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석종훈입니다.
최근 실리콘밸리를 찾는 한국인의 발길이 좀 뜸해졌습니다.
국내경제 상황이 다소 뒤숭숭하고, 특히 벤처업계가 극심한 자금난에 시달리다 보니, 실리콘밸리를 돌아볼 여유가 없어진 때문인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요즘 같은 때 실리콘밸리는 어떤 지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체감온도의 차이는 다소 있지만, 실리콘밸리도 어느 정도 분위기가 위축된 것은 사실입니다.
올 봄 '닷컴'기업의 주가가 곤두박질친 데 이어, 최근 들어서는 인텔, 오라클, 야후 같은 '거인'의 주가마저 '수익성 악화' 전망에 줄줄이 내림세를 타면서 이곳 특유의 초겨울 날씨처럼, 아주 춥지는 않지만 은근히 옷깃을 여미게 만드는 냉랭한 기운이 감돌기도 합니다.
이 같은 분위기에 편승해 "근본적으로 실리콘밸리가 벤처 본고장으로서의 강점을 잃었다"는 비판도 고개를 들고 있습니다.
경영컨설팅 회사인 A.T.커니와 실리콘밸리의 기업지원조직인 '실리콘밸리 벤처 네트워크'가 최근 이 지역의 기업CEO 100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치솟는 생활비와 기업운영비, 인력부족, 교통혼잡 등으로 인해 실리콘밸리 인터넷기업의 30%가 사무실 이전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습니다.
실리콘밸리 지역의 많은 도시가 신규 하이테크 기업의 진입에 부정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것도 이 지역의 활력을 약화시킬지 모른다는 우려도 있습니다.
최근 팔로알토와 멘로 파크, 마운틴 뷰, 레드우드시티 등 이 지역의 몇몇 도시는 환경파괴, 교통난, 주택난악화 등을 이유로 건물신축을 억제하는 여러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기존 거주자나 기업에게는 반가운 소식이지만 실리콘밸리 전체의 '성장'에는 제동이 걸리지 않겠느냐는 의견입니다.
무엇보다 닷컴의 몰락과 대형 정보통신기업의 주가 하락에 따른 충격이 적지 않아 보입니다.
지난 여름까지만 해도 사무실을 구하려면 몇 달씩 기다려야 했지만 지금은 웬만한 가격대라면 쉽사리 사무실을 찾을 수 있습니다.
아직 뚜렷한 내림세를 보이는 것은 아니지만 천정부지로 치솟던 집값도 주춤거리고 있습니다.
한 두 달쯤 뒤면 벤처기업 파산, 대기업 감원 같은 우울한 소식이 쏟아져 나올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최근의 추세로 보아 앞으로 적지 않은 기간은 정보통신기업에는 시련기가 될 것이라는 전망에는 실리콘밸리 사람들도 별 이의가 없습니다.
그 동안 '벤처', '인터넷', '닷컴', 그리고 '실리콘밸리'의 밝은 측면이 너무 강조되면서 실제 이상의 평가를 받은 면이 있습니다.
더구나 미국 경제가 오랜 호황기를 지나 하강국면에 접어들게 되면 실리콘밸리의 경제 역시 적지 않은 영향을 받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최근의 분위기를 근거로 '실리콘밸리 쇠퇴론'을 들먹이기는 시기상조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실리콘밸리의 태양도 언젠가는 저물 때가 올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정보통신혁명을 이끌어온 실리콘밸리의 많은 장점이 단시일에 사라질 수 없는 것처럼 실리콘밸리가 금방 몰락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실리콘밸리가 망하느냐, 아니냐", 또는 "그 시기가 지금이냐, 먼 훗날이냐"는 논쟁은 정보통신의 장래에 대한 신념의 문제일 수도 있습니다.
정보통신분야가 앞으로도 많은 발전 가능성을 갖고 있다고 믿는 사람은 상대적으로 실리콘밸리의 앞날을 긍정적으로 볼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 이 시기에 실리콘밸리의 흥망을 점치는 것보다 현실적으로 중요한 것은 "어려운 시기를 맞는 실리콘밸리가 어떻게 헤쳐나가느냐"를 보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실리콘밸리의 벤처자본가가 지금 어느 분야에 주로 투자하고 있는지, 이곳의 기업이 경쟁적으로 매달리는 기술은 무엇인지, 실리콘밸리의 인력은 어떠한 움직임을 보이는지를 눈여겨 보면 어렴풋이 미래의 방향을 점쳐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요즘 실리콘밸리에 자주 등장하는 단어는 바이오테크, 광통신네트워크, 텔레매틱스, 초절전칩 등 입니다.
