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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나인의 `樂樂한 콘텐츠`] 대리 설렘에 `리액션 맛집`까지… 남다른 Z세대들의 예능 즐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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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자 과몰입 돕는 리뷰 콘텐츠 주목
작품 시청하는 시간·노력 최소화 가능
공감대 형성하며 콘텐츠 소비패턴 공유
직접 영상 재생산으로 본방송 시청 유도
"사랑을 쟁취하기 위해 모인 K-남매들, 평소엔 물고 뜯는 남매지만 결정적인 순간에는 내 편이 되는 사람, 이런 의도를 가진 연애 프로그램이고, 룰은 서로 누가 누구의 혈육인지 모르는 상태에서 만나게 됩니다."

◇방송 프로그램도 '아는 게 힘'

분필을 들고 칠판 앞에 선 '일타강사'. 언뜻 보면 인터넷 강의인 듯 보이지만, 티빙 오리지널 '연애남매' 리뷰를 하는 유튜버다. 연애 프로그램 등 예능을 구수한 사투리를 섞어가며 친근하지만, 일타강사 '족집게'처럼 짚어주면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이 유튜버가 마치 수학 공식을 적는 듯 칠판에 한 빼곡한 판서는 연애남매 내 복잡한 인물 관계도를 단순화한 것이다. 일타강사 강의를 보듯 일목요연하게 프로그램 내 상황을 그려 줘 누구나 프로그램의 흐름을 쉽게 파악하도록 해 주는 게 특징이다. 속 시원하게 프로그램을 강의 형태로 설명하는 '할말넘많' 채널은 구독자가 53만6000여명에 달한다.

◇출연진 따라 울고 웃고… '공감되네'

시청자들의 시선을 끊임없이 잡아두기 위해서는 '과몰입'을 이끌어낼 수 있는 포인트가 필수다. 최근 드라마나 예능 프로그램을 해설해주며 시청자의 과몰입을 도와주는 리뷰·과몰입 콘텐츠가 주목받고 있다. 특히 이들의 활동은 '연애남매', '환승연애', '나는솔로' 등 연애 프로그램에서 빛을 발한다.

스스로 '리액션 대마왕'으로 소개하는 '찰스엔터' 채널은 솔직한 100% 리액션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얼굴을 감싸며 출연진의 감정과 태도를 따라 울고 웃는 것은 기본이고, 매화 솔직한 반응으로 구독자의 공감을 이끌어낸다. 프로그램을 시청하고 바로 솔직한 감상을 담은 리액션 영상을 봐야 '마무리가 된 것 같다'는 시청자들부터 '오히려 본방송보다 재밌다'는 반응도 많다. 이 같은 인기에 힘입어 연애 프로그램 출연자들이 직접 리액션 콘텐츠에 등장한 사례도 있다.

서울시 송파구에 거주하는 김미연(29)씨는 "연프(연애 프로그램)를 하나 보면 리뷰 영상을 2~3개까지 찾아본다"며 "리액션 영상을 통해 이해가 안 됐던 상황도 해석을 통해 정리되고 다음 본방송 방영 때까지 복습하듯 당시 느꼈던 감정을 고스란히 다시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K팝서 부흥한 리액션 영상, 예능·드라마까지 확산

본방송만 보기도 빠듯한데, 리액션 영상이 인기를 끄는 이유가 뭘까. 리액션 영상의 인기는 전세계적인 K팝 부흥과 함께 열기를 높였다. K팝 뮤직비디오 신곡을 내면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 각국의 유튜버들이 리액션 영상을 올리면서 팬덤의 시선을 끄는 형태다. 이 리액션 콘텐츠가 K팝뿐 아니라 드라마, 예능 영역으로 확장됐다.


리액션 영상은 단순한 구조로, 저작권 문제로 인해 본래 콘텐츠 영상을 작은 사진 형태로 넣거나 아예 담지 않고 리액션만 촬영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단순한 구조지만, '공감대 형성'이 기저에 있다. 이전에는 가족에만 한정됐던 텔레비전 시청 공동체가 '인터넷화'하면서 공동체 범위가 전세계로 넓어지게 되고, 시청자들은 개인화된 소비 문법에서 벗어나 자신의 콘텐츠 소비 패턴을 공유하고자 하는 경향이 커졌다.
특히 리뷰·리액션 영상은 전체 작품을 시청하는 데 필요한 시간과 노력을 최소화하고, 작품에 대한 이해를 도와줘 최신 트렌드를 파악할 수 있는 효율적인 방법 중 하나로 꼽힌다.

◇영상 재생산으로 놀이 즐기는 Z세대

특히 Z세대(1990년 중후반~2010년대 초반에 태어난 세대)들은 TV나 영화에 몰입하면서도 몰입감의 정도는 이전 세대만큼 크지 않은 경향이 있다. 대신 소셜미디어나 게임 등 다양한 디지털 콘텐츠를 이용하면서, 콘텐츠 생산 과정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려는 욕구가 있다. 특히 하나의 미디어에서 즐긴 콘텐츠를 다른 미디어에서 즐기는 것을 선호한다. 직접 영상의 재생산을 통해 놀이·경험 문화를 주도하는 세대이기도 하다.

테드 서랜도스 넷플릭스 공동 CEO가 유튜브, 틱톡 등 숏폼 플랫폼 시청이 경쟁적이면서도 상호보완적인 기능이 있다고 내다본 이유다. 넷플릭스의 콘텐츠를 보고 리액션을 하는 영상이 숏폼 등을 통해 확산하면, 콘텐츠 시청을 유인하는 효과로 이어지기도 한다. 유튜브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이들의 리액션도 '쇼츠' 등 숏폼 콘텐츠로 재생산되고, 이 콘텐츠가 다시 본방송 시청을 유도하는 순환고리를 이루고 있다.

◇'공감' 이끄는 리액션 영상, 미디어 순기능도 주목

이용자 '공감'을 유도하는 리액션 영상이 사회 통합 측면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노창희 디지털산업정책연구소장은 "최근 미디어 환경에서도 양극화와 분열로 사회적 갈등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공감'을 기반으로 한 리액션 콘텐츠는 미디어의 고전적인 사회 통합적 기능과 부합해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나인기자 silkni@dt.co.kr

[김나인의 `樂樂한 콘텐츠`] 대리 설렘에 `리액션 맛집`까지… 남다른 Z세대들의 예능 즐기기
연애 프로그램 '환승연애'를 보고 리액션하는 '찰스엔터' 채널 영상 갈무리.

[김나인의 `樂樂한 콘텐츠`] 대리 설렘에 `리액션 맛집`까지… 남다른 Z세대들의 예능 즐기기
유튜브 채널 '할말넘많'의 '연애남매' 리액션·리뷰 콘텐츠 영상 화면 갈무리.

[김나인의 `樂樂한 콘텐츠`] 대리 설렘에 `리액션 맛집`까지… 남다른 Z세대들의 예능 즐기기
'라커룸tv'의 '연애남매' 리뷰 영상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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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남매' 티저 이미지. 웨이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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