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로빈슨 크루소식 자급자족 안돼… 협력적 기술패권 확보해야"

프린트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스토리
KISTEP-서울대 공동포럼 열어
글로벌 기술패권시대 대책 제시
"장기적이고 단계적인 접근 필요"
"로빈슨 크루소식 자급자족 안돼… 협력적 기술패권 확보해야"
이정동 서울대 교수가 26일 KISTEP과 서울대 국가미래전략원이 개최한 포럼에서 '기술패권시대, 과학기술 글로벌 협력 전략'에 관해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KISTEP 제공

"로빈슨 크루소식 자급자족 안돼… 협력적 기술패권 확보해야"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과 서울대 국가미래전략원은 26일 서울 과학기술회관에서 '기술패권시대, 대한민국 과학기술 글로벌 협력 방향과 전략'을 주제로 공동 포럼을 열었다.

유튜브 캡처

"로빈슨 크루소처럼 자급자족의 개념으로 기술주권을 바라봐선 안 된다. 기술주권의 개념을 '협력적 기술주권'으로 재정립해야 한다. 이를 위해선 대체 불가능한 우리만의 기술과 함께 다른 나라의 기술을 이해하고 식별하는 역량을 키워야 한다."

26일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과 서울대 국가미래전략원이 개최한 '기술패권시대, 대한민국 과학기술 글로벌 협력방향과 전략' 포럼에서 이정동 서울대 공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이같이 강조했다.

이 교수는 이날 '기술패권시대, 과학기술 글로벌 협력 전략'에 관한 기조강연에서 "기술주권의 의미는 모든 기술을 가진다는 것이 아니다"라며 "기술 복잡성 증가, 글로벌 가치사슬, 혁신주기 단축 등의 상황에서 독자적 기술주권 확보는 사실상 불가능해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mRNA(메신저 리보핵산) 백신은 서로 다른 대륙의 여러 나라가 나눠서 갖고 있고, 반도체 칩은 70번 이상 국경을 넘나들고 1000번의 단계를 거쳐야 만들 수 있다. 과학기술 분야의 글로벌 협력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강조했다.

우리나라가 국제협력 파트너로 인정받기 위해선 우리만의 대체 불가능한 고유 역량과 기술을 확보해야 한다는 얘기다. 이 교수는 "대체불가능한 고유한 퍼즐을 가지고 있어야 글로벌 생태계에서 기술주권을 지킬 수 있다. 또 국제협력을 통해 더 큰 시너지를 내려면 기초와 핵심연구에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고 했다.

국제협력은 당장 성과를 낼 수 없고 실패를 할 수도 있다는 사실도 짚었다. 그는 "과학기술 R&D 국제협력은 성과를 내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다. 보다 실질적이고 효과적인 성과를 내려면 장기적·단계적 접근과 전략을 펴야 한다"고 주문했다.

황지호 KISTEP 전략기술기획본부장은 '국제협력 R&D 현황 진단과 개선방향' 주제발표에서 "글로벌 기술패권 경쟁 시대에서 국가 기술주권 확보를 위한 글로벌 협력 방향과 전략 마련이 필요하다"며 "전략적 국제협력 R&D 추진을 위한 법, 제도적 기반과 정부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우리나라는 OEDC(경제개발협력기구) 36개국 중 국제협력 순위가 34위에 그친다. 2021년 기준 연구개발비 중 해외재원 비중도 0.3%로 국제협력 R&D가 매우 취약한 수준이다. 논문도 다른 나라에 비해 국제 공조 논문 비중이 저조하고, 최근 10년간 출원한 국제공동 특허도 정체돼 있다.

황 본부장은 "우리나라 국제협력 R&D가 취약한 것은 중장기 계획 부재, 국제협력 사업의 전략성 부족, 특정 국가 중심의 국제협력, 단기간·소규모 연구과제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결과"라면서 "국제협력 관련 사업을 종합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체계와, 국제협력 특수성을 반영하지 않는 연구성과 평가제도 등 법·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행사 참석자들은 상호보완성과 지속가능성 기반의 국제협력과 R&D 수월성 확보를 위한 파트너 간 국제협력 전략 필요성을 제시했다.

정병선 KISTEP 원장은 "이번 포럼을 계기로 급변하는 경제안보 환경에서 국가전략기술에 대한 사회 각계의 관심과 논의가 이어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