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착용로봇 등 개발·고도화
LG전자, 시장확장 위한 협업 돌입
삼성전자, 자회사 편입 등 투자 ↑
LG전자, 시장확장 위한 협업 돌입
삼성전자, 자회사 편입 등 투자 ↑
소위 '쩐의 전쟁'으로 일컬어지는 피지컬 인공지능(AI) 시장의 주도권 확보를 위해 삼성과 현대자동차, LG 등 국내 대기업들이 기술 표준 선점을 위한 경쟁을 시작했다. 국내외 스타트업과의 협력으로 표준을 선점해 시장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그룹은 UL솔루션즈, 국제표준화기구(ISO), 로봇협회 등과 서비스 로봇 인증표준화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로봇업계의 경우 아직 표준화된 기준이나 인증이 없는 상황이다.
현대차그룹은 보스턴 다이나믹스 인수 이후 제조현장의 로봇 기술 접목에 나서고 있다. 휴머노이드 분야는 보스턴 다이나믹스가 맡는다면 현대차그룹은 이 기술의 활용 방안을 모색하고 있으며, 이와 별도로 착용로봇, 서비스로봇, 자동물류로봇(AGV·AMR) 등도 개발·고도화하고 있다.
LG전자가 2대주주로 있는 로봇 기업 로보티즈 역시 LG전자와 '휴머노이드 로봇 분야 공동 연구·사업화를 위한 업무 협약(MOU)'을 체결했다고 이날 밝혔다. 양사는 로봇 기술 고도화, 제품화, 시장 확산에 이르는 전 과정을 협력하며, 글로벌 로봇 시장 확장을 목표로 전략적 협력을 본격화한다.
로보티즈는 피지컬 AI 기반의 국산 작업형 휴머노이드 로봇 'AI 워커(Worker)'를 통해 이미 물류·제조 자동화, 비정형 물체 대응, 모방 학습·강화 학습 플랫폼 제공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실증을 진행 중으로 LG전자에는 지난달 29일 연구 목적의 'AI 워커'를 납품한 바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올해 초 레인보우로보틱스를 완전 자회사로 편입하면서 초기 투자 포함, 총 3500억원을 투입했다. 최근에는 미 로봇 소프트웨어 스타트업인 스킬드AI에 1000만달러(약 136억원)를 투자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글로벌 휴머노이드 시장은 아직 진입 초기 단계로 평가된다. 미국(기술)과 중국(가격)이 주도하는 가운데 미 테슬라, 피규어AI, 어질리티와 중국 유니트리, 애지봇, 러쥐, 유비테크 등이 대표 기업들로 꼽힌다. 하지만 이들 기업도 아직 구체적인 사업화에 나서지 못한 가운데, 일부 업체들은 지속가능성 등에 물음표가 달려 아직 주도권이 형성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게 업계 전언이다.
피지컬 AI는 쉽게 로봇이 사람을 대신하는 기술을 말한다. 예를 들어 로봇이 물건을 집을 때 정해진 로직이 아닌 물건의 크기나 무게에 따라 사람처럼 '감각'을 갖는 셈인데, 이 기술개발 과정에서 비용 부담이 만만찮다. 수많은 인력이 직접 같은 동작을 반복해 학습하는 방법(모방학습)과 디지털트윈 기술 활용(강화학습)이 대표적인데, 인력 투입은 천문학적 금액이 들어가고 디지털트윈의 경우 현실 세계에 접목할 때 오차가 발생한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 대기업의 자금력이 요구되는 게 현실이다.
하지만 로봇팔, 관절, 로봇핸드 등 각 영역별 기술을 가진 스타트업과의 상생의 필요성도 강조된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 레달이 최근 발간한 '한국 딥테크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로보틱스 스타트업 펀딩 규모(레인보우로보틱스 제외)는 2021년 86억원에서 작년엔 61억원으로 3년 연속 감소했고, 이 중 제조업의 경우 작년 펀딩 규모가 49억원으로 전년보다 13% 줄었다. 지속가능한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스타트업-대기업으로 이어지는 생태계 조성이 강조된다.
최리군 현대차 로보틱스랩 로보틱스사업실장(상무)은 전날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휴머노이드 로봇과 모빌리티 산업의 융합: 한국의 전략은' 심포지엄에서 "임시적이고 정책적으로 잠깐의 투자를 통해 보여주고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살 수 없는 가격에 제조하면 결국 로봇이 한순간 유행으로 지나갈 것"이라며 "이를 이겨내기 위해 부품 업체, 서비스 수요자와 생태계를 만들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장우진·임주희기자 jwj17@dt.co.kr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