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관세정책 대응에 기업대출도 증가전환
한국은행이 14일 발표한 '4월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4월말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1150조1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4조8000억원 급증했다. 이는 지난달 금융통화위원회가 예상한 증가 폭 전망치와 비슷한 수준이다. 지난 3월 1조6000억원 늘어난 것 대비 3조원 넘게 증가했다.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은 913조9000억원으로 전월보다 3조7000억원 증가했다. 주담대 증가폭도 지난 3월 2조5000억원 늘어난 것보다 1조 넘게 증가했다. 최근 늘어난 주택거래가 시차를 두고 영향을 미친 것이 증가폭 확대로 이어졌다. 기타대출은 1분기 상여금 유입 효과, 분기말 부실채권 매·상각 등 계절적 요인이 소멸되면서 1조원 증가세로 전환했다.
박민철 한은 시장총괄팀 차장은 "2, 3월에 늘어난 주택거래 영향이 본격적으로 반영되면서 4월 가계대출 규모가 상당폭 확대됐다"며 "가계대출 증가 흐름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다. 경계감을 늦출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토허구역 재지정 영향은 시차를 두고 증가 추세가 완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달 기업대출도 큰 폭 증가 전환했다. 4월 은행 기업대출 잔액은 1338조7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14조4000억원 증가했다. 지난 3월 2조1000억원 감소한 데 이어 급등했다. 기업대출 증가 규모는 4월 기준으로 2020년 4월 27조9000억원 증가한 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2004년 통계편제 이후 4월 기준 두 번째로 높다. 전체 기업대출 대비로 봤을 때 2020년 5월 16조원 증가한 후 가장 많은 수준이다.
대기업대출이 지난 3월 7000억원 감소한 반면 4월에는 6조7000억원 증가해 287조원을 기록했다. 일부 은행들의 정책성 시설자금대출 취급 등이 증가하면서 큰 폭으로 늘어났다. 중소기업대출은 3월 1조4000억원 감소했지만 4월에는 7조6000억원 늘어나 1051조7000억원으로 집계됐다. 미국 관세정책 관련 금융지원 등으로 크게 증가했다.
박 팀장은 "금융사들이 올해 경영목표를 맞추기 위해 기업대출을 재개한 것이 기업대출 증가로 이어졌다. 하지만 기업의 투자수요가 살아났다고 보기는 힘들다"면서 "은행들의 보통주자본(CET1) 비율 관리는 완화되겠지만 경기둔화로 신용리스크 관리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형연기자 jhy@dt.co.kr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