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는 6일 신일전자가 자사 임직원들에게 카페트매트, 제습기, 연수기, 듀얼전동칫솔, 가습기 등의 제품을 구입 또는 판매하도록 강요한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과징금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신일전자는 2021년 매출 1935억원에 순이익 79억원을 기록한 중견기업이다. 이 회사는 지난 2013년부터 2021년에 걸쳐 판매가 부진한 재고를 주기적으로 임직원에게 사원 판매를 해왔다. 특히 그 수법 면에서 시간이 지날수록 집요하게 사원 판매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3년에는 재고 카페트 매트에 대해 직원별 판매 목표를 할당했는데, 개인 출고 실적을 정기적으로 공개해 심리적 압박감을 줬다. 2014년과 2016년에는 모든 임직원에게 제습기를 판매하도록 강제했고, 판매 목표에 미치지 못한 직원은 자비로 제습기를 사도록 했다. 매주 판매 실적을 공지했고, 특정 부서에서는 판매 실적을 인사고과에 반영하기도 했다.
신일전자는 2017년에는 9만원 상당의 연수기 제품을 임직원 1인당 1대씩 강제 할당하고, 다음달 급여에서 일방적으로 공제하는 방식으로 판매했다. 2020년에는 39만원 정도의 듀얼자동칫솔 5대를 미구매 직원의 성과급에서 강제로 공제했다.
공정위 조사 결과 신일전자는 이 같은 방식으로 약 19억 6000만원의 매출을 부당하게 획득한 것으로 드러났다.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부당하게 자기 또는 계열회사의 임직원으로 하여금 상품이나 용역을 구입 또는 판매하도록 강제하는 행위는 금지돼 있다.
공정위는 신일전자가 고용 관계상 우월한 지위를 이용해 임직원의 구매 의사와 관계없이 제품을 구입하거나 판매하도록 강제한 것으로 보고, 시정명령(행위금지명령, 법 위반 사실 통지명령)과 함께 과징금 1000만원을 부과했다. 공정위 조사와 처분에 적극 협조하고 인정하는 태도를 보여 과징금 일부를 감경했다는 설명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앞으로도 사업자가 자신의 고용상 우월적 지위를 이용하여 제품을 강매하는 행위를 지속적으로 감시할 것"이라면서 "위법 행위를 적발하면 엄중하게 조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상현기자 hyun@dt.co.kr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