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조금 부활 호재… PDA산업 재도약 원년 기대감"
"그간 국내 PDA업체들이 어려움을 겪었던 데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각 업체들이 소비자들의 요구를 읽지 못하고 기술 제일주의의 제품 및 마케팅 정책을 고수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올해는 KT 등의 통신사업자들의 사업 의지와 보조금 부활, 소비자들의 요구에 부합하는 제품 출시가 이어져 PDA산업이 본격적인 성장궤도에 올라설 것으로 확신합니다."
경기침체 회복 및 보조금 부활 움직임을 통해, 끝없는 나락에 떨어졌던 국내 PDA산업이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릴 수 있을 것인가.
포스트PC의 대표주자인 PDA산업은 장기적인 경기 침체와 보조금 금지 법제화 등으로 인해 지난해 극심한 내수부진을 겪었고, 그 결과 한때 150여개에 달했던 관련업체의 상당수가 지금은 사업을 포기하는 등 고사위기까지 몰렸던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 국내 PDA업계의 대표주자인 싸이버뱅크의 조영선 사장과 모바일컴피아의 조성제 사장은 "PDA산업은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말로 자신감을 피력했다. 그간 충분한 시행착오를 거쳤고 주력 품목인 PDA폰이 대중화되기 위한 통신 인프라가 빠르게 갖춰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봄기운이 완연한 지난 25일, 아직은 한겨울처럼 척박한 국내 PDA산업 여건 속에서 봄볕과 같은 희망을 찾고 있는 두 사람을 서울 강남 도산공원에서 만났다. 이들 두 사람은 3시간에 걸쳐 국내 PDA산업의 현실과 그간의 자성, 앞으로의 방향에 대한 이야기들을 허심탄회하게 주고 받았다.
"딱딱한 사무실이 아닌 야외에서 조성제 사장과 만나 기쁘다. 사실 지난해 PDA업계가 모두 어려움을 겪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한국처럼 PDA 기반의 모바일 환경이 많은 부분에 적용된 나라는 찾기 어렵다. 정부에서도 `m―정부'의 기치아래 관세청ㆍ철도청ㆍ경찰청 등 다양한 부문에 PDA가 응용되고 있고, 가스검침 또는 방문판매사원들도 PDA를 이용하지 않는가. 이는 벤처업체들이 지난 몇 년간 시장 개화를 위해 노력해 온 결과다."(조영선)
"맞다. 특히 기업 시장은 내수가 침체된 것을 감안한다면 그래도 괜찮은 상황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최근 모바일 업무환경을 도입하려는 사례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태평양ㆍ웅진 등 업계 1위 업체들이 잇따라 도입하고 있으며, 후발업체들이 그 뒤를 따르고 있어 고무적이다. 일반 소비자 시장보다는 동기부여가 되어 있는 기업 시장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조성제)
두 사람은 지난해 말의 경우 월 평균 시장규모가 몇 백대에 불과할 정도로 부진을 겪었지만, 올해는 기업 시장의 수요 본격화와 일반 사용자 시장의 개화로 올해는 최소 30만대 규모로 상승할 수 있을 것이라고 의견을 함께 했다.
