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가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국내 기업 중 처음으로 1조원이 넘는 대규모 국내 설비 투자 계획을 17일 내놓았다. 미중 갈등과 트럼프 2기의 고율 관세에 따른 공급망 재편이 이뤄지는 가운데, 국가전략·첨단산업의 국내 복귀(리쇼어링)가 가속화될 지 주목된다.
LG디스플레이는 17일 이사회를 열고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신기술에 1조2600억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기간은 이날부터 2027년 6월 30일까지 약 2년이며, 총 투자액 가운데 7000억원이 경기도 파주 사업장에 투입될 계획이다.
LG디스플레이는 신기술에 대한 구체적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차세대 OLED 패널에 들어갈 첨단 기술 개발을 위한 인프라 구축 등에 쓰일 것으로 전해졌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OLED 시장은 지난해 533억1057만달러(약 76조원)에서 연 평균 5%씩 성장하며 2028년 686억7500만달러(약 100조원)에 이를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투자는 LG디스플레이가 지난해 9월 중국 광저우 LCD 공장을 매각한 뒤 국내에서 진행하는 첫 대규모 설비 투자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당시 회사측은 매각으로 확보한 약 2조2466억원을 OLED 설비 확충, 연구개발(R&D), 운영비 등에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번 투자에는 유턴 기업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는 정부의 노력도 큰 몫을 했을 것으로 보인다. '해외 진출 기업의 국내 복귀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라 국가전략 기술 분야 기업이 국내 복귀할 경우 수도권 사업장당 국비 200억원, 지방비 300억원 등 최대 500억원의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이번 투자로 정부로부터 최대 500억원까지 투자 보조금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전세계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증가하고 있는 OLED 수요에 선제 대응하기 위한 투자"라며 "프리미엄 제품 개발을 통해 차별화된 고객 가치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산업부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총 20개 기업이 국내 복귀를 신고했다. 이들의 총 투자 계획 규모는 1조4700억원으로 추산된다. 박순원기자 ssun@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