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쪽의 수도권·충청·호남 싹쓸이
동쪽의 강원·영남권은 국힘 우세
국민통합과 갈등 해소가 과제로
동쪽의 강원·영남권은 국힘 우세
국민통합과 갈등 해소가 과제로
![[이재명 정부] 또다시 동서로 나뉜 대한민국](http://contents.dt.co.kr/images/202506/2025060402109958820005[1].jpg "[이재명 정부] 또다시 동서로 나뉜 대한민국")
대한민국이 또다시 동서로 갈라졌다. 호남에서는 진보 진영 후보가, 영남에서는 보수 진영 후보가 표를 독식하는 지역 구도 현상이 제21대 대통령 선거에서도 반복됐다. 이재명 대통령은 국민 통합이라는 무거운 숙제를 풀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4일 나온 제21대 대선 개표 결과를 보면 동서로 나뉜 대한민국 정치 지형을 고스란히 확인할 수 있다. 전체 유권자의 절반이 넘어 당락을 가르는 수도권 민심은 이 대통령의 손을 들어줬다.
![[이재명 정부] 또다시 동서로 나뉜 대한민국](http://contents.dt.co.kr/images/202506/2025060402109958820005[2].jpg "[이재명 정부] 또다시 동서로 나뉜 대한민국")
서울에서 이 대통령은 47.13%를 얻어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41.55%)를 5.58%포인트 차로 따돌렸다. 세부적으로 보면 용산과 강남 3구를 제외한 전역에서 이 대통령이 우세를 보였다. 경기도와 인천에서는 각각 52.20%, 51.67%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충청권에서도 우위를 점했다. 이 대통령은 대전에서 48.50%, 세종에서 55.62%, 충남에서 47.68%, 충북에서 47.47%를 득표하며 충청권에서 김 후보를 모두 제쳤다. 더불어민주당의 '텃밭'인 호남에서는 광주(84.77%)와 전남(85.87%), 전북(82.65%) 등 압도적으로 표를 몰아줬다.
그러나 전통적으로 보수세가 강한 영남과 강원에서 벽을 넘지 못했다. 이 대통령은 경북 안동 출신임을 내세우며 지지를 호소했으나 영호남의 지역 구도는 쉽게 깨지지 않았다.
다만 이전에 비하면 '선방했다'는 평가다. 이번 대선에서 이 대통령의 대구·경북(TK) 득표율은 각각 23.22%, 25.52%에 그쳤다. 이는 제20대 대선과 비교하면 각각 1.62%포인트, 1.72%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부산에서는 40.14%를 기록하며 민주당 대선 후보로는 처음으로 40%대를 돌파했다. 울산에서도 42.54%를 득표해 민주당 대선 후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경남 득표율은 39.40%였다. 결과적으로는 부산·울산·경남(PK)에서 보수 지지층의 이탈이 감지된 셈이다.
영호남 갈등은 1971년 박정희·김대중 전 대통령 간 대결 이후 나타나기 시작해 50년이 넘은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이에 노무현 전 대통령은 지역주의 타파를 정치적 명운을 건 목표로 내걸고 영남에서 정치적 뿌리를 조금씩 강화했고 이 대통령도 이번 대선에서 갈등 해소를 최우선 가치로 삼고 공을 들여왔다.
특히 12·3 비상계엄 선포와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등으로 대립이 극심한 가운데 통합의 길로 나아가야 한다는 게 이 대통령의 판단이었고 그 일환으로 선거 운동 기간 영남을 수차례 찾았다. 여기에 기성 정치를 둘러싼 염증,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로 보수 진영의 표가 나뉜 점 등도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밖에 강원 득표율은 이 대통령이 43.95%, 김 후보가 47.30%였다. 제주에서는 이 대통령이 54.76%를 득표해 과반을 기록했다.
영호남 표 쏠림 현상이 이전보다는 다소 완화되기는 했으나 정치 양극화 속 표심이 여전히 뚜렷하게 나뉘면서 이 대통령은 통합과 화합이라는 어려운 문제를 마주하게 됐다. 이 대통령도 이를 의식한 듯 당선이 확실시된다는 지상파 3사의 개표 방송이 나온 뒤 처음으로 진행한 연설에서도 통합을 강조하고 나섰다.
이 대통령은 "대통령의 책임은 국민을 통합시키는 것"이라며 "통치자가 아니라 국민을 크게 통합시키는 대통령의 그 책임을 결코 잊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가 겪는 이 잠시의 어려움은 위대한 역량을 가진 우리 국민이 힘을 합쳐 얼마든지 이겨낼 수 있다"며 "잠시 다퉜을지라도 우리를 지지하지 않는 그분들도 대한민국 국민"이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어우러져 함께 살아가고 공평하게 기회를 함께 누리는, 억강부약의 대동 세상을 우리 함께 만들어가면 좋겠다"며 "입장이 다르고 생각이 다르고 다른 색깔의 옷을 잠시 입었을지라도 이제 우리는 모두 위대한 대한민국의 위대한 똑같은 대한국민들"이라고 덧붙였다.
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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