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6월 경제동향
4월 건설기성 20.5% 감소…5월 수출 1.3% 감소
"활력 없는 상황 지속…통상 불확실성 여전"
국책연구기관 한국개발연구원(KDI)이 건설업 부진과 미국발 관세 조치에 따른 수출 둔화로 우리 경기 전반이 미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국내 정국 불안은 완화됐지만 통상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다는 지적이다.
KDI는 10일 '6월 경제동향'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건설업이 부진한 가운데, 수출도 둔화하면서 경기 전반이 미약한 상태에 머물러 있다"며 "건설투자 큰 폭 감소가 내수 회복을 제약하고 있으며, 대(對)미국 자동차 수출이 급감하는 등 관세 인상의 영향도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건설업의 경우 4월 건설기성은 작년보다 20.5% 줄면서 12개월째 감소세를 보였다. 감소 폭도 전월(-16.3%)보다 커졌다. 건축(-23.0%)과 토목(-12.6%)도 큰 폭으로 감소했다.
건설업과 함께 소비도 부진했다.
4월 소매 판매는 전년대비 0.1% 감소했다. 개별소비세 인하의 영향으로 자동차 판매가 16.3% 늘었지만 가전(-8.7%)과 가구(-9.1%), 의복(-7.9%) 등 다른 주요 품목들은 판매가 줄었다.
숙박·음식점업(-2.5%), 교육서비스업(-0.9%) 등 주요 서비스업 생산도 감소했다.
다만, 소비 심리는 조금씩 되살아나는 모습이다. 소비자심리지수는 5월 기준 101.8로 기준선(100)을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도 미국 정부의 관세 인상 영향이 본격화하면서 둔화세를 이어갔다.
5월 수출은 작년보다 1.3% 줄었다. 일평균 수출도 1.0% 증가하는 데 그쳤다.
국가별로는 미국(-8.1%)과 중국(-8.4%), 중남미(-11.6%) 등 관세 부과 대상국을 중심으로 감소세가 컸다. 관세율이 대폭 인상된 자동차의 경우 대미 수출은 32.0% 급감했다.
다만, 광공업 생산은 4월 들어 전년 대비 4.9% 증가했다.
특히, 반도체 생산 증가율이 21.8%로 컸다.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73.8%로 높은 수준을 유지했고, 재고율은 102.3%로 하락했다.
설비투자도 반도체와 운송장비 중심으로 견조한 흐름이 이어졌다.
4월 설비투자는 작년보다 8.4% 늘었고, 선행지표인 5월 기계류 수입도 운송장비(34.1%), 반도체 장비(26.1%)를 중심으로 증가했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경기가 특별히 더 나빠지지는 않았지만 활력이 없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고, 철강·알루미늄 추가 관세 인상 및 무역 갈등 재점화 우려 등으로 통상 불확실성은 여전히 높다"면서도 "국내 정국 불안이 완화되고 미중 무역 합의가 이루어지면서 가계와 기업의 심리지표가 개선됐다"고 설명했다.세종=원승일기자 won@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