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지붕' 티베트 포함 중국 도시 4분의 3 밟아
인터넷서 '오토바이 할머니'로 인기
"건강 허락하는 한 오토바이 여행 계속"
인터넷서 '오토바이 할머니'로 인기
"건강 허락하는 한 오토바이 여행 계속"
28일 양자만보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오토바이 할머니'란 별명으로 불리는 안후이성 출신의 류쉐잉(62)씨가 그 주인공이다. 그가 지난 1년간 오토바이로 여행한 누적 거리는 3만6000㎞에 달한다.
류씨는 아들 셋과 딸 하나를 둔 평범한 시골 아주머니로, 어릴 적 오토바이를 타고 전국을 여행하고 싶다는 막연한 꿈을 지금까지 간직해왔다고 한다.
지난해 8월 더 늦어선 안되겠다는 생각에 급하게 오토바이 면허를 딴 그는 자녀들이 사준 중고 오토바이로 같은해 12월 27일 첫 여행에 나섰다.
첫 오토바이 여행에 잔뜩 긴장한 류씨는 "하나의 원칙만을 지키자고 생각했다. 속도를 줄이자"라고 당시 상황을 회고했다.
처음에는 오토바이를 타고 북쪽으로 갈 계획이었으나, 눈이 올지도 모른다는 자녀들의 걱정에 여행 노선을 바꿨다.
광저우에서 오토바이를 타고 출발한 그는 사흘간 쉬지 않고 800㎞를 달렸다. 마오밍을 거쳐 쉬원강에 도착했고, 배를 타고 하이난성 하이커우로 건너가 오토바이로 싼야시에 도착했다.
각 도시를 여행하던 그는 둘째 아들 결혼식을 치르고 춘제(春節·중국의 설)를 쇠기 위해 다시 집으로 돌아왔다. 잠깐의 휴식을 취한 그는 또다시 여행에 나섰다.
잔장에서 광시, 후난, 후베이까지 1만㎞에 이르는 거리를 약 한달 간 오토바이로 주파했다. 5월 9일에는 저장성 후저우를 출발해 안후이, 장시, 후베이, 충칭을 거쳐 1차 목적지인 쓰촨에 도착했다.
"처음 목적지는 쓰촨성이었어요. 막상 도착해보니 오토바이로 시짱(西藏·티베트)까지 가는 현지 동호인들이 있었고, 나이도 저와 큰 차이가 나지 않았어요."
여기에서 용기를 얻어 그는 시짱까지 가겠다는 계획을 세웠고, 오토바이를 좀더 좋은 것으로 바꿨다. '세계의 지붕'이라 불리는 시짱은 평균 해발고도가 4000ｍ가 넘는다. 가족들이 건강 문제 등을 우려해 반대했지만, 류씨의 고집을 꺾진 못했다.
류씨는 쓰촨에서 시짱까지를 잇는 '318촨짱' 국도를 타고 마침내 시짱 라싸에 도착했다. 이런 방식으로 그가 여행한 누적 거리는 3만6000㎞에 달했다. 그가 밟은 중국 도시는 전체의 4분의 3이나 됐다.
류씨는 "그냥 길을 따라 풍경을 즐기고 다른 생각 없이 오토바이를 타고 삶을 느낀다"고 했다. 여행 중간에 좋은 친구들도 많이 만났다. 자신의 오토바이를 점검해 준 젊은 라이더들, 같이 오토바이를 타고 여행한 아주머니, 간식과 산소 주머니를 챙겨준 사람 등 고마운 사람들이 많았다는 것.
독학으로 영상 편집 기술을 배운 그는 여행하면서 짬짬이 찍은 사진과 영상을 '오토바이 할머니'라는 이름으로 올리기도 했다.
이 영상들은 특히 젊은이들 사이에서 큰 관심을 끌어 이미 6만명에 이르는 팬(팔로워)을 확보했다고 한다.
류씨는 "아직 가보지 못한 중국 도시가 4분의 1이나 된다"며 "모든 도시를 다 가볼 때까지, 건강이 허락할 때까지 오토바이 여행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양수기자 ys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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