벤처캐피털 회사의 투자도 이 분야에 집중돼 있고 기업의 기술개발도 이 분야가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이들 분야는 과거 유행했던 '전자상거래'등의 인터넷 비즈니스와는 다른 특징이 있습니다.
아이디어가 아니라 '기술로 승부를 거는 사업', '모방이 힘든 사업'이라는 점입니다.
이들 사업이 번성해 산업의 기반을 쌓고, 새로운 기술을 쏟아낸 뒤에는 다시 이를 바탕으로 한 다양한 서비스 산업의 기회가 만들어질 것입니다.
실리콘밸리는 2~3년 뒤에 다가올 새 '호황기'의 주역이 될 준비를 갖추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아직 실리콘밸리의 인력은 별 움직임이 없습니다.
상황이 악화돼 파산이 줄을 잇고, 대기업마저 감원을 시작하면 밀려나는 사람이 생겨날지 모릅니다.
그러나 이러한 '실업사태'도 큰 걱정거리는 아닙니다.
이곳 벤처기업의 한 기술자에게 만일 일자리가 없어지면 어떻게 할 것인지 물었습니다.
그는 "새로운 기술을 배워 또 다시 다가올 기회에 대비하겠다"고 대답했습니다.
서울의 지인들로부터 "테헤란밸리의 먹구름이 걷힐 기미가 없다"는 하소연을 많이 듣습니다.
그러나 먹구름은 누가 거둬가는 것이 아닙니다.
또 먹구름이 걷힌 뒤의 세상은 가만히 기다리던 사람이 아니라 미리 준비한 사람의 차지가 됩니다.
최근의 상황이 그리 좋지는 않지만 실리콘밸리에서는 '절망'의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최근 실리콘밸리를 찾는 한국인의 발길이 좀 뜸해졌습니다.
국내경제 상황이 다소 뒤숭숭하고, 특히 벤처업계가 극심한 자금난에 시달리다 보니, 실리콘밸리를 돌아볼 여유가 없어진 때문인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요즘 같은 때 실리콘밸리는 어떤 지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체감온도의 차이는 다소 있지만, 실리콘밸리도 어느 정도 분위기가 위축된 것은 사실입니다.
올 봄 '닷컴'기업의 주가가 곤두박질친 데 이어, 최근 들어서는 인텔, 오라클, 야후 같은 '거인'의 주가마저 '수익성 악화' 전망에 줄줄이 내림세를 타면서 이곳 특유의 초겨울 날씨처럼, 아주 춥지는 않지만 은근히 옷깃을 여미게 만드는 냉랭한 기운이 감돌기도 합니다.
이 같은 분위기에 편승해 "근본적으로 실리콘밸리가 벤처 본고장으로서의 강점을 잃었다"는 비판도 고개를 들고 있습니다.
경영컨설팅 회사인 A.T.커니와 실리콘밸리의 기업지원조직인 '실리콘밸리 벤처 네트워크'가 최근 이 지역의 기업CEO 100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치솟는 생활비와 기업운영비, 인력부족, 교통혼잡 등으로 인해 실리콘밸리 인터넷기업의 30%가 사무실 이전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습니다.
실리콘밸리 지역의 많은 도시가 신규 하이테크 기업의 진입에 부정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것도 이 지역의 활력을 약화시킬지 모른다는 우려도 있습니다.
최근 팔로알토와 멘로 파크, 마운틴 뷰, 레드우드시티 등 이 지역의 몇몇 도시는 환경파괴, 교통난, 주택난악화 등을 이유로 건물신축을 억제하는 여러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기존 거주자나 기업에게는 반가운 소식이지만 실리콘밸리 전체의 '성장'에는 제동이 걸리지 않겠느냐는 의견입니다.
무엇보다 닷컴의 몰락과 대형 정보통신기업의 주가 하락에 따른 충격이 적지 않아 보입니다.