"그간 국내 업체들은 PDA 산업이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보고 수많은 자본을 쏟아 부었다. 그러나 현재 부진한 상황을 보이는 것은 소비자들이 원하는 꼭 필요한 기능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 상반기에는 KT의 네스팟 스윙, 하반기에는 SK텔레콤의 위성 DMB 등, 통신사업자들의 신규사업들이 PDA 수요를 불러일으킬 것이다."(조영선)
"기업 시장의 경우도 10만대를 낙관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기업 시장은 본격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 업체에 2만대를 납품하는 대형 공급계약도 등장하고 있다. 이같은 흐름이 여타 업계로 이어진다면 올해 기업 시장 규모는 10만대는 충분히 될 것이다."(조성제)
"대기업의 PDA 시장 진출로 전문업체의 입지가 약화된다는 의견도 있으나, 전문업체는 발빠른 적응력이 있다. 일례로 삼성전자의 `미츠 M400'은 개발을 마친 뒤 1년 후에나 나왔고 미츠 M500도 출시시기를 단언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 시장의 제품 트렌드는 빠르게 변하기 때문에 대기업 체제에서는 이를 따라잡기 힘들다. 올해 일반 사용자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와 LG전자와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나 싸이버뱅크는 올 3ㆍ4분기에 승부수를 걸어 시장을 주도할 계획이다."(조영선)
"내 생각은 좀 다르다. 일반 사용자 시장은 벤처업체가 뛰어들 분야가 아니다. 시장이 개화되면 대기업의 진입으로 더 큰 시련이 닥친다. 대기업 제품은 사용자들의 브랜드 충성도가 높다는 강점이 있어 중소규모의 전문업체의 브랜드로는 상대하기 어렵다. 반면, 모바일컴피아가 주력하고 있는 기업 시장은 다르다. 특화된 수요를 위한 맞춤형 시장이어서 전문업체에게 충분한 승산이 있다. 대량 생산과 판매가 필수적인 대기업이 이 분야에서는 수지타산을 맞출 수 없기 때문이다."(조성제)
PDA산업이 IT산업을 견인할 효자 품목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육성책도 절실하다는 것이 두 사람의 입장이다. 다시 말해 "보조금 지급과 같은 단기적인 처방 외에도 중장기적인 정책도 뒤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 기술선도사업으로 입는 컴퓨터 개념의 `손목형 PC' 개발 사업자로 선정됐다. 그러나 충분한 자금 지원이 이어지는 것은 아니어서 아쉽다. 또 부품산업의 육성이 절실하다. 부품이 갖춰지지 않으면 제품을 머릿속에서만 그릴 수 있을 뿐 실제 양산으로 이어질 수 없다."(조성제)
"맞는 말이다. 단기적인 보조금 지급을 넘어 중장기적인 부품산업의 육성은 절실하다. 현재 PDA의 핵심 부품은 메모리를 제외하고는 국산이 없다. 국내 대기업의 부품 도입가가 대만업체보다 비싸고, 싸이버뱅크는 국내 대기업보다 더 비싼 값을 주고 부품을 사온다. 현재 대만 PDA업체들은 세계 시장의 70% 이상을 가격 경쟁력을 통해 장악하고 있다. 여기에 각종 통신환경을 유기적으로 엮는 전략을 장기적인 관점에서 실시해야 한다. 이와 더불어 기업들도 국책연구 사업에 능동적으로 참여해 제품 상용화로 이어나가야 한다. 최근 기업들은 10개의 국책사업 중 2건 수준의 저조한 참여를 보이고 있다. 또 정부 역시 빠른 의사결정 과정을 통해 신기술 및 제품 개발을 지원해야 한다."(조영선)
이어 두 사람은 그간 PDA업계의 부진의 책임이 기술 제일주의만을 추종했던 벤처업계의 오판이라고 솔직히 자성했다. 제품이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기술만이 전부가 아니라는 점을 몸으로 깨달았다는 것이다.
"솔직히 국내업체들은 새로운 기술만을 가치로 매겼던 벤처의 환상에 젖어 있었다. 생산은 도외시하고 기술개발에만 매달렸다는 것이다. PDA사업 초기 HP의 아이팩 PDA를 OEM 공급하는 대만의 HTC 관계자와 만났을 때다. 우리가 각종 기술이 적용된 첨단 제품을 자랑했을 때, 그들은 충분한 제품 생산능력과 신뢰성을 이야기했다. 우리가 주춤하는 동안 대만은 이제 안정된 생산능력을 바탕으로 자체 브랜드 시장에 도전하고 있다. 도 중국 역시 대만과 같은 모델로 시장에서 빠르게 부상하고 있다."(조영선)
"공감한다. 그간 많은 국내 제품이 IT전시회의 베스트제품으로 선정됐지만 매출로 이어지는 실익은 없었다. 기술적인 호기심으로 주는 상은 현실에서는 필요가 없다. 이는 기술 과시적인 제품일 뿐, 아직 시장에서 소비자가 찾는 제품이 아니라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다. 우리를 포함해 그 당시 벤처에 뛰어든 많은 사람들이 기술에만 몰입했고, 시장과 마케팅에 대해 고민은 충분치 않았다."(조성제)
싸이버뱅크와 모바일컴피아는 올해 내수 시장 공략으로 본격적인 성장 여건을 마련한 후 중국 등 해외 시장에 승부를 건다는 생각이다. 또 궁극적으로 소비자 중심의 제품을 선보여 잃었던 소비자들의 구매욕을 다시 일으킨다는 방침이다.
