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이 올해 1분기 배터리 사업의 적자와 정제마진 약세로 적자 전환했다. 다만 배터리 사업은 판매량 확대 등으로 적자 폭을 줄였고 전사적으로는 E&S 합병 효과로 10분기 만에 분기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SK이노베이션은 연결 기준 올해 1분기 영업손실이 446억원으로 지난해 동기(영업이익 6247억원)와 비교해 적자전환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30일 밝혔다. 매출은 21조1466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12.2% 증가했다. 이는 2022년 3분기(22조7534억원) 이래 최대 매출이다.
사업별로 보면 석유사업은 매출 11조9천181억원, 영업이익 363억원을 기록했다.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와 석유수출기구 플러스(OPEC+) 감산 완화 등으로 국제유가와 정제마진 약세로 전분기 대비 영업이익이 3061억원 감소했다.
화학사업은 매출 2조4770억원과 영업손실 1143억원을 기록했다. 파라자일렌(PX)과 올레핀 계열 시황 약세 등으로 영업적자가 이어졌다. 윤활유사업와 석유개발사업도 각각 영업이익이 전분기 대비 181억원, 254억원 줄었다.
다만 석유개발사업의 경우 지난달 중국 17/03 광구에서 2개공 시추 작업을 완료해 생산을 개시했다. 파트너사와 추가적인 생산정 시추를 협의 중이다.
배터리사업의 경우 영업손실 2993억원을 기록했지만 전분기 대비 적자폭을 601억원 줄였다. 배터리소재 사업은 판매 물량 증가 등으로 전 분기 대비 영업손익이 193억원 개선됐다.
전기차 생산 확대와 완성차 공장 가동률 개선 등의 영향으로 북미 지역을 중심으로 판매량이 확대됐다.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1분기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수혜 규모는 1708억원으로 전분기(813억원)과 비교해 약 110% 증가했다.
배터리 사업은 관세와 전기차 관련 정책의 불확실성에도 북미 지역 판매량 증가 등으로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배터리 신규 수주 등 고객·제품 포트폴리오 다변화에도 집중할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은 "최근 완성차 업체들의 미국 내 현지화 흐름이 가속화하고 있다"며 "올해 미국 배터리 가동률과 판매량이 대폭 개선될 것으로 배터리 판매 물량 확대와 운영 효율 개선을 바탕으로 한 원가 절감 등을 통해 수익성을 개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 E&S 사업의 매출은 3조7521억원과 영업이익은 1931억원을 기록했다. 동절기 난방 수요에 따른 도시가스 판매량 확대로 영업이익이 전분기 대비 789억원 확대됐다. 지난해 11월 합병한 E&S의 실적이 온전히 반영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SK이노베이션 E&S사업은 에쿼티 가스전, 장기 계약, 스팟 물량 등 다양한 액화천연가스(LNG) 공급처를 활용해 안정적이고 경쟁력 있는 LNG를 확보하고 이를 이용한 발전소 운영 최적화를 통해 계절적 비수기인 2분기에도 이익 제고를 추진할 계획이다.
서건기 SK이노베이션 재무본부장은 "올해 북미 배터리 공장 가동률·판매량 개선, 베트남 광구 개발, 운영 최적화 등 사업별 수익성 개선 활동을 통해 재무건전성을 강화할 계획"이라며 "앞으로도 토탈 에너지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본원적 경쟁력을 강화하고 '원 이노베이션'으로 결속해 수익성과 성장성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박한나기자 park27@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