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중소기업이 세계 1위 와이파이 기업과의 특허침해 소송에서 승소해 거액의 특허 로열티 수입을 올리게 됐다.
시스템 반도체 기업인 뉴라텍의 미국 자회사인 뉴라컴은 지난 14일(미국 현지시간) 특허 라이선스 파트너인 미국 아틀라스글로벌테크놀로지스가 티피링크(TP-Link)를 상대로 제기한 '와이파이(Wi-Fi) 6 표준특허 침해소송'에서 승소해 3750만 달러(한화 약 500억원)을 일시 손해배상으로 받게 됐다고 25일 밝혔다.
뉴라텍은 2014년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무선랜 소속 연구팀이 창업한 무선랜 칩 설계 전문기업으로, 와이파이 칩 셋과 사물인터넷, 사물지능통신용 센서 칩셋 등을 개발해 왔다. 뉴라컴은 뉴라텍의 미국 자회사다.
아틀라스글로벌테크놀로지스는 뉴라컴이 보유한 200여 건의 와이파이6 표준특허 라이선스 수익화를 수행하면서 글로벌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해당 특허 침해 시 소송을 제기하는 역할을 한다. 아틀라스가 특허침해 소송을 제기한 티피링크는 중국에 본사를 둔 세계 와이파이 제품 시장 1위 업체로, 국내에서는 공유기 브랜드로 알려져 있다.
아틀라스는 2021년 11월 미국 텍사스동부지역 법원에 티피링크가 뉴라컴의 특허를 침해해 소송을 제기했다. 이후 2년 간의 법적 공방을 거쳐 티피링크가 뉴라컴의 5개 특허를 무단 사용했다는 법원의 판단을 이끌어 냈다. 또한 배심원들은 특허침해 대가로 티피링크는 뉴라컴에 3750만 달러를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침해가 인정된 뉴라컴의 특허는 와이파이 6 표준규격에 수립에 기여한 표준특허로, 무선네트워크 환경에서 정보를 효과적으로 전송하는 어레이 시스템 등을 포함하고 있다. 표준특허는 글로벌 표준규격 수립에 기여한 발명 아이디어로, 제조업체 등은 제품 생산 시 무조건적으로 표준특허를 사용해야 하기에 소위 '길목 특허'로 불린다.
뉴라컴은 특허침해 승소로 아틀라스가 받게 되는 특허 로열티의 일부를 배분 받게 된다.
이와 관련 아틀라스는 에이서, 델, HP 등을 대상으로 미국 텍사스법원에 추가 소송을 제기한 상황이다.이석규 뉴라텍·뉴라컴 대표는 "우리는 글로벌 강소형 와이파이 팹리스 기업으로 브로드컴과 퀄컴, 미디어텍 등 글로벌 거대기업들의 기술을 빠르게 추격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며 "이번 특허 소송처럼 와이파이 글로벌 표준 수립을 위한 발명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특허를 확보하는 데 있어서는 이미 글로벌 선도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뉴라컴은 특허 등 무형자산 전문 저널(IAM)의 보고서에 따르면 와이파이 6 표준 규격 기술제안에 있어 퀄컴, 인텔, 화웨이에 이어 세계 4위를 차지할 정도로 이 분야의 기술혁신을 주도하고 있다. 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시스템반도체 기업인 뉴라텍의 미국 자회사인 뉴라컴은 세계 1위 와이파이 기업을 상대로 특허침해 소송에서 승소해 한화 500억원 규모의 손해배상을 받게 됐다. 사진은 뉴라컴의 미국 회사 모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