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족 승계가 어려운 중소기업은 앞으로 인수합병(M&A)을 통해 기업승계가 가능해진다. 전체 중소기업 7곳 중 1곳이 친족 승계 실패로 흑자 폐업 위기에 놓인 일본과 같은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서다.
또 오는 2027년까지 매출과 고용 성과가 우수한 혁신 중소기업을 현재 7만 개에서 10만 개로 늘린다.
중소벤처기업부는 29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중소기업 도약전략'을 발표했다. 중기부는 친족승계가 곤란한 중소기업의 지속가능 경영을 지원하기 위해 중기 기업승계 특별법을 내년까지 제정하겠다고 밝혔다.
중소기업중앙회에 따르면 중소기업 제조업 CEO의 31.6%가 60세 이상인 것으로 조사됐다.
특별법 제정을 통해 M&A 방식의 기업 승계를 희망하는 중소기업에 대해 중앙정부와 지자체, 민간 중개업체가 협업하는 지원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비슷한 제도를 이미 시행하고 있는 일본은 주식매입비용 융자와 보증을 제공하는 한편, M&A 후 경영 안정을 위해 설비투자와 마케팅 보조금 등의 특례를 주고 있다.
민관 협업 중소기업 전용 M&A 플랫폼도 구축할 계획이다. 기술보증기금 등 전문 정책기관과 민간 중개업체가 협업하는 플랫폼을 만든다는 취지다. 대기업과 스타트업 간 M&A는 기술보호 조치가 제대로 이뤄지도록 지원하고, 중소기업 간 M&A는 진행 과정에 필요한 컨설팅과 인수자금, 부대비용 등을 지원한다.
지난 2015년 이후 10년 간 변동이 없었던 중소기업 매출기준도 다시 검토한다. 현재는 중기업은 업종별로 400~1500억원이고, 소기업은 10~120억원이다. 최근 고물가가 지속되며 돈의 가치가 낮아졌고, 산업 구조도 과거와 달라졌다는 이유에서 업종별 적정성을 검토하기로 했다.
중소기업 재직 유인을 강화하기 위해 재직자 전용 저축 신설도 검토한다. 청년 근로자가 매월 일정금액을 불입하면 은행과 기업이 가산금리 우대를 제공하는 방식의 '중소기업 청년 우대 저축'이 거론된다. 중소기업 근로자들이 많이 가입하는 내일채움공제는 5년 이상인 가입 기간을 다양화하고, 혜택도 강화할 계획이다.
또 신산업에 진출하는 중소기업을 '제2의 창업'으로 규정하고 전용 지원사업을 신설한다. 미래 전략분야로 진출하는 유망기업을 선별하고, 전용 패키지 사업과 특례 신설을 통해 성공을 뒷받침하겠다는 것이다. 기존 사업 정리과정에서 요구되는 업종유지와 자산처분 제한, 입지 규제 등에서도 예외를 인정하기로 했다.
아울러 중기부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이차전지, 인공지능 등 국가 전략기술분야에 대한 중소기업 R&D 지원을 50%이상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1년 미만 단기 소액과제를 감축하고, 2년 이상 R&D를 지원해 연속성을 강화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오영주 중기부 장관은 "기획재정부와 산업통상자원부 등이 참여하는 범부처 합동 '중소기업 성장사다리 TF'를 통해 관계부처와 긴밀히 협력하겠다"며 "정책의 실효성 확보를 중심에 두고 중기부 예산구조와 전달체계도 개편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상현기자 hyun@dt.co.kr
오영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29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관에서 '중소기업 도약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중소기업벤처부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