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오프닝으로 수익성 대폭 개선
외국계 회사까지 입찰경쟁 참여
자금문제로 막판 거래 불발 사례
팬데믹 기간 4000실 가량 멸실
외국계 회사까지 입찰경쟁 참여
자금문제로 막판 거래 불발 사례
팬데믹 기간 4000실 가량 멸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 여의도 '콘래드 서울' 호텔이 2차례에 걸친 입찰을 거쳐 ARA자산운용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매각 작업에 본격 돌입했다. 캐나다 브룩필드자산운용은 2차 입찰에서 지난해 12월 있었던 1차 입찰보다 가격을 높였지만 막판까지 ARA코리아자산운용, 블루코브자산운용, 그래비티자산운용, 케펠자산운용 등 국내외 투자사 4곳이 경합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콘래드 서울은 여의도 국제금융센터(IFC)에 포함된 5성급 호텔로 434개 객실을 보유하고 있다. IFC가 외국인투자촉진법의 적용을 받아 외국 자본 10%가 투자해야 하는 조건이 있어 참여에 제한이 있었는데도 물밑경쟁이 치열했다. 자산운용사 한 관계자는 "서울 특1급 호텔이 시장에 나오는 일은 드문데다가 인근에 페어몬트 앰배서더 호텔이 새로 개장한 이후에도 안정적인 수익성을 유지하고 있다"면서 "한국과 서울의 국제적인 브랜드 가치가 커지면서 외국인 등의 수요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콘래드서울은 인천·김포 공항에서 가장 가까운 입지와 180도 파노라마의 한강 전망으로 관광객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콘래드서울 호텔의 객실가동률(OCC)은 80%선으로 특급호텔 중에선 높은 편이다.
브룩필드운용은 2016년 11월 AIG자산운용으로부터 총 2조5500억원에 IFC 오피스타워 3개동과 복합쇼핑몰 IFC 몰, 콘래드서울을 통으로 사들였다. 2021년 IFC 서울 매각에 나서 매각가 4조1000억원을 제시한 미래에셋자산운용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가 인수자금 조달을 위해 설립하려던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가 국토교통부 인가를 받지 못해 무산된 바 있다. 이후 브룩필드는 콘래드 서울만 따로 매각하기로 했다.
올해 들어 서울 호텔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그래비티자산운용과 미국계 부동산 투자운용사 안젤로고든은 2282억원에 서울 명동 4성급 티마크그랜드호텔을 인수하기로 했다.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은 2016년 7월 설정한 '하나대체투자티마크그랜드종류형부동산투자신탁1호'를 통해 코람코자산신탁으로부터 티마크그랜드호텔 명동을 2132억원 규모에 인수해 보유하고 있었다.
하나대체운용은 호텔을 2021년까지 매각해 투자자에게 투자금을 돌려줄 계획이었다.하지만 2020년 초 코로나가 터지면서 2022년 여름부터 호텔 영업마저 중단하는 등 어려움을 겪다 3년여 만에 매각에 성공했다.
'신한서부티엔디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신한서부티엔디리츠)는 지난 2월 이지스사모부동산투자신탁24호로부터 신라스테이 광화문이 포함된 서울 종로구 광화문 G타워를 인수했다. 취득금액은 총 2890억원이다. 광화문 G타워는 지상 2~7층까지 오피스로 사용되고 8~18층은 호텔신라의 '신라스테이'가 2030년 12월까지 책임 임차한다. 연면적 3만4747.2㎡, 대지면적 2890.2㎡이다.
신한서부티엔디리츠는 500억원대 중반에 서울 중구 3성급 나인트리 호텔 동대문도 인수하는 것으로도 알려졌다.신한서부티엔디리츠는 신한리츠운용과 부동산회사 서부티엔디(서부T&D)가 함께 만든 국내 첫 디벨로퍼 앵커 리츠다.
이처럼 호텔 몸값이 높아진 것은 코로나 팬데믹 기간 3년 동안 호텔들이 매각과 용도 전환 등으로 통해 약 4000실 가량이 멸실된 데 따른 것이다. 여기에 공급은 쉽지 않을전망이 더해지면서 가격이 더 올랐다. 한 부동산개발업계 관계자는 "평( 3.3㎡)당 400만∼500만원이었던 신축 공사비가 2~3년새 1000만원이 됐다. 서울 시내 지가와 공사비 상승 등 개발원가를 고려하면 당분간 호텔 공급은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고 전했다.
다만 여전한 고금리로 투자자 모집에 실패해 딜클로징(거래종결)을 하지 못한 사례도 나타났다. 최근 서울 마포구 도화동 소재 비즈니스호텔 '신라스테이 마포'의 매각이 불발됐다. 소유자인 하나대체운용은 신라스테이 마포 매각을 위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던 키움투자자산운용과의 양해각서(MOU)를 연장하지 않았고 밝혔다. 키움운용은 지난해 9월 매입가격 1270억원(3.3㎡당 2273만원)을 써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이후 자금을 모으지 못해 MOU를 연장해오다 거절 통보를 받았다.
키움운용 선순위와 중순위 담보대출, 보통주와 우선주로 트랜치를 나눠 부대비용 포함 약 1450억원의 자금 모집에 나섰지만 우선주를 포함해 180억원 안팎의 금액을 모으지 못한 것으로 파악된다.하나대체운용이 2013년 개발 단계에 있던 신라스테이 마포를 매입한 가격은 1200억원대였다.
이윤희기자 stel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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