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사전투표 첫날 빚어진 투표용지 반출 사건과 관련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부실 관리를 강도 높게 비판하며 재발 방지 대책을 촉구했다.
윤재옥 총괄선대본부장은 30일 국회에서 열린 선대본부 회의에서 "투표용지를 들고 밥을 먹고 온 유권자도 있었고 이 과정에서 신분 확인도 제대로 하지 않은 것 같다"며 "정말 있어서는 안 되고 이해할 수 없는 사건"이라고 밝혔다.
윤 총괄선대본부장은 "그렇지 않아도 많은 국민들께서 사전투표를 불신하고 있고 선관위의 선거 관리에 대한 불신도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이라며 "선관위가 사과문을 발표했지만 가볍게 넘길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윤 총괄본부장은 선관위에 대해 "지난 대선에서 소쿠리 투표 사태로 큰 물의를 빚었고 부정 채용, 부실 업무, 자기 식구 챙기기 등으로 국민의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다"며 "조심하고 또 조심해도 부족할 마당에 이래서야 국민들이 선관위를 믿을 수 있겠나"라고 지적했다.
윤 총괄본부장은 "이런 일이 또다시 발생한다면 국민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할 것을 엄중히 경고한다"며 "국민의힘은 참관인 교육 강화, 불시 현장 방문 등을 통해 철저하게 공정 선거가 이뤄지도록 끝까지 살피겠다"고 강조했다.
장동혁 선대위 상황실장은 "이것은 소쿠리 투표보다 훨씬 더 심각한 사안"이라며 "선관위가 즉각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했지만, 그 투표용지는 이미 전국의 선관위로 다 발송돼 어떤 조치를 할 수도 없고 어떤 문제가 있는지 확인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선관위는 그런 문제가 있는 것이 확인됐다면 그 투표함은 선관위 의결을 거쳐 보관했다가 다른 법적조치를 한 다음에 해당 선관위로 보냈어도 늦지 않는다"라며 "'우리를 믿고 사전 투표해달라'라고만 할 게 아니라 선관위의 근본적 태도 변화와 조치가 필요하다"고 했다.
앞서 지난 29일 사전투표 첫날 서울 신촌동 사전투표소에서 투표용지를 소지한 유권자가 투표소 밖으로 이탈한 장면이 포착되며 논란이 시작됐다. 일부 유권자가 식사를 위해 투표소를 벗어났다는 보도까지 이어지며 선거관리 부실 논란은 더욱 커졌다.
김용빈 중앙선관위 사무총장은 대국민 입장문을 통해 "서울 신촌동 사전투표소에서 관외 선거인의 기표 대기 줄이 투표소 밖까지 길게 이어지는 상황이 발생했다"며 "국민 여러분의 상식선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고 이에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고 했다.
김 사무총장은 현장 운영 미숙을 인정했다. 그는 "기표 대기줄 혼잡에도 불구하고 투표용지 발급 속도를 조절하지 못했고, 대기 중인 선거인에 대한 통제 역시 완전하지 못했다"며 "현장 사무인력의 실수 역시 선관위의 책임임을 통감한다"고 말했다.박한나기자 park27@dt.co.kr
30일 서울 서대문구 구 신촌동주민센터에 마련된 신촌동사전투표소에서 부정선거를 주장하는 시민들이 스마트폰으로 영상을 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