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면 롯데 계열사들은 이노션 지분 확보 이후 246억원의 배당금을 챙긴 것으로 드러나 희비가 갈렸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지주, 롯데쇼핑, 롯데컬처웍스 3사는 2019년 정성이 고문과 스왑딜을 맺은 이후 작년까지 6년간 이노션으로부터 246억1700만원의 배당금을 챙긴 것으로 집계됐다.
롯데컬처웍스는 2019년 정 고문과의 스왑딜로 206만주(현물출자 186만주, 시간외매매 20만주)의 이노션 지분을 확보했으며, 2022년 7월엔 롯데쇼핑·롯데지주가 롯데컬처웍스의 이노션 지분을 각각 103만주씩 시간외 대량매매로 넘겨받았다. 이노션은 2023년 100% 무상증자를 단행해 롯데쇼핑과 롯데지주가 보유한 이노션 지분은 각각 206만주로 늘었다.
이노션은 매년 배당을 실시하고 있다. 이에 따라 롯데컬처웍스는 2019년에 30억9000만원, 2020년과 2021년에 각각 37억800만원의 배당금을 수령했다. 롯데지주·쇼핑도 2022년에 44억2900만원, 2023~2024년엔 각각 48억4100만원씩 배당금을 받았다. 롯데그룹이 최근 자금난에 시달리는 점을 고려하면 꽤 쏠쏠한 수익이다.
정 고문은 2019년 당시 공정거래법 개정에 따라 이노션 지분율을 20% 미만으로 낮추기 위해 롯데컬처웍스와 지분을 맞교환 했다.
정 고문은 공정거래법을 해소하는 동시에 롯데컬처웍스가 상장할 경우 차익실현도 기대했지만, 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 따른 실적 악화로 기업공개(IPO) 일정은 기약할 수 없게 됐다.
롯데컬처웍스는 2010년부터 작년까지 4년 연속 당기순손실을 내고 있으며, 작년말 부채비율(자본-부채)이 1125%까지 치솟았다. 정 고문은 상장이 지연되면서 매수청구권(풋옵션)을 행사할 수 있지만, 재계에서는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현재 추진 중인 롯데컬처웍스-메가박스중앙간 합병이 재무구조 개선과 IPO 성사의 변수로 꼽힌다.
이노션과 롯데컬처웍스는 스왑딜 연장선으로 2019년 5월 '7년간 사업협력·업무제휴계약'을 맺고 콘텐츠 비즈니스, 글로벌 진출 확대, 스페이스 마케팅, 광고 사업 등 4대 분야에서 상호 업무제휴를 추진하기로 했다. 하지만 롯데가 광고계열사인 대홍기획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이다.
재계에서는 내년 만료되는 양사의 사업협력 계약의 연장 여부에 관심을 두고 있다. 롯데컬처웍스는 스왑딜 4년차인 2023년부터 1년 단위로 풋옵션 행사 만기 기한을 연장하고 있다.
정 고문이 제3자에게 롯데컬처웍스 지분을 넘기는 방안도 있지만, 매수자를 찾기도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스왑딜 당시 정 고문의 현물출자(186만주) 지분 가치는 1300억원(주당 7만원 기준) 수준이다.
재계 관계자는 "7년 사업협력 계약 만기 시점이 아직 1년가량 남은 만큼 양사 모두 연장 여부에 대해 구체적으로 들여다보지 않는 것으로 안다"며 "롯데컬처웍스의 IPO 성사 여부가 양사간 지분 관계의 변수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