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한조·삼성重, 현재 각각 35.9%·27% 달성
미·중 무역 갈등 반사이익… 50조 돌파 청신호
미·중 무역 갈등 반사이익… 50조 돌파 청신호
한국 조선업계가 역대급 수주잔고를 기록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내고 있다. HD한국조선해양, 한화오션, 삼성중공업 등 주요 조선 3사의 올해 1분기 말 기준 수주잔고는 총 1372억5800만달러, 한화로 약 192조2847억원에 달한다. 이 추세라면 올해 안에 200조원 돌파도 무리가 없다는 전망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HD한국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은 올해 각각 180억5000만달러, 98억달러를 수주 목표로 설정했으며, 현재까지 각각 35.9%, 27%를 달성했다. 한화오션은 공식적인 목표를 밝히지 않았지만 지난해 수주 실적인 88억6000만달러를 넘길 것으로 보여, 3사 합산 올해 목표는 50조원을 초과할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성장세는 미국과 중국 간 무역 갈등의 반사이익 덕분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이 오는 10월부터 중국산 선박에 입항 수수료를 부과하기로 하면서, 글로벌 해운사들이 중국 대신 한국 조선소로 발주처를 바꾸는 움직임이 포착되기 때문이다.
HD한국조선해양 자회사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미포, HD현대삼호의 수주잔고는 총 742억2800만달러(약 104조원)로, 그룹 차원의 안정적인 수주 기반을 제공하고 있다.
실적도 호조를 보이고 있다. HD한국조선해양은 올해 1분기 859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436.3% 증가했다. 한화오션은 2586억원으로 388.8%, 삼성중공업은 1231억원으로 58.0% 성장했다.
계열사들의 활약도 돋보인다. 최근 HD현대의 선박 보수·정비 전문 계열사인 HD현대마린솔루션은 싱가포르에 첫 해외 물류 거점을 구축하기로 결정했다.
세계 최대 환적 항구인 싱가포르항 인근에 1만3200㎡ 규모의 물류 단지를 조성해 내년 하반기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는 부산에 이어 두 번째 물류 허브로, 약 1만3000여개의 부품과 자재를 보관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HD현대마린솔루션은 현지 자재 공급망을 구축해 선박 유지·보수 수요에 신속히 대응할 계획이다. 선박 수리에 필요한 부품을 제때 공급함으로써 글로벌 고객 만족도를 높이려는 전략이다. 업계 관계자는 "관세 이슈와 기술 경쟁력까지 더해져 한국 조선의 글로벌 위상은 한동안 지속적으로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양호연기자 hy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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