"국내 모바일 환경의 발달은 검침ㆍ물류ㆍ증권ㆍ금융 등 많은 응용부분의 발달로 이어졌다. 모바일컴피아는 중국 등의 시장에 이 같은 응용기술을 바탕으로 한 모바일 솔루션을 현지 이동통신회사가 아닌 현지 기업에 직접 공급할 계획이다. 이 경우 해외 시장 공략에 걸림돌이 되는 현지 이통회사와의 문제도 최소화 할 수 있다."(조성제)
"맞는 말이지만 기업 시장은 영업한다고 해서 바로 결과가 나오는 시장이 아니다. 1년간 사업을 진행하면 그 사이 또 다른 값싼 업체가 치고 들어온다. 따라서 싸이버뱅크는 중국 시장 공략 방향은 포준화된 단말기를 현지 이통회사에게 적정한 시점에 대량 공급할 생각이다."(조영선)
"사실 올해 가장 걱정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업체의 경영악화로 인한 덤핑물량의 등장이다. 현재도 이같은 물량이 시장 질서를 흐리고 있어 걱정된다. 그러나 무선랜ㆍ내비게이션ㆍDMB 등 킬러 애플리케이션의 등장으로 PDA업계는 재도약할 수 있을 것이다. 또 소비자의 요구를 만족시키는 제품들이 속속 나오는 만큼, 올해가 시장 개화의 마지막 고비라고 생각하고 시장 공략에 전력할 것이다."(조성제)
"PDA는 PC와 연결해 사용하는 만큼 그동안 보완재 위치에 불과했다. 그러나 주류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보완재인 `포스트PC'가 아니라 대체재 개념의 `애프터 PC'를 만들어야 한다. 최근 CPUㆍLCDㆍHDD 등 각종 부품들의 발전으로 PDA가 PC를 대체할만한 수준에 올라서고 있다. 싸이버뱅크는 올해는 네스팟 스윙 단말기로 휴대폰의 대체재를, 내년에는 노트북PC를 대체할 수 있는 PDA를 선보여 침체에 빠진 국내 PDA 시장을 개화시킬 것이다."(조영선)
◇ 조영선·조성제 사장은
싸이버뱅크 조영선(43) 사장은 지난 1985년 대학을 졸업한 후 대우정밀, 상공부 생산기술연구원을 거쳐 서해시스템 기술연구소 이사로 입사, 본격적인 정보통신업계에 발을 내디뎠다. 5년 후 조 사장은 다한전자를 창업하고 택시이동공중전화를 개발해 전국우수발명전에서 국무총리상을 수상한 바 있으며, 1999년 PDA 전문업체인 싸이버뱅크를 설립했다.
모바일컴피아의 조성제(45)사장은 대학 재학시절 모바일 신원조회기와 관련한 발명특허를 취득해 폴텍과 모나미를 통해 지난 1995년 1만대의 휴대용 신원조회기를 경찰청에 납품, 모바일 단말기업계에 진출했다. 조 사장은 2000년 6월 기업용 PDA업체인 모바일컴피아를 설립하고 지난해 PDA업계 전반에 불어닥친 불황 속에서도 작년 대비 30배라는 괄목할 만한 매출 신장을 기록, 업계 주목을 받고 있다.
