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야말로 물러설 수 없는 승부다. 실수나 거짓말을 해도 이를 인정해서는 안된다는 마음가짐마저 엿보이는 난타전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과거 부정선거를 주장했다는 논란이 불거지면서 2차 대선 TV 토론 이후 '부정선거'도 논란거리로 등장했다. 1차 TV 토론회에서 '커피원가 120원', '호텔 경제학' 논란 와중에 새로운 논란이 등장했다. 이 때문에 오는 27일 3차 TV 토론회 또한 선거 막판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재명 후보는 25일 '부정선거'와 관련해 말을 아꼈다. 지난 21일 윤석열 전 대통령이 부정선거론을 주장하는 영화를 관람했을 때까지만 하더라도 "그 선거 시스템으로 본인이 선거에서 이긴 것 아닌가. 이를 부정선거라고 하면 어떻게 되는 건가"라고 공격했던 이재명 후보가 이날은 따로 언급을 하지 않은 것이다.
지난 23일 2차 대선후보 TV 토론에서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가 이재명 후보에게 "2012년 대선 이후 부정선거를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재명 후보도 이에 동조해 부정선거 관련 내용을 공유한 바 있다"면서 의견을 물었고, 이재명 후보는 "국가정보원이 댓글로 여론을 조작했기 때문에 부정선거라고 한 것"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개혁신당이 팩트체크를 통해 "이재명 후보는 국정원 댓글 때문에 부정선거라고 (생각했다고) 답변했으나 당시 실제 트윗을 보면 수개표를 주장하며 윤석열 (전 대통령)과 똑같은 주장을 했다"고 했다.
여기에 2017년 당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이재명 성남시장의 개표부정 의혹 제기 자제를 강력히 촉구하며 보도자료를 낸 것이 확인돼 논란이 확대됐다.
전날에도 이준석 후보의 파상공세가 계속됐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재명 후보가 지난 2017년 한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부정선거 관련 발언을 한 대목을 공유한 뒤 "음모론에 경도된 부정선거론자는 자진사퇴 하라"고 재차 공세했다. 결국 이재명 후보는 "오래전 일이어서 정확한 기억이 없다"며 "당시 부정선거를 했다는 것이 아니고, 수개표를 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있었던 것 같다"라고 해명했다.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도 "저도 사전투표에 참여하겠다"는 말로 윤 전 대통령과 선을 그으면서 이번 사건을 기회로 활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김 후보는 지지층을 고려한 듯 "현행 사전투표의 관리 실태에는 문제점이 여러 번 지적돼 왔다. 제도 개선 요구도 빗발치고 있다"면서도 "우리 당은 당의 역량을 총동원해서 사전투표의 감시 감독을 철저히 하겠다"고 했다.
앞서 1차 TV 토론회에서 '커피 원가 120원', '호텔 경제학'으로 곤욕을 치른 이재명 후보 입장에서는 TV 토론 때마다 악재가 터지는 셈이다.
여기에 이재명 후보는 최근 '거북섬' 논란도 안고 있다. 전날 유세에서 경기지사 시절 경기 시흥시 거북섬 소재 인공서핑장 '웨이브파크'를 조성하면서 시흥시장과 업체에 "'경기도 거북섬에 오면 우리가 나서서 해줄 테니까 오라'고 유인을 해서 인허가와 건축, 완공까지 2년밖에 안 되게 해치웠다. 이재명 경기도가 그렇게 신속히 큰 기업을 유치했다"고 말한 것이 논란이 됐다. 임재섭기자 yjs@dt.co.kr
이재명 더불어민주당·김문수 국민의힘·권영국 민주노동당·이준석 개혁신당 대선후보가 23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KBS 스튜디오에서 열린 제21대 대선 2차 후보자 토론회 시작에 앞서 기념 촬영하기 위해 자리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