지난 여름까지만 해도 사무실을 구하려면 몇 달씩 기다려야 했지만 지금은 웬만한 가격대라면 쉽사리 사무실을 찾을 수 있습니다.
아직 뚜렷한 내림세를 보이는 것은 아니지만 천정부지로 치솟던 집값도 주춤거리고 있습니다.
한 두 달쯤 뒤면 벤처기업 파산, 대기업 감원 같은 우울한 소식이 쏟아져 나올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최근의 추세로 보아 앞으로 적지 않은 기간은 정보통신기업에는 시련기가 될 것이라는 전망에는 실리콘밸리 사람들도 별 이의가 없습니다.
그 동안 '벤처', '인터넷', '닷컴', 그리고 '실리콘밸리'의 밝은 측면이 너무 강조되면서 실제 이상의 평가를 받은 면이 있습니다.
더구나 미국 경제가 오랜 호황기를 지나 하강국면에 접어들게 되면 실리콘밸리의 경제 역시 적지 않은 영향을 받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최근의 분위기를 근거로 '실리콘밸리 쇠퇴론'을 들먹이기는 시기상조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실리콘밸리의 태양도 언젠가는 저물 때가 올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정보통신혁명을 이끌어온 실리콘밸리의 많은 장점이 단시일에 사라질 수 없는 것처럼 실리콘밸리가 금방 몰락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실리콘밸리가 망하느냐, 아니냐", 또는 "그 시기가 지금이냐, 먼 훗날이냐"는 논쟁은 정보통신의 장래에 대한 신념의 문제일 수도 있습니다.
정보통신분야가 앞으로도 많은 발전 가능성을 갖고 있다고 믿는 사람은 상대적으로 실리콘밸리의 앞날을 긍정적으로 볼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 이 시기에 실리콘밸리의 흥망을 점치는 것보다 현실적으로 중요한 것은 "어려운 시기를 맞는 실리콘밸리가 어떻게 헤쳐나가느냐"를 보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실리콘밸리의 벤처자본가가 지금 어느 분야에 주로 투자하고 있는지, 이곳의 기업이 경쟁적으로 매달리는 기술은 무엇인지, 실리콘밸리의 인력은 어떠한 움직임을 보이는지를 눈여겨 보면 어렴풋이 미래의 방향을 점쳐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요즘 실리콘밸리에 자주 등장하는 단어는 바이오테크, 광통신네트워크, 텔레매틱스, 초절전칩 등 입니다.
벤처캐피털 회사의 투자도 이 분야에 집중돼 있고 기업의 기술개발도 이 분야가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이들 분야는 과거 유행했던 '전자상거래'등의 인터넷 비즈니스와는 다른 특징이 있습니다.
아이디어가 아니라 '기술로 승부를 거는 사업', '모방이 힘든 사업'이라는 점입니다.
이들 사업이 번성해 산업의 기반을 쌓고, 새로운 기술을 쏟아낸 뒤에는 다시 이를 바탕으로 한 다양한 서비스 산업의 기회가 만들어질 것입니다.
실리콘밸리는 2~3년 뒤에 다가올 새 '호황기'의 주역이 될 준비를 갖추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아직 실리콘밸리의 인력은 별 움직임이 없습니다.
상황이 악화돼 파산이 줄을 잇고, 대기업마저 감원을 시작하면 밀려나는 사람이 생겨날지 모릅니다.
그러나 이러한 '실업사태'도 큰 걱정거리는 아닙니다.
이곳 벤처기업의 한 기술자에게 만일 일자리가 없어지면 어떻게 할 것인지 물었습니다.
그는 "새로운 기술을 배워 또 다시 다가올 기회에 대비하겠다"고 대답했습니다.
서울의 지인들로부터 "테헤란밸리의 먹구름이 걷힐 기미가 없다"는 하소연을 많이 듣습니다.
그러나 먹구름은 누가 거둬가는 것이 아닙니다.
또 먹구름이 걷힌 뒤의 세상은 가만히 기다리던 사람이 아니라 미리 준비한 사람의 차지가 됩니다.
최근의 상황이 그리 좋지는 않지만 실리콘밸리에서는 '절망'의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