"그간 국내 PDA업체들이 어려움을 겪었던 데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각 업체들이 소비자들의 요구를 읽지 못하고 기술 제일주의의 제품 및 마케팅 정책을 고수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올해는 KT 등의 통신사업자들의 사업 의지와 보조금 부활, 소비자들의 요구에 부합하는 제품 출시가 이어져 PDA산업이 본격적인 성장궤도에 올라설 것으로 확신합니다."
경기침체 회복 및 보조금 부활 움직임을 통해, 끝없는 나락에 떨어졌던 국내 PDA산업이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릴 수 있을 것인가.
포스트PC의 대표주자인 PDA산업은 장기적인 경기 침체와 보조금 금지 법제화 등으로 인해 지난해 극심한 내수부진을 겪었고, 그 결과 한때 150여개에 달했던 관련업체의 상당수가 지금은 사업을 포기하는 등 고사위기까지 몰렸던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 국내 PDA업계의 대표주자인 싸이버뱅크의 조영선 사장과 모바일컴피아의 조성제 사장은 "PDA산업은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말로 자신감을 피력했다. 그간 충분한 시행착오를 거쳤고 주력 품목인 PDA폰이 대중화되기 위한 통신 인프라가 빠르게 갖춰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봄기운이 완연한 지난 25일, 아직은 한겨울처럼 척박한 국내 PDA산업 여건 속에서 봄볕과 같은 희망을 찾고 있는 두 사람을 서울 강남 도산공원에서 만났다. 이들 두 사람은 3시간에 걸쳐 국내 PDA산업의 현실과 그간의 자성, 앞으로의 방향에 대한 이야기들을 허심탄회하게 주고 받았다.
"딱딱한 사무실이 아닌 야외에서 조성제 사장과 만나 기쁘다. 사실 지난해 PDA업계가 모두 어려움을 겪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한국처럼 PDA 기반의 모바일 환경이 많은 부분에 적용된 나라는 찾기 어렵다. 정부에서도 `m―정부'의 기치아래 관세청ㆍ철도청ㆍ경찰청 등 다양한 부문에 PDA가 응용되고 있고, 가스검침 또는 방문판매사원들도 PDA를 이용하지 않는가. 이는 벤처업체들이 지난 몇 년간 시장 개화를 위해 노력해 온 결과다."(조영선)
"맞다. 특히 기업 시장은 내수가 침체된 것을 감안한다면 그래도 괜찮은 상황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최근 모바일 업무환경을 도입하려는 사례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태평양ㆍ웅진 등 업계 1위 업체들이 잇따라 도입하고 있으며, 후발업체들이 그 뒤를 따르고 있어 고무적이다. 일반 소비자 시장보다는 동기부여가 되어 있는 기업 시장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조성제)
두 사람은 지난해 말의 경우 월 평균 시장규모가 몇 백대에 불과할 정도로 부진을 겪었지만, 올해는 기업 시장의 수요 본격화와 일반 사용자 시장의 개화로 올해는 최소 30만대 규모로 상승할 수 있을 것이라고 의견을 함께 했다.
