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 '中 완전 자율 AI' 주목
중고거래서 초대 코드 판매 급증
"게임 체인저될 것" vs "기대 이하"
중고거래서 초대 코드 판매 급증
"게임 체인저될 것" vs "기대 이하"
중국발 인공지능(AI)의 질주가 멈추지 않고 있다. 딥시크(DeepSeek)에 이어 이번엔 중국 AI 스타트업 버터플라이이펙트(Butterfly Effect)의 '마누스(Manus)'까지 화제몰이를 하고 있다. 클로즈드 베타 단계임에도 초대 코드가 중고 거래 사이트에서 수천 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마누스가 주목받는 이유는 기존 AI 챗봇과 달리 이용자의 명령 없이도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하는 '자율형 AI 에이전트'이기 때문이다. 버터플라이이펙트 측은 마누스가 주식 분석, 데이터 수집, 웹사이트 제작까지 독립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다만 업계의 반응은 엇갈린다. 'AI 기술의 새로운 지평'이라는 평가가 있는 반면 성능이 과장됐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초대 코드 암거래까지 등장한 AI= 11일(현지시간) 비즈니스 인사이더 등 외신에 따르면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AI 에이전트 '마누스' 초대 코드가 1000달러(약 145만원)에 거래되는 등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마누스는 현재 클로즈드 베타 상태로, 기존 사용자로부터 초대 코드를 받지 않으면 이용할 수 없어 중국 중고거래 플랫폼 '셴위(閑魚)'에서 초대장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며 "셴위에서 '마누스'를 검색하면 50페이지가 넘는 판매 목록이 뜨고 최고가는 수천달러에 이른다. 이베이에서도 마누스 AI 계정과 비밀번호를 1000달러부터 시작하는 경매 글이 올라오는 등 관심이 뜨겁다"고 설명했다.
마누스는 지난 5일 공개됐다. 버터플라이이펙트는 2022년 첫 번째 AI 비서 '모니카'를 출시한 이후 3년 만에 마누스를 공개했다. 마누스는 단순히 생각만 하는 게 아니라 다양한 작업을 처리해 결과물을 제공하며 인간을 돕는 데 그치지 않고 인간을 대체하는 AI 시스템이라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시연 영상을 보면 마누스는 이용자의 요청에 따라 필요한 프로그램이나 정보 등을 직접 찾아 작업을 수행한다. 마누스라는 이름은 '정신과 손'이라는 뜻의 라틴어 '멘스 엣 마누스(Mens et Manus)'에서 차용해 세상에 의미 있는 영향을 미치기 위해서는 지식이 적용돼야 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회사 측은 "마누스는 '세계 최초의 완전 자율형 AI 비서'로, 인간과 기계 협업의 새로운 패러다임이자 범용 인공지능(AGI)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기술"이라며 "재무 분석부터 채용 후보자 검토까지 디지털 세상을 자유롭게 탐색하며 전문가들도 따라가기 어려운 속도와 정확성으로 결정을 내린다"고 강조했다.
회사 측에 따르면 마누스가 AGI 성능 평가인 GAIA 벤치마크 테스트에서 최고(SOTA) 성적을 기록해 오픈AI의 '딥리서치'보다 높은 평가를 받았다. GAIA는 단순한 언어 모델 테스트가 아니라 AI가 실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지를 측정하는 벤치마크 지표다.
◇"AGI로 가는 징검다리" vs "과장된 기대"= 마누스에 대한 관심은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마누스를 소개하는 영상은 X(옛 트위터)에 공개된 지 20시간 만에 40만회 가까이 조회됐다. 회사 공동 창업자이자 수석 엔지니어인 지이차오는 자사 홈페이지 영상에서 "마누스는 기업과 산업 전반의 업무 방식을 바꾸는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딘 볼 조지메이슨대 메르카투스센터 AI 연구원은 "마누스에 '딥시크 모멘트'란 표현을 쓰는 것은 틀렸다. 마누스는 그보다 한 단계 더 나아갔다"며 "딥시크는 미국 기업들이 이미 구현한 기술을 복제했지만, 마누스는 AI 기술의 경계를 확장하고 있다. 현재 가장 정교한 AI 기반 컴퓨팅 시스템이 중국 스타트업에서 나왔다"고 평가했다.
세계 최대 AI오픈소스 모델 공유 플랫폼 허깅페이스의 제품 책임자 빅터 무스타도 "마누스는 지금까지 사용해 본 AI 도구 중 가장 인상적"이라며 "AI 에이전트의 개념을 재정의할 수 있다. 마누스는 기존의 코딩 방식 자체를 없애버릴 수도 있다. 단순한 코드 작성이 아니라, 아이디어가 그대로 구현되는 방식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성능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딥시크와 달리 마누스는 자체 개발 AI 모델을 쓰지 않았고 기술 정보도 오픈소스로 공개되지 않았다. 기본적인 오류가 잦다. 기술 전문매체 테크크런치는 "기본적인 오류가 잦고 온라인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정보마저 놓치는 경우가 있다"며 "실행 과정에서 반복 루프에 빠지는 경우가 많아 마누스는 아직 초기 액세스 단계라고 보는 것이 맞다. 기술적 혁신보다는 마케팅이 앞서가고 있는 사례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유진아기자 gnyu4@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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