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 (지귀연 부장판사)는 24일 윤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사건 제2차 공판준비기일을 열어 4월14일을 첫 정식 공판기일로 지정했다. 1차 공판기일엔 검찰이 신청한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조태열 외교부 장관에 대한 증인신문을 하기로 했다.
검찰 공소장에 따르면 최상목 부총리와 조태열 장관은 지난해 12월3일 비상계엄을 선포하기 전의 윤 대통령을 대통령 집무실에서 만나 우려를 전달했다. 최 부총리는 이 자리에서 "비상계엄 선포는 경제와 국가 신인도에 치명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에 안 된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 장관 역시 "외교적 영향뿐 아니라 70년 동안 대한민국이 쌓은 성취를 무너뜨리는 것"이라며 계엄선포를 만류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이날 준비기일에선 윤 대통령 변호인단이 공소사실을 전면 부인하면서 검찰 측과 공소사실 특정 여부, 증거수집 위법성 등을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변호인단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내란죄 수사권을 부정하며, 검찰이 사건을 송부받아 기소한 게 위법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어느 시점부터 윤 대통령이 공범들과 어떤 내용을 공모했는지 특정하기 어렵다"며 공소사실이 불분명하다거나 공소장 일본(一本)주의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검찰 측은 "공소장에 일부 추상적인 표현이 있으나, 충분히 특정 가능하도록 작성됐다"며 "(윤 대통령과 군이) 국회 출입을 어떻게 봉쇄했고 어떤 방식으로 국회의원 출입을 방해했는지 등의 경위가 명확히 기술돼 있다"고 반박했다. 검사의 보완수사권을 제한하는 법령 규정이 없다고도 했다.
검찰은 핵심 증인 38명을 1차 증인 신문할 계획이다. 재판부는 "향후 2주에 3회 정도 재판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윤 대통령은 지난달 20일 1차 준비기일에 출석했지만, 이날은 법정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공판준비기일은 정식 재판에 앞서 심리 계획 등을 정리하는 절차로, 피고인 출석 의무는 없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