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과반 이상이 고물가로 경제적 어려움을 느낀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국민들이 가장 바라는 민생회복 과제 역시 '물가 안정'이 꼽혔다.
한국경제인협회(이하 한경협)는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민생경제 안정을 위한 대책' 설문조사에서, 민생경제의 가장 큰 어려움을 묻는 질문에 국민 53.5%는 '고물가·생활비 부담 증가'를 꼽았다고 20일 밝혔다.
이어 일자리 문제·고용불안(11.3%), 주거비 상승과 전·월세 부담 증가(10.0%), 경기 둔화·내수 위축(7.2%), 소득 정체·실질임금 감소(6.8%) 등의 순이었다.
한경협은 최근 들어 소비자물가가 2% 초반의 안정세를 유지하고는 있으나, 누적기준으로는 고물가가 장기화되고 있어 국민들이 체감하는 물가수준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소비자물가지수가 개편된 2020년(지수=100)을 4년여 전후한 기간을 비교해보면, 직전 4년인 2016년(95.78)에서 2020년(100)까지 물가상승률은 4.4%였지만 2020년(100)부터 2025년 4월(116.38)까지는 16.4% 상승했다.
국민들이 가장 바라고 있는 민생회복 과제는 '물가 안정'(60.9%)인 것으로 조사됐으며 양질의 일자리 창출(17.6%), 주거 안정(9.5%), 지역경제 활성화(7.8%), 취약계층 지원 강화(3.8%) 들이 뒤를 이었다.
연령대별로 '물가 안정'은 56.3%(30대)~64.9%(50대)의 응답비율로 모든 연령대가 민생회복 1순위 과제로 꼽았다. 특히 50대의 응답 비율이 64.9%로 가장 높았다.
물가 안정을 제외할 경우 20대 이하(23.0%)와 50대(19.3%)의 경우 '양질의 일자리 창출', 30대에서는 '주거 안정(16.9%)'과 '양질의 일자리 창출(16.9%)'의 응답 비중이 타 연령대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았다. 한경협은 신규취업·재취업 수요가 큰 20·50대, 결혼 후 주택구입 시기인 30대의 특성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했다.
민생회복 1순위 과제인 물가 안정을 위해 정부가 우선적으로 추진할 정책에 대해서는 '농축산물·생필품 가격 안정(35.9%)'이 가장 많이 지적됐다. 또 공공요금(전기·가스·수도) 부담 경감(21.8%), 환율 변동성 완화·수입 물가 안정(17.2%), 세금 부담 완화·생활비 지원 강화(17.1%), 에너지·원자재 가격 안정(7.8%) 등을 꼽았다.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위한 정책과제로는 '청년·여성·고령층 맞춤형 고용 지원 강화'라는 응답(31.9%)이 가장 많았다. 이어 첨단산업·신성장 동력 분야 일자리 창출(21.0%), 노동시장 개혁·근로환경 개선(20.6%), 중소기업·스타트업 육성을 통한 고용 확대(20.0%)를 지적했다. 공공·사회서비스 일자리 확대(6.4%)는 응답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고물가와 경기침체 장기화로 국민들의 경제적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며 "체감물가와 직결되는 식료품‧생필품 가격 안정을 위해 농산물 수입선 다변화, 유통구조 개선 등에 노력하고 민간의 일자리 창출 여력 확충으로 가계의 소득창출 능력을 제고해야 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