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방송법 시행령에 규정한 지상파 방송의 국산영화 의무방영비율을 놓고 영화계와 방송사간 미묘한 공방이 일고 있다.
시행령 57조는 지상파 방송국의 전체 영화 방영시간 중 20∼40%를 의무적으로 국산영화를 방영토록 규정하고 자세한 비율을 방송위가 고지하도록 위임했다.
현재 KBS2를 포함 4개 채널에서 주당 보통 2편씩 월간 8∼10편의 영화를 방영하고 있으므로 새로운 비율이 적용되면 최소한 한 주에 한편의 한국영화가 방영되게 된다.
상한선인 40%가 적용되면 최고 주당 2편의 한국영화가 TV로 '상영'된다는 계산이다.
더욱이 3개 방송사 분을 합치면 시청자들은 한 주에 최소 4편에서 많게는 8편의 한국영화를 보게 되는 '획기적인 사건'이 발생한다.
그러나 변화를 대하는 시각이 영화계와 방송사가 완전히 상반돼 있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있다.
영화계는 당초의 요구수준에는 미치지 못하는 비율이지만 제작 현장에 적지 않은 활력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반면 방송사측은 국산영화에 대한 배려 차원에서 수긍하면서도 이 규정이 한국영화에 큰 도움이 되지 않을 뿐더러 오히려 한국영화에 해악이 될 수도 있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 조희문부위원장은 "이전 법에도 의무방영 규정이 있었으나 주중의 심야시간이나 오전에 방영하는 등 시청사각시간대에 편성함으로써 시청자로부터 외면당했다"고 지적한다.
"문제는 법이 아니라 방송사의 한국영화에 대한 태도가 바뀌어야 한다"는 것. 이에 대한 방송사측의 입장은 몰라도 한참 모른다는 것이다.
KBS 편성기획부 김광태차장은 "늘어난 시간만큼 한국영화가 공급될 수 있을 지 의문"이라며 "한해 제작되는 40여 편의 한국영화 중 방송에 적합한 영화는 20여 편인데 이 정도는 3개 방송사의 한달 방영 분량도 못된다"고 지적한다.
늘어난 방영시간을 채우려면 재탕 삼탕이 불가피하다는 것. 그렇다고 비축된 한국영화가 넉넉한 것도 아니다.
영상자료원에 따르면 한국영화 보유편수는 2900여편. 그것도 완본이 아닌 것이 상당수 되고 화질 보존상태로 보아 방영이 불가능한 영화 또한 적지 않다.
한마디로 방영할 한국영화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김차장은 "재방삼방으로 시청자로부터 한국영화가 외면당했는데 늘어난 시간만큼 이런 현상이 되풀이될 경우 시청자들이 오히려 한국영화를 더 외면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 지 모른다"고 말한다.
김차장은 "방송사가 지불한 판권료가 영화제작에 재투자되는 지도 짚어봐야 할 문제"라고 주장한다.
극장관객 20-30만명을 동원한 한국영화가 방송사로부터 받는 판권료는 1억원 내외.결코 적지 않은 금액이다.
의무방영비율은 한국영화의 시청자에 대한 노출빈도를 높이자는 취지도 있지만 산업적 측면에서 보면 방송사의 판권료로 영화제작현장의 활력을 불어넣자는 의미가 크다.
양측의 주장은 결국 계란이 먼저냐 닭이 먼저냐는 순환 고리에 빠지고 만다.
그러나 누군가는 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
한 방송법 시행령 공청회에서 유길촌 영화진흥위원장은 이렇게 호소한 적 있다.
"시간만 주시면 밤을 새워서라도 좋은 영화를 만들겠습니다.
제발 한달만이라도 주말 황금시간대를 한국영화를 위해 비워주시지 않겠습니까" 이제 공은 방송사로 넘어가 있다.
때맞춰 방송사의 고충을 씻어줄 희소식도 있다.
문화관광부가 년 100편 이상의 영화가 제작될 수 있도록 영화산업을 지원하는'영화진흥종합대책'을 이 달 안에 내놓기로 했다는 점이다.
