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석종훈 입니다.
3~4년전 실리콘밸리에서는 '실리콘밸리를 움직이는 실세는 IC'라는 말이 유행했었습니다.
여기에서 말하는 IC는 '집적회로'가 아니라 'Indian & Chinese' 즉 인도인과 중국인이라는 뜻입니다.
어느 정도 과장이 섞여 있는 표현이지만, 지금도 이 말이 아주 틀렸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미국 서부지역은 동부지역에 비해 인종에 대한 편견이 적은 편입니다.
역사적으로 캘리포니아가 스페인 사람이 개척한, 멕시코 영토였던 지역인 탓인지 백인들의 '텃세'가 좀 약한 편입니다.
골드러시 시절부터 서부로 몰려 온 사람들 중에는 동부에서 정착하지 못하고 떠 밀려난 사람들이 많았던 것도, 이곳이 인종차별이 좀 덜한 이유로 꼽힙니다.
기존 전통이나 권위에 반감을 품거나, 최소한 이를 별로 중요하게 생각지 않는 사람들인 만큼 다른 인종을 무시하는 마음이 약한 것 같다는 해석입니다.
원래 남미계 인구가 많은데다, 지리적으로 아시아-태평양지역과 가까워 상대적으로 아시아계 인구가 많은 것도 인종에 대한 편견이 적은 분위기를 만드는데 영향을 끼친 듯 합니다.
미국 중부나 남부 등 백인들이 밀집한 지역에서 지내다 이곳으로 옮겨 온 많은 교민들은 "동양인이라는 사실을 별로 의식하지 않고 살 수 있어 좋다"는 이야기를 자주 합니다.
지난해말 조사결과에 따르면 실리콘밸리의 인구 가운데 백인은 49%에 지나지 않습니다.
남미계 사람들이 25%, 아시아 출신인구가 23%, 그리고 나머지 등 흑인과 인디안 원주민입니다.
어느 한 인종이 압도적으로 우위를 차지하지 못하는 것도 이곳이 인종차별과는 거리가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한 이유가 될 것입니다.
거꾸로 이 같은 분위기가 오늘의 실리콘밸리를 만들었다는 이야기도 자주 거론됩니다.
즉 피부색이나 태어난 나라와는 관계없이 실력만 있으면 인정받는 풍토가 조성됨으로써 자연스럽게 능력 있는 사람들이 실리콘밸리로 몰려들었다는 것입니다.
그 가운데서도 '실리콘밸리를 움직이는 것이 IC'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인도사람들의 활약은 눈부실 정도입니다.
인도출신 기업인이 경영하는 하이테크 회사가 실리콘밸리에만 줄잡아 750개가 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버클리대 색서니언교수는 인도사람들이 경영하는 기업이 지난해 약 35억달러의 매출액을 올렸고, 1만6000여명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다는 분석자료를 내놓은 적이 있습니다.
인텔 같은 곳에서는 농담반 진담반으로 "인도사람 아니면 출세하기 힘들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인도출신 엔지니어들이 요직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인도 출신 벤처기업가들의 모임인 TiE(The Indus Entrepreneurs)라는 단체가 있는데 이 TiE가 개최하는 컨퍼런스에는 미국뿐 아니라 세계 각국에서 정보통신분야 기업인과 교수들이 찾아올 정도입니다. 이 컨퍼런스는 최근 6년동안 입장권이 매진되지 않은 적이 없는데, 올해는 5월 6, 7일 이틀동안 '21세기의 기업가 정신'이라는 것을 주제로 행사를 갖습니다.
지난해 10월 나스닥에 상장돼 포춘지로부터 2000년대를 이끌 10대기업의 하나로 선정된 '시카모어 네트워크'(Sycamore Networks)의 공동창업자인 구루라즈 데시 데스회장과 'The Origin and Evolution of New Business'의 저자인 아마르 비데 하바드대학교수, 그리고 실리콘그래픽스, 넷스케이프의 공동창업자로 유명한 짐 클라크 등이 연사로 예정돼 있습니다.
