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B생명이 올해 들어 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모 기업이자 국책은행인 KDB산업은행이 그동안 KDB생명에 투입한 약 1조5000억원의 자금이 모두 소진된 것이다. 산은은 그동안 여러차례 매각을 추진했으나 번번이 실패했다. 이에 산은에 대한 책임론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산은은 연내 유상증자 등 자본확충 방안을 세우고 있다.
19일 KDB생명이 공시한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자산총계는 17조8540억원, 부채총계는 17조9888억원으로 자본총계는 마이너스(-)1348억원으로 집계됐다.
KDB생명은 이에 대해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 이후 보험 계약을 시가로 평가하고 시장금리 하락과 감독당국의 보험부채평가 할인율 추가 인하 조치 등의 외부 요인에 따라 평가손실이 자본에 반영돼 자본잠식으로 집계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는 실제 보험금 지급 여력이나 현금 유동성 부족과는 무관한 것으로 보험사의 실질적인 지급 능력이나 가입고객 계약의 보장 안정성과는 무관한 것"이라며 "회계상 측면이지 실질적으로 고객에게 지급해야 할 보험금을 지급할 수 없다는 의미는 전혀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KDB생명의 지급여력(K-ICS·킥스) 비율은 지난해 말 기준 158.2%(경과조치 후)였다. KDB생명은 올 3월 말 기준으로 감독당국의 권고치인 150%(경과조치 후)를 웃돌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KDB생명 측은 "현재 상황을 조속히 해결하고자 금융당국과 대주주인 한국산업은행과 긴밀하게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산업은행은 자본잠식을 해소하기 위해 추가 자금 투입을 계획하고 있다. 산은 관계자는 "연내 유상증자를 논의 중"이라면서도 "구체적 금액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했다.
산업은행은 과거 금호아시아나그룹 구조조정 중 2012년에 전신인 금호생명(현 KDB생명)을 인수했다. 이후 2014년부터 매각을 추진했지만 모두 불발됐다. 산업은행은 지난 3월 KDB생명을 자회사로 품으며 경영 정상화를 한 뒤 추가 매각에 나서기로 방침을 세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