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사상 첫 매출 1조원을 돌파한 무신사가 해외시장 공략을 본격화한다. 온·오프라인 전방위 진출로 5년내 해외 거래액(GMV) 3조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박준모 무신사 대표는 10일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 같은 계획을 밝혔다. 박 대표는 "2030년까지 거래액 기준 해외에서 3조원을 달성할 것"이라며 "K패션 브랜드에 3조라는 사업기회가 만들어지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K콘텐츠의 전세계적 인기에 K패션 또한 해외에서 탄력을 받을 것으로 박 대표는 기대했다. 그는 "3000조원 규모의 전세계 패션 시장에서 한국 시장 비중은 2% 정도"라며 "K패션 해외진출은 타이밍이 중요한데 K콘텐츠 등 한국 문화산업이 해외에서 호응을 얻고 있는 지금이 적기"라고 강조했다.
이어 "안타깝게도 K푸드, K뷰티 등과 달리 K패션은 해외시장에서 눈에 띄는 성공사례를 찾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K팝의 성공에 훌륭한 연예기획사가 있었듯, 무신사가 해외진출을 하려는 K패션 브랜드의 전략적 파트너가 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무신사는 그동안 2021년 설립한 첫 해외 자회사 '무신사 재팬'과 2022년 론칭한 '무신사글로벌' 애플리케이션 등을 통해 해외 사업을 전개해 왔다. 일본에서의 지난해 브랜드 사업 실적은 2021년 대비 17배 성장했고, 무신사글로벌은 13개 국가에 서비스 되며 연평균 260% 성장률을 기록 중이다.
회사는 올해 중국을 무신사글로벌 서비스 국가로 추가하고 현지 오프라인 매장도 연다. 내년엔 일본에도 오프라인 매장을 낼 계획이다. 박 대표는 "올해 4분기 상하이를 시작으로 중국에 2개 매장을 내고, 내년 초 도쿄, 오사카, 나고야 등지에서 2~3개 매장을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2026년에는 싱가포르, 태국, 중동 온·오프라인 채널에, 2027~2030년엔 미국, 캐나다, 호주,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오프라인 채널에 진출한다는 계획도 내놓았다.
무신사는 해외 고객에 로컬서비스 수준의 배송을 제공하기 위해 인프라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할 계획이다. 자금조달 방안으로 상장도 적극 검토한다.
박 대표는 "배송관련 물류 인프라 투자에 굉장히 많은 비용이 들어갈 것"이라며 "안정적인 해외진출을 이해 물류는 기본적으로 내재화하려고 하고 있고, 각 지역 파트너사들이 가진 물류 역량도 적극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무신사는 현재 여주 창고에 대한 자동화를 진행 중이며, 국내 고객이 이용하는 '무배당발'(무료배송 당일발송) 서비스를 해외 고객으로도 확장하는 것을 계획 중이다. 관세, 반품처리 등을 무신사가 처리한다.
테스트 중인 '재고 전진배치 서비스'도 올해 하반기에 확대해 해외 진출하는 K패션 브랜드에 오픈할 예정이다. 이는 로컬배송을 할 수 있게 해외 국가에 재고를 갖다 놓는 것인데, 이를 통해 일본의 경우 1~2일만에 상품을 받아볼 수 있게 된다는 설명이다.
박 대표는 상장을 통한 물류 투자 자금조달 가능성에 대해 "상장 준비는 계획에 따라 차근차근 하고 있다"며 "조만간 주관사 선정 등을 진행할 것이며, 거래소를 국내로 할지 해외로 할지는 확정하지 않았다. 국내 상장, 해외 상장 모두 장단점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박 대표는 새 정부를 향해 K-패션 해외진출을 위한 정책적 지원을 주문하기도 했다. 그는 "상표권, 세금 관련 된 것 등 해외 판매 과정에서 필요한 지원이 정말 많은데, 지금은 브랜드사들이 각개격파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우리 같은 개별 기업 차원이 아니라, 정부 차원에서 같이 관심을 갖고 고민해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무신사는 쾌속 성장 중이다. 2018년 5000억원이 안 됐던 거래액은 작년 4조5000억원이 됐고 매출은 사상 최대인 1조2427억원을 기록했다. 오는 11일까지 이 기업의 글로벌 진출 비전을 공유하는 '글로벌 파트너스 데이'가 열리는데, 국내외 패션 브랜드, 마케팅·물류기업, 투자사 등 1000여개사 1500여명이 이 자리에 모인다.글·사진 김수연기자 newsnews@dt.co.kr
박준모 무신사 대표가 10일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글로벌 시장 진출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 김수연기자 newsnew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