 가치가 결국은 세계에서도 유래를 찾아보기 힘든 오랜 세월의 부와 명예를 가져올 수 있었던 것이 아닐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