기회가 되면 이 컨퍼런스에서 나온 이야기를 전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다시 인도 이야기로 돌아가자면, 지금도 여전히 인도사람들의 물결은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난해 발급된 11만5000건의 취업비자 가운데 3분의1은 인도사람이 차지했습니다.
지금도 인도는 '실리콘밸리에서 살아가는데 가장 필요한 두 가지'라고 할 수 있는 '영어'와 'IT전문지식'을 갖춘 인력이 가장 많은 국가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인도내에서는 한 때 실리콘밸리로 인력이 빠져나가는 것에 대해 '두뇌유출'이라고 걱정했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지금은 실리콘밸리에 자리잡은 인도인들의 덕을 톡톡히 보고 있습니다.
인도의 소프트웨어 수출은 90년대 들어 해마다 50%이상씩 성장하고 있습니다.
선 마이크로시스템즈의 공동 창업자인 인도인 비노드 코슬라씨는 최근 '인도의 소프트웨어 수출액이 올해 40억달러지만 수년안에 1000억달러를 넘어설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경영자문 전문업체인 맥킨지사는 "2008년이면 인도 소프트웨어 산업규모가 연간 870억달러에 이르고, 수출액수만 5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이 같은 성장의 배경에는 실리콘밸리의 인도인들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인도 공과대학 졸업생들은 인도와 실리콘밸리, 보스톤을 잇는 네트워크속에서 생생한 기술정보를 활용하고 있습니다.
실리콘밸리에서 큰 돈을 번 인도 출신 사업가들은 이제 조국으로 돌아가 후배들을 위해 수억달러에서 수백만달러의 돈을 기부하고 있습니다.
이보다 더 큰 인도의 재산은 이들이 인도의 젊은이들에게 희망을 주고, 그들이 세계시장을 진출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당당한 실리콘밸리의 주역으로 자리잡은 인도인들은 이제 조국이 '소프트웨어 수출 1000억달러'를 장담할 수 있는 자신감의 원천이 되고 있습니다.
정보화시대 '국가의 힘'도 여러 형태로 나타난다는 것을 실감하고 있습니다.
3~4년전 실리콘밸리에서는 '실리콘밸리를 움직이는 실세는 IC'라는 말이 유행했었습니다.
여기에서 말하는 IC는 '집적회로'가 아니라 'Indian & Chinese' 즉 인도인과 중국인이라는 뜻입니다.
어느 정도 과장이 섞여 있는 표현이지만, 지금도 이 말이 아주 틀렸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미국 서부지역은 동부지역에 비해 인종에 대한 편견이 적은 편입니다.
역사적으로 캘리포니아가 스페인 사람이 개척한, 멕시코 영토였던 지역인 탓인지 백인들의 '텃세'가 좀 약한 편입니다.
골드러시 시절부터 서부로 몰려 온 사람들 중에는 동부에서 정착하지 못하고 떠 밀려난 사람들이 많았던 것도, 이곳이 인종차별이 좀 덜한 이유로 꼽힙니다.
기존 전통이나 권위에 반감을 품거나, 최소한 이를 별로 중요하게 생각지 않는 사람들인 만큼 다른 인종을 무시하는 마음이 약한 것 같다는 해석입니다.
원래 남미계 인구가 많은데다, 지리적으로 아시아-태평양지역과 가까워 상대적으로 아시아계 인구가 많은 것도 인종에 대한 편견이 적은 분위기를 만드는데 영향을 끼친 듯 합니다.
미국 중부나 남부 등 백인들이 밀집한 지역에서 지내다 이곳으로 옮겨 온 많은 교민들은 "동양인이라는 사실을 별로 의식하지 않고 살 수 있어 좋다"는 이야기를 자주 합니다.
지난해말 조사결과에 따르면 실리콘밸리의 인구 가운데 백인은 49%에 지나지 않습니다.
남미계 사람들이 25%, 아시아 출신인구가 23%, 그리고 나머지 등 흑인과 인디안 원주민입니다.
어느 한 인종이 압도적으로 우위를 차지하지 못하는 것도 이곳이 인종차별과는 거리가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한 이유가 될 것입니다.
