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날의 자회사 페이프로토콜이 발행하는 암호화폐 페이코인이 유통량 의혹에 휩싸이면서 상장폐지 여부에도 다시 관심이 쏠리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페이코인과 당국은 페이코인 7억개 유통량을 두고 진실공방을 벌이고 있다. 최근 한 언론이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FIU) 보고서를 입수, 발행된 페이코인 19억개 중 '그 외 제3자 보유'로 분류된 미유통량 7억개 가량이 누구에게 배분된 것인지 알 수 없다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논란이 시작됐다.
불투명성으로 인해 불법증여 및 로비자금 등에 활용될 여지가 높다는 의혹이 불거지자 페이코인 측은 7억개가 구체적으로 어디에 쓰였는지 내역을 공개하며 전면 부인에 나섰다. 아울러 총 발행량 19억개가 현재 어디에 쓰이고 있는지도 함께 공개했다. 페이코인에 따르면 해당 7억개는 △가상자산 생태계 확장을 위한 '에코시스템 인센티브(4억6100만여개) △팀 인센티브(9500만여개) △프로젝트 지원 '어드바이저'에게 지급(1억9700만여개)하는 등으로 사용됐다.
다날 측 설명에 따르면 '에코시스템 인센티브'는 배정됐으나 실제 시장에 유통 가능하도록 상대방에게 지급된 수량, '팀 인센티브'는 인센티브 대상자에게 지급 완료돼 결제로 이용하거나 시장에 매도 가능한 수량, '어드바이저'는 배정됐으나 실제 유통 가능하도록 상대방에게 지급 가능한 수량을 의미한다.
이 정책에 따라 실제 유통량에 반영된 수량은 각각 900개, 900개, 6700개로 총 1억6500개다. 해당 수량에 대해서는 현재 페이코인이 공시하고 있는 2억6000개 수량 내에서 관리하고 있으며, 배분됐으나 지급되지 않고 있는 수량에 대해서는 이해 당사자와의 협의에 따라 지급하도록 해 관리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페이코인은 "특히 개별 수량에 대한 계약은 페이코인이 상장되기 이전인 2019년 4월 이전에 체결된 계약"이라며 "현재 시점의 가치와는 관계없이 전체 발행량에 대한 비율로 계약된 내역으로, 개별 계약 내용에 따라 백서의 배분에 반영했다"고 주장했다.
다만 FIU에 해당 내용을 모두 마스킹 처리해 소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페이코인 관계자는 이에 대해 "자금세탁 우려가 있는 부분을 소명하고자 FIU에 모든 거래 내역을 공개했지만, 계약서 내 비밀 유지 조항에 따라 일부 내용은 마스킹 처리했다"며 "수량에 대한 부분은 정확히 밝혔다"고 설명했다.
국내 최초의 상용 결제 가상자산으로 주목받았던 페이코인은 당국이 요구한 은행 실명확인 계좌를 확보하지 못하면서 가상자산사업자 변경신고가 불수리됐다. 이에 따라 지난달 6일 결제 서비스를 종료했으나 국내 가상자산거래소에서는 오는 31일까지 유의 종목 기간 '연장' 판단으로 상장 폐지를 면한 바 있다. 가상자산 업계에서는 오는 31일까지 은행 실명계좌 확보에 실패할 경우 상장폐지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점치고 있다.
한편 금융정보분석원(FIU) 보고서 및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자료 등에 따르면 발행된 페이코인 19억개 중 시장에 유통 중인 수량은 2.6억개다. 구체적인 개수 규모는 △결제에 이용 중인 페이코인 수량(0.7억개) △페이코인 지갑 앱 내 보관 중인 수량(0.6억개) △거래소에서 투자 목적으로 유통 중인 수량(2억개) 등이다. 이번에 논란이 된 물량은 '그 외 제3자 보유'로 분류된 미유통량이다. 시장에 유통 중인 수량보다 3배가량 많은 6.9억개로 확인됐다. 지난 5일 빗썸 기준 페이코인 1개당 가격(381원)으로 계산하면 2629억원 규모다.
금융당국은 해당 물량이 누구에게 배분된 것인지 알 수 없다며 자금세탁행위 악용 가능성을 제기했다. 신하연기자 summe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