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최근 주중 미국대사관은 그동안 14세 미만 아동에게 적용하던 비자 인터뷰 면제 절차를 폐지했다.
미국의 비자 신청 공식 인터넷 사이트에는 지난 10일부터 비이민 비자를 신청하는 14세 미만 아동도 반드시 부모 가운데 최소 1명과 함께 직접 인터뷰에 참석해야 하며 본인과 부모의 신원을 확인하기 위한 각종 서류도 제출해야 한다고 공지됐다. 다만 지난 10일 이전 신청 건에는 기존 규정을 적용하지만, 인터뷰를 요청할 수도 있다고 대사관 측은 설명했다.
이번 조치는 미국이 중국인 유학생의 비자를 공격적으로 취소하고 앞으로는 비자 심사를 더 엄격하게 하겠다고 발표한 이후에 나왔다.
지난달 28일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중국 공산당과 관련이 있거나 (안보와 직결되는) 중요한 분야에서 연구하는 이들을 포함해 중국 학생들의 비자를 공격적으로 취소하겠다"라고 말했다.
14세 미만 아동의 비자 규정까지 강화된 사실이 알려지자 중국에 있는 유학 상담사들은 불만을 토로했다. 중국 쓰촨성 청두에 사는 한 유학 상담사는 "14세 미만 아동에게 인터뷰를 요청하는 것은 사실상 의미가 없어 (그동안) 하지 않았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비자 승인 여부는 부모 조건에 따라 완전히 결정된다"라며 "(미국은) 말을 못 하는 아기에게까지 인터뷰를 요구할거냐"라고 되물었다.
다만 변경된 정책이 시행된 첫날 생후 8개월 아기를 대사관에 데려간 중국인 여성은 직원으로부터 "아이는 (인터뷰에) 참석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
14세 미만 아동에게 적용되는 인터뷰 관련 새 지침으로 인해 일부 중국 학부모들이 자녀의 미국 유학을 꺼리고 있다고 매체는 분석했다. 한 중국인은 13살 아들을 미국 여름방학 캠프에 보내려다가 이번 조치로 계획을 취소했다며 "이번 정책은 (미국의) 적대적인 제스처라고 생각한다"라고 비판했다.
한편 미국 국무부 교육문화국과 국제교육연구소에 따르면 2023∼2024년 기준 미국 내 중국인 유학생 수는 27만7000명으로 전체의 25%를 차지했다. 29%가량인 인도인 유학생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수치다. 박상길기자 sweats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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