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배우자 설난영 여사가 찬조연설과 방송 출연으로 적극적인 대외 행보를 보이는 데 반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배우자 김혜경 여사는 물밑 행보를 유지하고 있다.
설 여사는 지난 24일 SBS를 통해 방영된 김 후보 찬조 연설에서 "(김 후보가)국회의원 세 번, 경기도지사 두 번에, 장관까지 지냈지만 우리 부부의 살림살이는 하나도 달라진 것이 없다"며 "널리 알려져 있다시피 저희는 법인카드와 관용차 사용 등 엄격하게 규정을 지켰다. 조금이라도 오해를 살 일은 절대로 하지 않았다"고 언급했다.
이는 김 후보와 같은 경기지사 출신인 이 후보와 배우자 김 여사가 도지사 시절 '법인카드 유용 의혹'으로 기소돼 재판이 진행 중인 점을 직접적으로 겨냥한 것이다.
설 여사는 같은 날 공개된 쿠팡플레이 'SNL 코리아 시즌 7'에도 출연해 또다시 법인카드 의혹을 언급하며 김 여사를 비판했다. 그는 '법카로 사 먹은 김혜경 여사'와 '명품백 받은 김건희 여사' 중 내조를 못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을 묻는 질문에 "김혜경 여사가 더 내조를 못한다"며 "법인카드는 국민들의 세금 아니냐. 국민의 세금으로 자기 물품을 구입하는 건 나쁜 것 같다"고 직격탄을 날렸다.특히 '김혜경'으로 삼행시를 요청받은 설 여사는 "김. 김 빠져요. 혜. 혜경궁 김씨. 경. 경을 칠 노릇이다"라고 말해 시청자들의 주목을 끌었다. 편의점 손님 역할극에서도 김 여사 대역과 포옹하며 "법카 사용하지 마세요. 앞으로는"이라고 저격하기도 했다
반면 김혜경 여사는 설 여사의 이같은 자극에도 언론 앞에 나서지 않으며 비공식적인 행보를 유지하고 있다. 김 여사의 선거 운동 행보는 대부분 종교 단체 또는 비공개 자원봉사 등에 집중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재명 후보는 25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진행한 기자간담회 질의응답 중 김 후보와 설 여사가 동반 유세를 했던 것처럼 김 여사와의 동반 일정이 있는지 묻자 "아내가 뭘 하는지는 저도 잘 모른다"며 "아내의 판단에 따라 할 것이니 언급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며 말을 아꼈다.전혜인기자 hye@dt.co.kr
23일 강원 강릉시 중앙시장에서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의 배우자 설난영 여사가 권성동 원내대표와 상인들을 만나고 있다. 연합뉴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배우자 김혜경 여사가 24일 충북 단양군 구인사에서 열린 상월원각대조사 제51주기 열반대재에서 합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