방송사와 영화계는 선거를 의식한 홍보용으로 그치지 않을까 잔뜩 긴장한 채 발표를 기다리고 있다.
시행령 57조는 지상파 방송국의 전체 영화 방영시간 중 20∼40%를 의무적으로 국산영화를 방영토록 규정하고 자세한 비율을 방송위가 고지하도록 위임했다.
현재 KBS2를 포함 4개 채널에서 주당 보통 2편씩 월간 8∼10편의 영화를 방영하고 있으므로 새로운 비율이 적용되면 최소한 한 주에 한편의 한국영화가 방영되게 된다.
상한선인 40%가 적용되면 최고 주당 2편의 한국영화가 TV로 '상영'된다는 계산이다.
더욱이 3개 방송사 분을 합치면 시청자들은 한 주에 최소 4편에서 많게는 8편의 한국영화를 보게 되는 '획기적인 사건'이 발생한다.
그러나 변화를 대하는 시각이 영화계와 방송사가 완전히 상반돼 있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있다.
영화계는 당초의 요구수준에는 미치지 못하는 비율이지만 제작 현장에 적지 않은 활력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반면 방송사측은 국산영화에 대한 배려 차원에서 수긍하면서도 이 규정이 한국영화에 큰 도움이 되지 않을 뿐더러 오히려 한국영화에 해악이 될 수도 있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 조희문부위원장은 "이전 법에도 의무방영 규정이 있었으나 주중의 심야시간이나 오전에 방영하는 등 시청사각시간대에 편성함으로써 시청자로부터 외면당했다"고 지적한다.
"문제는 법이 아니라 방송사의 한국영화에 대한 태도가 바뀌어야 한다"는 것. 이에 대한 방송사측의 입장은 몰라도 한참 모른다는 것이다.
KBS 편성기획부 김광태차장은 "늘어난 시간만큼 한국영화가 공급될 수 있을 지 의문"이라며 "한해 제작되는 40여 편의 한국영화 중 방송에 적합한 영화는 20여 편인데 이 정도는 3개 방송사의 한달 방영 분량도 못된다"고 지적한다.
늘어난 방영시간을 채우려면 재탕 삼탕이 불가피하다는 것. 그렇다고 비축된 한국영화가 넉넉한 것도 아니다.
영상자료원에 따르면 한국영화 보유편수는 2900여편. 그것도 완본이 아닌 것이 상당수 되고 화질 보존상태로 보아 방영이 불가능한 영화 또한 적지 않다.
한마디로 방영할 한국영화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김차장은 "재방삼방으로 시청자로부터 한국영화가 외면당했는데 늘어난 시간만큼 이런 현상이 되풀이될 경우 시청자들이 오히려 한국영화를 더 외면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 지 모른다"고 말한다.
김차장은 "방송사가 지불한 판권료가 영화제작에 재투자되는 지도 짚어봐야 할 문제"라고 주장한다.
극장관객 20-30만명을 동원한 한국영화가 방송사로부터 받는 판권료는 1억원 내외.결코 적지 않은 금액이다.
의무방영비율은 한국영화의 시청자에 대한 노출빈도를 높이자는 취지도 있지만 산업적 측면에서 보면 방송사의 판권료로 영화제작현장의 활력을 불어넣자는 의미가 크다.
양측의 주장은 결국 계란이 먼저냐 닭이 먼저냐는 순환 고리에 빠지고 만다.
그러나 누군가는 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
한 방송법 시행령 공청회에서 유길촌 영화진흥위원장은 이렇게 호소한 적 있다.
"시간만 주시면 밤을 새워서라도 좋은 영화를 만들겠습니다.
제발 한달만이라도 주말 황금시간대를 한국영화를 위해 비워주시지 않겠습니까" 이제 공은 방송사로 넘어가 있다.
때맞춰 방송사의 고충을 씻어줄 희소식도 있다.
문화관광부가 년 100편 이상의 영화가 제작될 수 있도록 영화산업을 지원하는'영화진흥종합대책'을 이 달 안에 내놓기로 했다는 점이다.
방송사와 영화계는 선거를 의식한 홍보용으로 그치지 않을까 잔뜩 긴장한 채 발표를 기다리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