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국내 인공지능(AI) 연구개발을 지원하기 위해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 1만개를 연내 조달하기로 했다. 난항을 겪어온 슈퍼컴퓨터 6호기 사업도 속도를 내서 GPU 8000개 규모로 구축, 내년 상반기까지 GPU 총 1만8000장 분량을 확충한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17일 오후 서울청사에서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국가인공지능위원회 산하 제3차 AI컴퓨팅인프라특별위원회(이하 특별위원회)를 개최했다. '국가AI컴퓨팅센터 구축(SPC 설립) 실행계획' 관련 현안을 민·관이 함께 점검하고자 마련한 자리로, 사업 추진 경과와 GPU·서비스·입지·전력·정책금융 등 주요 항목별 현안 및 대응방향을 논의했다.
최 권한대행은 이날 "정부는 민·관 협력을 통해 연내 고성능 GPU 1만장을 확보해 국가AI컴퓨팅센터 서비스를 조기 개시"하고, "내년 상반기에는 GPU 8000장 상당의 슈퍼컴 6호기를 구축해 연구계를 지원"하는 등 기업·연구계를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번에 연내 확보를 추진한다고 발표된 GPU 수량은 앞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내놨던 목표치(1만5000장)의 3분의 2 수준이다. 또한 슈퍼컴퓨터 6호기의 경우 GPU 수급난과 환율 상승 등이 이어지며 지난해 내내 사업자를 구하지 못하는 등 사업이 차질을 빚어왔다. 국가AI위원회가 이런 AI인프라 관련 현안들을 앞으로 어떻게 풀어나갈지 주목된다.
한편 이날 특별위원회에선 김성훈 업스테이지 대표가 'AGI 강국으로 가는 길'을 주제로 발표, 인재·GPU 중요성과 우리나라가 보유한 역량을 강조하고 AGI 강국 도약을 위해 필요한 지원방안에 대해 다뤘다. 이어 배경훈 LG AI연구원장이 '최신 AI 기술 동향 및 한국형 AI 발전 방향'을 주제로 발표, 낮은 비용으로 동등 수준의 성능 확보가 가능한 추론 강화 모델에 대해 설명하고 이를 바탕으로 개발한 LG AI모델 '엑사원'의 성과를 공유했다.
이밖에도 김병환 금융위원장, 강도현 과기정통부 제2차관, 강석훈 한국산업은행 회장, 김성태 중소기업은행장, 허성욱 정보통신산업진흥원 원장 등 정부위원과 박종배 건국대 교수, 조준희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장, 김정회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상근부회장, 안정호 서울대 교수, 박경렬 한국과학기술원 교수, 이준만 서울대 교수, 김인재 신한투자증권 팀장 등 민간위원이 이번 3차 특별위원회에 참석했다.
정부는 앞으로도 특별위원회에서 수시로 추진 상황을 점검하고 각종 현안에 유연하게 밀접 대응할 계획이다. 이번에 제시된 정책제언을 바탕으로 AI컴퓨팅 인프라 확충 정책을 보완해나고, 산업계·과학기술계와 지속적으로 소통하며 국가AI컴퓨팅센터 구축을 위한 '민·관 원팀 체계'를 더욱 공고히 한다는 방침이다.
최 권한대행은 "최근 AI산업 패권 경쟁이 가열되는 가운데, 경쟁 구도도 기업 간 대결을 넘어 국가가 전면에 나서는 '혁신생태계 간 경쟁'으로 바뀌고 있다"며 "정부와 민간이 한 팀이 돼 힘을 모으면 과거 광대역 통신망을 구축해 우리나라가 IT 강국으로 부상했듯, AI컴퓨팅 인프라를 기반으로 AI 3대강국(G3)으로 도약할 것"이라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