거꾸로 이 같은 분위기가 오늘의 실리콘밸리를 만들었다는 이야기도 자주 거론됩니다.
즉 피부색이나 태어난 나라와는 관계없이 실력만 있으면 인정받는 풍토가 조성됨으로써 자연스럽게 능력 있는 사람들이 실리콘밸리로 몰려들었다는 것입니다.
그 가운데서도 '실리콘밸리를 움직이는 것이 IC'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인도사람들의 활약은 눈부실 정도입니다.
인도출신 기업인이 경영하는 하이테크 회사가 실리콘밸리에만 줄잡아 750개가 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버클리대 색서니언교수는 인도사람들이 경영하는 기업이 지난해 약 35억달러의 매출액을 올렸고, 1만6000여명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다는 분석자료를 내놓은 적이 있습니다.
인텔 같은 곳에서는 농담반 진담반으로 "인도사람 아니면 출세하기 힘들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인도출신 엔지니어들이 요직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인도 출신 벤처기업가들의 모임인 TiE(The Indus Entrepreneurs)라는 단체가 있는데 이 TiE가 개최하는 컨퍼런스에는 미국뿐 아니라 세계 각국에서 정보통신분야 기업인과 교수들이 찾아올 정도입니다. 이 컨퍼런스는 최근 6년동안 입장권이 매진되지 않은 적이 없는데, 올해는 5월 6, 7일 이틀동안 '21세기의 기업가 정신'이라는 것을 주제로 행사를 갖습니다.
지난해 10월 나스닥에 상장돼 포춘지로부터 2000년대를 이끌 10대기업의 하나로 선정된 '시카모어 네트워크'(Sycamore Networks)의 공동창업자인 구루라즈 데시 데스회장과 'The Origin and Evolution of New Business'의 저자인 아마르 비데 하바드대학교수, 그리고 실리콘그래픽스, 넷스케이프의 공동창업자로 유명한 짐 클라크 등이 연사로 예정돼 있습니다.
기회가 되면 이 컨퍼런스에서 나온 이야기를 전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다시 인도 이야기로 돌아가자면, 지금도 여전히 인도사람들의 물결은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난해 발급된 11만5000건의 취업비자 가운데 3분의1은 인도사람이 차지했습니다.
지금도 인도는 '실리콘밸리에서 살아가는데 가장 필요한 두 가지'라고 할 수 있는 '영어'와 'IT전문지식'을 갖춘 인력이 가장 많은 국가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인도내에서는 한 때 실리콘밸리로 인력이 빠져나가는 것에 대해 '두뇌유출'이라고 걱정했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지금은 실리콘밸리에 자리잡은 인도인들의 덕을 톡톡히 보고 있습니다.
인도의 소프트웨어 수출은 90년대 들어 해마다 50%이상씩 성장하고 있습니다.
선 마이크로시스템즈의 공동 창업자인 인도인 비노드 코슬라씨는 최근 '인도의 소프트웨어 수출액이 올해 40억달러지만 수년안에 1000억달러를 넘어설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경영자문 전문업체인 맥킨지사는 "2008년이면 인도 소프트웨어 산업규모가 연간 870억달러에 이르고, 수출액수만 5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이 같은 성장의 배경에는 실리콘밸리의 인도인들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인도 공과대학 졸업생들은 인도와 실리콘밸리, 보스톤을 잇는 네트워크속에서 생생한 기술정보를 활용하고 있습니다.
실리콘밸리에서 큰 돈을 번 인도 출신 사업가들은 이제 조국으로 돌아가 후배들을 위해 수억달러에서 수백만달러의 돈을 기부하고 있습니다.
이보다 더 큰 인도의 재산은 이들이 인도의 젊은이들에게 희망을 주고, 그들이 세계시장을 진출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당당한 실리콘밸리의 주역으로 자리잡은 인도인들은 이제 조국이 '소프트웨어 수출 1000억달러'를 장담할 수 있는 자신감의 원천이 되고 있습니다.
정보화시대 '국가의 힘'도 여러 형태로 나타난다는 것을 실감하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