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통계전문 블로거 네이트 실버(Silver)는 최근 끝난 미국 대선에서 오바마의 당선 확률이 90.9%라고 예측했다. 박빙의 승부를 펼칠 것이라는 언론의 보도와는 다른 해석이었지만, 결과는 실버의 승이었다. `비법'은 무엇이었을까? 바로 빅데이터다.
영국에서도 정치 민심을 파악하기 위해 빅데이터를 활용하고 있다. 정치정보 사이트 트윗민스터는 2010년 영국 총선 결과를 예측하기 위해 트위터 멘션을 집계했다. 각 당의 대표 정치인 리스트를 만들고 이들이 트위터에 얼마나 등장하는지 확인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보수당이 35%, 노동당이 30%의 표를 획득할 것이라 예측했고, 결과는 보수당 37%, 노동당 30%였다.
`빅데이터'란 기존의 방식으로는 관리와 분석이 어려운 데이터 집합, 그리고 이를 관리ㆍ분석하기 위해 필요한 인력과 조직 및 관련 기술까지 포괄하는 것이다. 지난해만 하더라도 빅데이터는 IT업계의 유망 트렌드 중 하나였다. 그러나 올해에는 다양한 분야에서 관심을 끄는 핫이슈가 되고 있다.
올해 초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에서는 이미 `빅데이터'를 국제 개발의 새로운 가능성을 여는 중요한 기술 중 하나로 지목했다. 국가들 간 관심도 상당하다. 미국은 지난 4월 백악관 산하 과학기술정책실에서 `빅데이터 R&D 이니셔티브'를 통한 본격적인 빅데이터 활성화 전략을 발표했다. 일본 또한 지난 5월 빅데이터 활용 특별부회를 통해 기본 전략을 발표했다. 우리나라도 지난 11월 `스마트 국가 구현을 위한 빅데이터 마스터플랜'을 발표하며 2017년까지 빅데이터 강국으로 도약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빅데이터 기술은 복잡한 현대사회를 보다 정확하게 예측하고 효율성을 극대화하도록 정보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가치가 있다. 세계적인 물류업체 UPS는 배송차량들에 센서를 부착해 차량의 속도, 방향, 브레이크 이용, 엔진 및 특정 부품이나 요소들의 성능을 모니터하고 있다. 이렇게 수집된 데이터 분석을 통해 트럭 기사들의 사고 위험을 감소시키고 공회전에 따른 연료 낭비와 오염물질 배출을 줄이는데 성공했다.
온라인 서점 아마존도 빅데이터를 적극 활용하는 기업이다. 모든 고객의 구매내용을 데이터베이스에 기록하고, 이 기록을 바탕으로 소비자 취향과 관심사를 파악한 후, 고객에게 `추천상품'을 제시하여 30%의 매출 증대를 기록했다.
이제 단순한 경쟁사나 상황 분석 등을 통해 전략을 수립하던 시절은 지났다. 많은 분량의 자료에서 보다 정교하고 치밀하게 정보를 분석하는 `빅데이터'를 전략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빅데이터를 통해 보다 가치 있는 정보와 서비스 제공은 물론, 새로운 비즈니스 발굴도 가능해질 수 있다.
우려의 시각이 없는 것도 아니다. 빅데이터에 대한 활용 전략 등이 구체화되지 않은 상태에서 자칫 장밋빛 미래만 생각하다 낭패를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데이터 수집 및 저장 비용이 막대하기 때문에 비용 대비 효율적인 투자인지에 대해서도 철저하게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성공적인 빅데이터 도입 및 활용을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점을 고려해야 한다. 첫째, 기술적인 우수성에 따른 도입이 아닌 조직의 필요성을 먼저 파악해야 한다. 조직 내에서의 활용여부를 기술과 조직, 인력적인 면에서 판단한 후, 조직 전체의 전략적 정보화 정책 수립 전반에서 빅테이터 활용 계획을 세워야 한다. 다른 시스템도 그렇지만 무엇보다 빅데이터는 별개의 프로젝트로 존재해서는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조직 내 마찰과 혼란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둘째, 빅데이터에 대한 거버넌스를 체계화해야 한다. 데이터 소유와 관리에 대한 책임과 권한을 명확히 해야 한다. 또한 빅데이터 활용에 있어 사용 부서와 기술적으로 이를 뒷받침하는 IT부서 간의 역할과 책임, 협력 방식에 대한 체계적인 관계 정립이 중요하다. 빅데이터 활용에 대한 이해와 동의가 부족할 경우, 문제가 발생했을 때 서로가 책임을 회피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심지어는 데이터 통합이나 분석기술의 적용이 이루어지지 않을 수도 있다.
셋째, 정보보호 기반 확충이 필수적이다. 빅데이터에서 가장 문제되고 있는 것은 바로 개인정보보호다. 빅데이터로 인한 `빅 브라더'의 출현을 우려하는 소리가 큰 것도 현실이다. 하지만 개인정보보호법이나 정보통신망법 등을 준수할 때 빅데이터의 위력은 더욱 커질 수 있다. 강력한 개인정보보호법이 빅데이터의 활용 범위를 좁힌다는 일각의 의견도 있다. 하지만 개인정보보호를 위한 기술 및 체계를 도입하고 이를 제대로 활용한다면 프라이버시 침해는 최소화할 수 있다.
방대하게 쏟아지는 데이터를 어떻게 다루고 전략적으로 활용하느냐에 따라 우리의 경쟁력과 미래가 달라질 수 있다. 무엇보다 첫발을 내딛는 우리의 노력이 중요한 때다.