"그간 국내 업체들은 PDA 산업이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보고 수많은 자본을 쏟아 부었다. 그러나 현재 부진한 상황을 보이는 것은 소비자들이 원하는 꼭 필요한 기능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 상반기에는 KT의 네스팟 스윙, 하반기에는 SK텔레콤의 위성 DMB 등, 통신사업자들의 신규사업들이 PDA 수요를 불러일으킬 것이다."(조영선)
"기업 시장의 경우도 10만대를 낙관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기업 시장은 본격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 업체에 2만대를 납품하는 대형 공급계약도 등장하고 있다. 이같은 흐름이 여타 업계로 이어진다면 올해 기업 시장 규모는 10만대는 충분히 될 것이다."(조성제)
"대기업의 PDA 시장 진출로 전문업체의 입지가 약화된다는 의견도 있으나, 전문업체는 발빠른 적응력이 있다. 일례로 삼성전자의 `미츠 M400'은 개발을 마친 뒤 1년 후에나 나왔고 미츠 M500도 출시시기를 단언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 시장의 제품 트렌드는 빠르게 변하기 때문에 대기업 체제에서는 이를 따라잡기 힘들다. 올해 일반 사용자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와 LG전자와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나 싸이버뱅크는 올 3ㆍ4분기에 승부수를 걸어 시장을 주도할 계획이다."(조영선)
"내 생각은 좀 다르다. 일반 사용자 시장은 벤처업체가 뛰어들 분야가 아니다. 시장이 개화되면 대기업의 진입으로 더 큰 시련이 닥친다. 대기업 제품은 사용자들의 브랜드 충성도가 높다는 강점이 있어 중소규모의 전문업체의 브랜드로는 상대하기 어렵다. 반면, 모바일컴피아가 주력하고 있는 기업 시장은 다르다. 특화된 수요를 위한 맞춤형 시장이어서 전문업체에게 충분한 승산이 있다. 대량 생산과 판매가 필수적인 대기업이 이 분야에서는 수지타산을 맞출 수 없기 때문이다."(조성제)
PDA산업이 IT산업을 견인할 효자 품목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육성책도 절실하다는 것이 두 사람의 입장이다. 다시 말해 "보조금 지급과 같은 단기적인 처방 외에도 중장기적인 정책도 뒤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 기술선도사업으로 입는 컴퓨터 개념의 `손목형 PC' 개발 사업자로 선정됐다. 그러나 충분한 자금 지원이 이어지는 것은 아니어서 아쉽다. 또 부품산업의 육성이 절실하다. 부품이 갖춰지지 않으면 제품을 머릿속에서만 그릴 수 있을 뿐 실제 양산으로 이어질 수 없다."(조성제)
"맞는 말이다. 단기적인 보조금 지급을 넘어 중장기적인 부품산업의 육성은 절실하다. 현재 PDA의 핵심 부품은 메모리를 제외하고는 국산이 없다. 국내 대기업의 부품 도입가가 대만업체보다 비싸고, 싸이버뱅크는 국내 대기업보다 더 비싼 값을 주고 부품을 사온다. 현재 대만 PDA업체들은 세계 시장의 70% 이상을 가격 경쟁력을 통해 장악하고 있다. 여기에 각종 통신환경을 유기적으로 엮는 전략을 장기적인 관점에서 실시해야 한다. 이와 더불어 기업들도 국책연구 사업에 능동적으로 참여해 제품 상용화로 이어나가야 한다. 최근 기업들은 10개의 국책사업 중 2건 수준의 저조한 참여를 보이고 있다. 또 정부 역시 빠른 의사결정 과정을 통해 신기술 및 제품 개발을 지원해야 한다."(조영선)
이어 두 사람은 그간 PDA업계의 부진의 책임이 기술 제일주의만을 추종했던 벤처업계의 오판이라고 솔직히 자성했다. 제품이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기술만이 전부가 아니라는 점을 몸으로 깨달았다는 것이다.
"솔직히 국내업체들은 새로운 기술만을 가치로 매겼던 벤처의 환상에 젖어 있었다. 생산은 도외시하고 기술개발에만 매달렸다는 것이다. PDA사업 초기 HP의 아이팩 PDA를 OEM 공급하는 대만의 HTC 관계자와 만났을 때다. 우리가 각종 기술이 적용된 첨단 제품을 자랑했을 때, 그들은 충분한 제품 생산능력과 신뢰성을 이야기했다. 우리가 주춤하는 동안 대만은 이제 안정된 생산능력을 바탕으로 자체 브랜드 시장에 도전하고 있다. 도 중국 역시 대만과 같은 모델로 시장에서 빠르게 부상하고 있다."(조영선)
"공감한다. 그간 많은 국내 제품이 IT전시회의 베스트제품으로 선정됐지만 매출로 이어지는 실익은 없었다. 기술적인 호기심으로 주는 상은 현실에서는 필요가 없다. 이는 기술 과시적인 제품일 뿐, 아직 시장에서 소비자가 찾는 제품이 아니라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다. 우리를 포함해 그 당시 벤처에 뛰어든 많은 사람들이 기술에만 몰입했고, 시장과 마케팅에 대해 고민은 충분치 않았다."(조성제)
싸이버뱅크와 모바일컴피아는 올해 내수 시장 공략으로 본격적인 성장 여건을 마련한 후 중국 등 해외 시장에 승부를 건다는 생각이다. 또 궁극적으로 소비자 중심의 제품을 선보여 잃었던 소비자들의 구매욕을 다시 일으킨다는 방침이다.
