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큰뜻 품고 정치 무대 출연해야…지난 당대표 경선, 尹心 후보도 안 받아들인 게 당원들"
"韓 '계엄 안 된다' 소신, 尹 말처럼 '개인에 충성않고' 나라에 충성…배신론 근본부터 틀려"
2020년부터 "70년 이후 출생자 대통령됐으면" 언급
정치권에서 '킹 메이커'로 불려온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에 관해 "(대통령 탄핵 인용으로) 대선이 조기에 열린다면 어느 후보보다 확장성이 제일 있다"며 대권 도전을 권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선포 직후부터 여당 대표로서 막아선 공로, 당원 표심 등을 근거삼았다.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은 11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다음 대선이 열린다면 가장 중요한 어젠다와 시대정신이 무엇이겠냐'는 질문을 받고 "조기 대선이 치러진다는 건 계엄(12·3 비상계엄 선포)이 잘못됐다는 것을 입증하는 거고, 탄핵(소추)이 옳았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 아니겠나"라며 이같이 언급했다.
그는 지난 설 연휴 기간 한동훈 전 대표와 30분 가량 회동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구체적인 대화 내용은 공개를 삼갔다. 다만 "내가 보기에 (한 전 대표가) 무슨 특별하게 조언을 바라고서 나를 만난 게 아니고, 처음 만나서 잠깐 얘기했다"며 "내가 일방적으로 한 전 대표를 그동안 봐온 것에 대해 얘기를 했을 뿐"이라고 했다.
지난해 '12·3 비상계엄 사태' 당시 국회 본청에서 계엄 반대 원내·외 인사들과 집결한 한동훈(왼쪽) 당시 국민의힘 대표, 이달 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이 주최한 '국가대개조를 위한 개헌 토론회'에 참석한 김종인(오른쪽)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국민의힘 홈페이지 사진·연합뉴스 사진 갈무리>
김 전 비대위원장은 "내가 보기에 한 전 대표한테는 선택의 여지가 별로 없다. 일단 정치에 참여한 이상 자기 나름대로의 뜻을 펼칠 것같으면 한번 '큰 뜻'을 품고 무대에 출연하는 게 정상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친윤(친윤석열)계 주류가 장악한 국민의힘 대선 경선을 돌파할 수 있겠냐는 회의론에도 반론을 펼쳤다.
그는 "당에 탄핵 반대 목소리가 크단 얘기는 '의원들 중심'으로 나온 얘기지 실질적으로 전 당원이 찬성하는 건 아니라고 본다"며 "지난번 (제22대) 총선이 끝나고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 때 사실 윤 대통령이 '한 전 대표가 절대로 돼선 안 된다' 생각하고 본인이 미는 후보가 있었는데 당원이 그걸 안 받아들였다"고 했다.
특히 "(득표율)63%라고 하는 절대적인 다수가 한 전 대표를 선택했기 때문에 그 뿌리가 나는 아직도 없어졌다고 생각하진 않는다"고 강조했다. 한 전 대표를 겨눈 친윤계의 '배신자 프레임'엔 "배신자 얘기는 기본적으로 잘못된 판단"이라며 "한 전 대표가 계엄 첫날 바로 '절대로 안 된다'고 얘기했지 않나"라고 지적했다.
이어 "윤 대통령의 말마따나 '개인(사람)에 충성하지 않고 조직이나 나라에 충성한다'면 한 전 대표는 사실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해 '계엄은 안 된다'는 소신을 피력했다. 그걸 '배신'이라 생각하면 근본적으로 잘못"이라며 차기 대권에서 "거기(계엄)에 가장 앞장서 반대한 사람이 가장 유리한 입장"이라고 봤다.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이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응답층 안팎에서) 우세하더라'란 질문엔 "지금 여론조사로 나타나는 게 전부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며 "탄핵이 인용돼 조기 대선이 이뤄진다고 생각하면 일반국민의 여론도 상당히 달라질 것"이라고 답했다. 아울러 소장파 정치인들의 세대교체론에도 힘을 실었다.
김 전 비대위원장은 "세대교체란 건 내가 국민의힘에 처음 갔을 적(2020년 미래통합당 비대위원장 임명 이후)에 '다음 대통령은 1970년 이후 출생한 사람이 대통령이 됐으면 좋겠다'고 얘기했다"며 "지금 엄청난 시대변화에 따라갈 수 있는 영향을 가지려면 과거에 집착하는 사고를 가진 사람보단 젊은 사람이 낫다"고 했다.
중도확장성 측면에서 '오세훈 서울시장(국민의힘)은 어떻냐'는 질문엔 "오세훈 시장은 아직 대권 도전한다는 의사를 확실하게 표현하고 있지 않아 더 두고봐야 알겠다"고 말을 아꼈다. 정권재창출을 위해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이 관계를 끊어야하느냐는 물음엔 "자연적인 것"이라며 '잠룡'들이 활동을 본격화해야 한다고 봤다.
탄핵 인용 두달 뒤 치르는 대선에 '사전 준비'가 중요하다고도 했다. 그는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 허은아 당대표 간 갈등엔 "선거(총선) 끝나고 나서 더 이상 개혁신당에 관심 가져본 적이 없다"고 일축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우클릭 논란'에 대해선 "(좌·우보단) 현실감각에 조금 가까워지지 않았나"라고 일부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