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업계의 여름 매출을 결정짓는 '비빔면 전쟁'이 시작됐다. 올해 비빔면 시장에서는 절대강자 팔도에 맞서는 농심·삼양식품·오뚜기의 공세가 거세지면서 초반 승기를 잡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비빔면 시장은 예년처럼 이달부터 매출이 본격적으로 발생해 7~8월 절정에 달하는 판매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비빔면 시장 점유율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1위 팔도는 신제품 출시 없이 인지도 높이기에 주력할 계획이다. 제품 홍보 모델도 2년 연속 배우 이준호를 재발탁했다.
대신 계절 한정판을 선보이며 1위를 수성한다는 전략이다. 이 회사는 증량 제품인 '비빔면1.2'와 동절기 어묵스프를 별첨한 윈터에디션 등을 시즌별 비빔면 한정판으로 선보인 바 있다. 매운맛 버전의 '괄도네넴띤', 칼로리를 6분의 1로 줄인 '팔도비빔장 저칼로리' 등을 출시하기도 했다.
팔도의 아성에 도전하는 오뚜기는 고물가 속 '가격 인하'라는 초강수를 뒀다. 원부자잿값을 이유로 대다수 식품기업들이 연이어 제품가격 인상을 단행하고 있는 가운데 '진짜쫄면' 봉지면의 편의점 가격을 10.5% 내려 4월 1일부터 적용 중이다. '착한 기업' 이미지를 확보하는 동시에 소비를 촉진하는 일석이조 전략으로 풀이된다.
오뚜기 진비빔면 홍보 이미지. 오뚜기 제공
농심 배홍동쫄쫄면, 배홍동 비빔면 홍보 이미지. 농심 제공
팔도비빔면 홍보 이미지. 팔도 제공
삼양식품 4과비빔면 제품 이미지. 삼양식품 제공
또다른 제품인 '진비빔면'의 경우, 새 모델로 걸그룹 마마무의 화사를 내세워 제품 인지도를 끌어올리는 중이다.
농심과 삼양식품은 신제품으로 초반 승기를 잡는 전략을 택했다. 농심은 소비자 선호도가 높았던 비빔장을 쫄면으로 확대 적용한 '배홍동쫄쫄면'을 출시했다. 배홍동쫄쫄면 출시를 기점으로 '배홍동' 브랜드의 라인업을 확장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삼양식품은 신제품 '4과비빔면'을 비빔면 라인업에 추가했다. 2월 말부터 생산에 들어간 '열무비빔면'과 이번 신제품을 양대 축으로 삼아 올 여름 비빔면 시장을 공략한다. 4과비빔면은 사과와 배, 매실, 파인애플 등 4가지 과일로 새콤상큼한 맛을 살린 것이 특징이다.
올해 '더미식 비빔면'을 출시하며 비빔면 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하림은 온오프라인 채널과 협의해 다양한 판촉 프로모션을 진행할 예정이다.
현재 비빔면 시장에서는 1984년 출시한 팔도비빔면이 40년 가까이 시장 1위를 지키고 있다. 팔도의 시장 우위는 공간적 제약이 큰 편의점 채널에서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
매출 상위권 편의점인 A사의 경우 작년 전체 비빔면 매출에서 팔도비빔면이 차지하는 비중이 73%로 압도적으로 높았다. 농심 배홍동비빔면 26%, 오뚜기 진짜쫄면·삼양 비빔면이 1% 수준이다. 편의점 B사의 경우 팔도비빔면 69%, 배홍동비빔면 13%, 진비빔면 12%, 열무비빔면·진짜쫄면 6% 등으로 나타났다. C사의 경우 비빔면 전체 매출의 제조사별 비중이 팔도 56% , 농심 36% , 오뚜기 8%로 집계됐다. D사에서는 팔도비빔면이 전년 대비 매출이 15% 늘었고, 같은 기간 배홍동비빔면은 5% 증가했다. 지난달 비빔면 시장에 진출한 하림은 초기 돌풍은 일으키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2022년 여름 계절면 제품 매출(출고가 기준)은 농심이 250억, 오뚜기가 약 170억, 삼양식품이 50억원 수준이다. 팔도는 판매액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김수연기자 newsnews@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