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윤재옥 SNS서 일제로부터 해방 강조…자유민주 가치외교, 국가발전·미래로 눈 돌려
이철규·박대출 "빛 되찾은 날" 78주년 광복절 기념 개인 카드뉴스만 게재, 메시지는 최소화한 듯
여당 지도부는 제78주년 광복절을 기념하면서도 대한민국 합법정부를 세운 1948년 8·15 건국론과는 사실상 거리두기를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우리의 독립운동은 국민이 주인인 나라, 자유와 인권, 법치가 존중되는 자유민주주의 국가를 만들기 위한 건국 운동이었다"고 독립운동과 건국을 연계한 경축사를 하기 직전 낸 일련의 SNS 메시지에서 이런 소극적인 경향이 보였다.
'건국' 언급 자체가 나오지 않았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15일 페이스북 글을 통해 "오늘은 78주년 광복절이다. 조국의 주권을 되찾기 위해 목숨 바친 선열들에 깊은 경의를 표한다"며 "순국선열과 애국지사의 고귀한 희생으로 우리 민족은 혹독했던 일제의 억압으로부터 해방의 기쁨을 맞이할 수 있었다. 선열들께서 피로 지켜낸 이 땅의 자유와 민주주의가 결코 흔들리지 않도록 더욱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김기현(왼쪽)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8월14일 강원 원주시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열린 강원 현장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은 윤재옥 원내대표.<연합뉴스>
그는 이어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단호히 대응하는 자주국방력 강화와 자유·평등·인권 등 인류보편의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들과 협력 강화를 통해, 항구적 평화를 정착시켜 나가겠다. 아울러 이번 주 예정된 한미일 정상회의에서도 진일보한 성과가 도출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갈대처럼 흔들리는 나라'가 아니라, '바위처럼 단단한 나라'를 만들겠다"고 외교안보 노선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안타깝게도 오늘날 우리 사회에는 갈등과 반목이 일상화되고 있다. 국익과 민생 앞에서 '소모적인 논쟁'은 이제 지양돼야 한다. 그 에너지를 국민과 나라의 미래를 위한 고민에 쏟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보수진영발(發) 1948년 8월15일 대한민국 건국론을 언급하지 않은 채 '소모적인 논쟁' 자제를 촉구한 만큼 진보진영과의 기존 건국절 논쟁에서 거리를 둔 것으로 보인다.
김기현 대표는 "다시 한번 오늘 광복절을 맞아, 선열들의 피와 땀, 눈물로 만들어 낸 광복의 그날을 기억하며 자축하고자 한다. 선열들의 그 숭고한 애국정신을 더욱 발전적으로 계승해 나가겠다"고 다짐하는 한편 "내일부터 8월 임시국회가 개회된다. 당리당략을 위한 정쟁의 장이 아닌, 민생과 미래를 위한 생산적 과제에 여야가 머리를 맞댈 수 있도록 집권여당인 국민의힘부터 더욱 노력하겠다"고 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오늘은 우리나라가 광복을 맞은 지 78주년이 되는 해다. 조국 독립을 위해 희생하신 순국선열과 애국지사께 깊은 존경과 감사를 표한다"며 "주권을 침탈당하고 자유를 빼앗겼던 일제강점기의 어두운 과거를 뒤로하고 대한민국은 그 어느 때보다 찬란하게 빛나는 시기를 맞고 있다"고 말했다. 광복절에 "더욱 빛나는 대한민국의 내일을 그리는 날"이란 의미를 부여했다.
국가발전상을 먼저 강조해 "눈부신 산업화와 정보화를 거쳐 선진국 반열에 올라선 것은 물론, 자주국방에의 치열한 노력을 통해 방산 선진국으로 발돋움하는 결실을 이뤘을 뿐 아니라 청년들이 이끌어가는 k-문화를 바탕으로 소프트파워 강국으로 도약하고 있다"며 "나날이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국민처럼, 정치권도 스스로 성찰하고 값진 희생으로 얻어진 자유와 민주주의를 더욱 꽃피워 순국선열과 애국지사들 앞에 부끄럽지 않도록 해야겠다"고 했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빛을 되찾은 날'을 의미하는 광복절의 이름엔 밝아올 내일에 대한 국민의 염원이 녹아 있다. 오늘 광복절이 더욱 빛나는 대한민국의 내일을 그리는 날이 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같은 날 페이스북 상에서 이철규 당 사무총장은 "광복의 의미를 되새기며 세계속에 빛나는 대한민국을 만들어 후손들에게 물려 줘야할 소명을 다하겠다"고, 박대출 정책위의장도 "대한민국의 빛을 되찾은 그날의 역사, 잊지 말아야 할 오늘입니다"라는 짧은 메시지와 카드뉴스를 게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