오경수 롯데정보통신ㆍ현대정보기술 대표
영국에서도 정치 민심을 파악하기 위해 빅데이터를 활용하고 있다. 정치정보 사이트 트윗민스터는 2010년 영국 총선 결과를 예측하기 위해 트위터 멘션을 집계했다. 각 당의 대표 정치인 리스트를 만들고 이들이 트위터에 얼마나 등장하는지 확인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보수당이 35%, 노동당이 30%의 표를 획득할 것이라 예측했고, 결과는 보수당 37%, 노동당 30%였다.
`빅데이터'란 기존의 방식으로는 관리와 분석이 어려운 데이터 집합, 그리고 이를 관리ㆍ분석하기 위해 필요한 인력과 조직 및 관련 기술까지 포괄하는 것이다. 지난해만 하더라도 빅데이터는 IT업계의 유망 트렌드 중 하나였다. 그러나 올해에는 다양한 분야에서 관심을 끄는 핫이슈가 되고 있다.
올해 초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에서는 이미 `빅데이터'를 국제 개발의 새로운 가능성을 여는 중요한 기술 중 하나로 지목했다. 국가들 간 관심도 상당하다. 미국은 지난 4월 백악관 산하 과학기술정책실에서 `빅데이터 R&D 이니셔티브'를 통한 본격적인 빅데이터 활성화 전략을 발표했다. 일본 또한 지난 5월 빅데이터 활용 특별부회를 통해 기본 전략을 발표했다. 우리나라도 지난 11월 `스마트 국가 구현을 위한 빅데이터 마스터플랜'을 발표하며 2017년까지 빅데이터 강국으로 도약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빅데이터 기술은 복잡한 현대사회를 보다 정확하게 예측하고 효율성을 극대화하도록 정보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가치가 있다. 세계적인 물류업체 UPS는 배송차량들에 센서를 부착해 차량의 속도, 방향, 브레이크 이용, 엔진 및 특정 부품이나 요소들의 성능을 모니터하고 있다. 이렇게 수집된 데이터 분석을 통해 트럭 기사들의 사고 위험을 감소시키고 공회전에 따른 연료 낭비와 오염물질 배출을 줄이는데 성공했다.
온라인 서점 아마존도 빅데이터를 적극 활용하는 기업이다. 모든 고객의 구매내용을 데이터베이스에 기록하고, 이 기록을 바탕으로 소비자 취향과 관심사를 파악한 후, 고객에게 `추천상품'을 제시하여 30%의 매출 증대를 기록했다.
이제 단순한 경쟁사나 상황 분석 등을 통해 전략을 수립하던 시절은 지났다. 많은 분량의 자료에서 보다 정교하고 치밀하게 정보를 분석하는 `빅데이터'를 전략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빅데이터를 통해 보다 가치 있는 정보와 서비스 제공은 물론, 새로운 비즈니스 발굴도 가능해질 수 있다.
우려의 시각이 없는 것도 아니다. 빅데이터에 대한 활용 전략 등이 구체화되지 않은 상태에서 자칫 장밋빛 미래만 생각하다 낭패를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데이터 수집 및 저장 비용이 막대하기 때문에 비용 대비 효율적인 투자인지에 대해서도 철저하게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성공적인 빅데이터 도입 및 활용을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점을 고려해야 한다. 첫째, 기술적인 우수성에 따른 도입이 아닌 조직의 필요성을 먼저 파악해야 한다. 조직 내에서의 활용여부를 기술과 조직, 인력적인 면에서 판단한 후, 조직 전체의 전략적 정보화 정책 수립 전반에서 빅테이터 활용 계획을 세워야 한다. 다른 시스템도 그렇지만 무엇보다 빅데이터는 별개의 프로젝트로 존재해서는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조직 내 마찰과 혼란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둘째, 빅데이터에 대한 거버넌스를 체계화해야 한다. 데이터 소유와 관리에 대한 책임과 권한을 명확히 해야 한다. 또한 빅데이터 활용에 있어 사용 부서와 기술적으로 이를 뒷받침하는 IT부서 간의 역할과 책임, 협력 방식에 대한 체계적인 관계 정립이 중요하다. 빅데이터 활용에 대한 이해와 동의가 부족할 경우, 문제가 발생했을 때 서로가 책임을 회피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심지어는 데이터 통합이나 분석기술의 적용이 이루어지지 않을 수도 있다.
셋째, 정보보호 기반 확충이 필수적이다. 빅데이터에서 가장 문제되고 있는 것은 바로 개인정보보호다. 빅데이터로 인한 `빅 브라더'의 출현을 우려하는 소리가 큰 것도 현실이다. 하지만 개인정보보호법이나 정보통신망법 등을 준수할 때 빅데이터의 위력은 더욱 커질 수 있다. 강력한 개인정보보호법이 빅데이터의 활용 범위를 좁힌다는 일각의 의견도 있다. 하지만 개인정보보호를 위한 기술 및 체계를 도입하고 이를 제대로 활용한다면 프라이버시 침해는 최소화할 수 있다.
방대하게 쏟아지는 데이터를 어떻게 다루고 전략적으로 활용하느냐에 따라 우리의 경쟁력과 미래가 달라질 수 있다. 무엇보다 첫발을 내딛는 우리의 노력이 중요한 때다.
오경수 롯데정보통신ㆍ현대정보기술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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