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통신은 14일(현지시간)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세계 각국과 무역협정을 협상하려는 미국 당국자들이 합의에 통화정책 약속을 넣는 작업을 하지 않고 않다"고 밝혔다.
그는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트럼프 행정부 경제팀에서 이러한 문제를 다루는 임무를 맡은 유일한 인물이다. 무역 상대국들과의 통화정책 논의에 다른 당국자들이 대신 관여하게 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베선트 장관이 참석한 자리에서만 협상할 것이란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베선트 장관은 그동안 미국의 약달러 추진 가능성에 대한 불안을 누그러뜨리려 해왔다고 블룸버그는 평가했다.
베선트 장관은 지난달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발표 여파로 미국 국채 시장이 출렁인 후 블룸버그TV와 인터뷰에서 "여전히 강달러 정책이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 3월 7일 CNBC에 출연해 "트럼프 대통령은 강달러로 이어질 수 있는 정책에 전념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베선트 장관은 지난 10~11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진행된 미·중 무역협상에서도 "통화에 대한 논의는 없었다"고 밝혔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무역 상대국들이 부당하게 환율을 조작하는 것을 자제하길 원하지만 그러한 정책을 향후 합의에서 거론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미 재무부 대변인은 블룸버그의 논평 요청에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이같은 보도는 최근 아시아 외환 시장이 출렁인 가운데 나왔다. 한미 양국 외환 당국자들이 지난 5일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를 계기로 대면 접촉했다는 외신 보도에 나오자 원·달러 환율이 출렁였다. 대만달러도 급등락했다.
시장은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 협상을 통해 약달러를 추구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랫동안 아시아 등 무역 상대국들이 의도적으로 자국 통화를 약세로 만든다고 주장해왔다.
스티븐 미런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 위원장은 강달러에 따른 비용을 지적했다. '플라자 합의'와 유사하게 트럼프 행정부가 약달러를 만들기 위해 주요국들과 이른바 '마러라고 합의'를 맺을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주형연기자 jh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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