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93만명 번호이동…단통법 이후 최대 규모
단통법 폐지·폴더블 신제품, 하반기 시장 뒤흔든다
단통법 폐지·폴더블 신제품, 하반기 시장 뒤흔든다
SK텔레콤의 유심 해킹 여파로 번호이동이 급증하면서 이통시장 재편 움직임이 뚜렷해지고 있다. 내달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 폐지와 올 하반기 삼성전자·애플의 플래그십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 등이 맞물리면서 경쟁 구도 변화가 예상된다.
3일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따르면 지난달 통신3사와 알뜰폰(MVNO)간 총 번호이동 가입자 수는 93만3509명으로, 약 100만명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해킹 사고 발생 전인 지난 3월 52만5937명과 비교해 약 77% 증가한 수치다. 특히 2014년 단통법 시행 이후 약 1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며 '가입자 엑소더스'가 일어난 것이라는 평이 나온다.
특히 SKT 가입자의 이탈자 수가 눈에 띈다. 지난달 SK텔레콤에서 KT, LG유플러스 등 타 통신사와 알뜰폰으로 이동한 가입자는 총 44만490명에 달한다. 반면 다른 통신사와 알뜰폰에서 SKT로 번호이동한 가입자는 3만4960명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SKT의 무선 가입자 점유율 '40%'선이 무너지는 것이 유력하다는 예상이 나온다. SKT의 점유율은 50%를 유지하다가 2015년 13년만에 처음으로 50% 밑으로 떨어진 이후 지난해까지 40%를 겨우 넘겨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무선 통신서비스 통계현황'을 보면 지난 3월 SKT의 점유율은 약 40.25%다. 이는 단순 수치를 넘어 이동통신 시장 부동의 1위 사업자의 상징성을 나타내는 경계선으로 보고 있다.
이번 해킹 사태 이후 가장 수혜를 본 통신사는 SKT에서 지난달 가장 많은 가입자가 넘어간 KT라는 평도 나온다. SKT에서 KT로 번호이동한 가입자는 지난달 19만6685명에 달했다. 알뜰폰 또한 이번 사태로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 5월 번호이동 규모가 단통법이 시행됐던 2014년 10월 이후 최고 수치를 기록하면서 일부 유통망에서 리베이트 금액을 늘리는 등 물밑 경쟁이 일어나고 있다.
올 하반기에는 단통법 폐지가 시행되고 SKT의 신규 가입자 영업 정지 조치가 해제되면 가입자 확보를 위한 보조금 경쟁이 격화될 가능성도 나온다. KT와 LGU+가 공격적인 마케팅 공세에 나서고 SKT도 신규 가입을 재개하면 가입자 재탈환을 위해 화력을 쏟을 수 있다는 전망이다.
SKT는 해킹 사태로 인해 지난달 5일부터 전국 2600개 T월드 매장에서 신규 가입 및 번호이동을 중단했다. 이날 기준 전체 대상자 중 589만명이 유심을 교체했고 아직 334만명이 남았다. 하루 평균 20만~30만 가입자가 유심 교체를 하면 이달 내 영업 재개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SKT는 이달 중 최소 500만개의 유심을 추가 확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내달 단통법 폐지와 플래그십 단말기 출시와 맞물려 통신3사의 보조금 경쟁이 격화될 경우 영업 재개 이후 SKT의 반격 여부가 하반기 시장 판도를 가를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삼성전자는 내달 예정된 '갤럭시 언팩'에서 '갤럭시폴드7', '플립7' 등 신형 폴더블 단말을 공개한다. 통상 언팩 행사 후 2주 후 제품이 출시되는 만큼 7월 22일 통신3사의 보조금 지원 상한금이 없어지는 단통법 폐지와 맞물려 시너지를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오는 9월에는 애플이 '아이폰17' 시리즈를 선보일 이면서 신형 단말 경쟁도 치열해진예정이다.
김나인기자 silkni@dt.co.kr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