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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극 보호막` 빙붕 사라지는 속도 왜 더 빨라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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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지연, 따뜻한 바닷물 빙붕 녹이는 이유 규명
수평침투현상...빙붕 녹는물 유입, 해류 영향
`남극 보호막` 빙붕 사라지는 속도 왜 더 빨라지나
극지연구소는 남극 주변의 따뜻한 바닷물이 빙붕을 녹이는 현상을 밝혀냈다.

극지연 제공

지난 2017년 서울 면적 10배 크기의 빙산이 남극 라센C 빙붕에서 떨어져 나온 것으로 발견됐다. 이어 2021년에는 서울시 면적의 두 배 크기에 달하는 빙산이 브런트 빙붕에서 분리됐다. 이런 빙붕이 사라지면 빙하는 더 빨리 녹아 해수면 상승 속도를 높이는 원인이 된다. 이런 현상은 기후변화에 의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구체적인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극지연구소는 이원상 박사 연구팀이 남극 주변의 따뜻한 바닷물이 빙붕을 녹이는 과정을 규명했다고 19일 밝혔다.

빙붕은 빙하가 바다에 빠진 후 녹거나 쪼개지지 않고, 빙하와 연결된 채 물에 떠 있는 수백 미터 두께의 거대한 얼음 덩어리다. 빙붕은 '남극의 보호막'으로 남극 대륙 위 빙하가 바다로 흘러 들어가는 것을 저지하고, 외부에서 오는 따뜻한 바닷물의 유입을 막는 일종의 '댐' 역할을 한다.

연구팀은 영국 남극조사국이 2011년 열수 시추로 라센C 빙붕 아래 바다에서 확보한 관측자료를 분석했다. 남극 빙붕 하부까지 열을 전달하고, 빙붕을 녹이는 주요 원인으로 '수평침투 현상'을 지목한 것이다.

수평침투 현상은 바닷물이 수평적인 밀도차에 의해 이동하는 것이다. 밀도가 수평적으로 일정하고 수직적으로 변하는 일반의 경우와 달리 관측 지역에서는 밀도 변화가 기울어진 형태로 나타나는데, 이는 빙붕 녹는물의 유입과 남극 주변 해류의 영향 때문으로 추정된다.

빙하나 빙붕이 녹아서 만들어진 민물은 바닷물과 밀도차 때문에 강한 부력을 갖게 돼 '보이지 않는 장막'처럼 남극 바깥에서 오는 따뜻한 물이 빙붕으로 침투하는 것을 막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번 연구로 빙붕 아래로의 열 전달이 예상보다 쉽게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연구팀은 내년 초 남극의 여름에 서남극 스웨이츠 해역에서 장거리 무인잠수정을 투입해 빙붕 아래 바다를 관측할 계획이다. 기후변화가 취약한 서남극에서도 가장 빠르게 녹고 있는 곳으로, 무너지면 서남극 빙하 유실 연쇄반응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 과학계의 관심이 높은 지역이다.

진경 극지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영하 수십 도에서 0도까지 얼음 형태를 유지하다가 0도를 넘는 순간 녹기 시작하는 것처럼, 남극에는 여러 티핑포인트가 존재한다"며 "현장 연구를 통해 미지의 현상 등을 규명해 이런 티핑 포인트의 예측 정확도를 높이겠다"고 말했다.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남극 보호막` 빙붕 사라지는 속도 왜 더 빨라지나
남극 라센C 빙붕의 균열 모습

출처=미 N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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