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태 서울관광마케팅 대표
![[발언대] `인바운드 관광` 활성화하려면](http://contents.dt.co.kr/images/201608/2016082502102269607001[1].jpg "[발언대] `인바운드 관광` 활성화하려면")
어업을 돕기 위해 설치하는 어초라는 것이 있다. 어초 내에는 플랑크톤이며 해조류의 번식이 왕성하고 어초 주변으로 와류(渦流)라는 소용돌이가 생겨 물고기들이 체류하기 좋은 환경이 조성된다. 해조류를 먹는 고둥이나 전복, 어초 사이에 몸을 숨겨 사는 새우나 작은 물고기들이 모여들고, 풍부한 먹거리를 찾아 큰 물고기들도 모여든다. 먹을 것이 풍부한 생태계를 조성해 어류들이 자생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주는 것이다. 자연스레 좋은 어장이 형성되고 어획량도 늘기 때문에 바다 곳곳에 일부러 인공 어초를 만든다.
이러한 어초의 개념은 우리 산업전반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어업 뿐 아니라 대부분의 산업분야에서도 풍부한 어획량을 기대하려면 자생할 수 있는 환경, 건전한 생태계의 구축이 중요하다. 그러나 어초를 넣는 노력 없이 그냥 두면 자본논리에 따라 시장이 왜곡되는 경우가 많다.
관광업계의 경우 가장 큰 왜곡은 아웃바운드 시장에 너무 많은 자본과 인력이 집중되어 있다는 것이다. 아웃바운드 시장에서 많은 수익이 발생하니 일견 당연한 일이다. 반면, 인바운드 시장에는 이렇다 할 선수들이 덤벼들지를 않는다.
좋은 아이디어를 가진 청년 스타트업이나 중소 여행사들이 많지만 치열한 시장경쟁에서 살아남기가 쉽지 않다. 특히 최근의 모바일 환경에 부합하는 인프라를 갖추기 위해서는 막대한 시스템 개발비까지 고민해야 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자본력이 뒷받침되는 대기업은 아웃바운드 시장에 집중하고 좋은 아이디어는 가졌지만 막상 자본력이 떨어지는 인바운드 여행사는 제대로 실력발휘를 할 기회조차 갖기가 힘들다.
서울관광객이 천만명을 넘어서며 다양한 체험형 상품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마다 입을 모으지만, 현 주소로는 참신하고 다양한 체험상품의 개발도, 인바운드 시장의 활성화도 기대하기가 어렵다. 이러한 고민 끝에 서울시에서는 관광생태계의 어초 역할을 해줄 모바일 기반의 플랫폼을 구축한다. 국내 최초로 공공기관이 주도하는 인바운드 여행상품 오픈마켓이다. 기획력과 아이디어는 갖췄으나 예약·결제 시스템 구축을 위한 자본과 마케팅 채널이 부족한 스타트업, 소규모 상품 공급자들에게 안정적인 판로를 제공하기 위함이다. 대규모 여행사 중심의 공급체계를 벗어나 도시민박이나 한옥 체험, 음식 관광 등 다양한 형태의 공급자들을 통한 다채로운 체험형 상품이 활발히 개발되고 판매되기를 기대한다.
스타트업과 중소규모의 여행사들에게는 안정적인 사업 환경을 제공하고 서울을 찾는 관광객들에게는 만족도 높은 체험형 상품을 제공하여 인바운드 시장이 건강하고 풍요로운 생태계를 이루는 것, 나아가 서울이 다시 찾고 싶은 매력적인 관광도시로 나아가는 것이 바로 이 인공어초의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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