"국내 모바일 환경의 발달은 검침ㆍ물류ㆍ증권ㆍ금융 등 많은 응용부분의 발달로 이어졌다. 모바일컴피아는 중국 등의 시장에 이 같은 응용기술을 바탕으로 한 모바일 솔루션을 현지 이동통신회사가 아닌 현지 기업에 직접 공급할 계획이다. 이 경우 해외 시장 공략에 걸림돌이 되는 현지 이통회사와의 문제도 최소화 할 수 있다."(조성제)
"맞는 말이지만 기업 시장은 영업한다고 해서 바로 결과가 나오는 시장이 아니다. 1년간 사업을 진행하면 그 사이 또 다른 값싼 업체가 치고 들어온다. 따라서 싸이버뱅크는 중국 시장 공략 방향은 포준화된 단말기를 현지 이통회사에게 적정한 시점에 대량 공급할 생각이다."(조영선)
"사실 올해 가장 걱정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업체의 경영악화로 인한 덤핑물량의 등장이다. 현재도 이같은 물량이 시장 질서를 흐리고 있어 걱정된다. 그러나 무선랜ㆍ내비게이션ㆍDMB 등 킬러 애플리케이션의 등장으로 PDA업계는 재도약할 수 있을 것이다. 또 소비자의 요구를 만족시키는 제품들이 속속 나오는 만큼, 올해가 시장 개화의 마지막 고비라고 생각하고 시장 공략에 전력할 것이다."(조성제)
"PDA는 PC와 연결해 사용하는 만큼 그동안 보완재 위치에 불과했다. 그러나 주류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보완재인 `포스트PC'가 아니라 대체재 개념의 `애프터 PC'를 만들어야 한다. 최근 CPUㆍLCDㆍHDD 등 각종 부품들의 발전으로 PDA가 PC를 대체할만한 수준에 올라서고 있다. 싸이버뱅크는 올해는 네스팟 스윙 단말기로 휴대폰의 대체재를, 내년에는 노트북PC를 대체할 수 있는 PDA를 선보여 침체에 빠진 국내 PDA 시장을 개화시킬 것이다."(조영선)
◇ 조영선·조성제 사장은
싸이버뱅크 조영선(43) 사장은 지난 1985년 대학을 졸업한 후 대우정밀, 상공부 생산기술연구원을 거쳐 서해시스템 기술연구소 이사로 입사, 본격적인 정보통신업계에 발을 내디뎠다. 5년 후 조 사장은 다한전자를 창업하고 택시이동공중전화를 개발해 전국우수발명전에서 국무총리상을 수상한 바 있으며, 1999년 PDA 전문업체인 싸이버뱅크를 설립했다.
모바일컴피아의 조성제(45)사장은 대학 재학시절 모바일 신원조회기와 관련한 발명특허를 취득해 폴텍과 모나미를 통해 지난 1995년 1만대의 휴대용 신원조회기를 경찰청에 납품, 모바일 단말기업계에 진출했다. 조 사장은 2000년 6월 기업용 PDA업체인 모바일컴피아를 설립하고 지난해 PDA업계 전반에 불어닥친 불황 속에서도 작년 대비 30배라는 괄목할 만한 매출 신장을 기록, 업계 주목을 받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