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각종수당·소득세 감면 공약
金, 소득세 기본공제 상한선 확대
채무 1200조… 세수 결손은 심각
金, 소득세 기본공제 상한선 확대
채무 1200조… 세수 결손은 심각
![[기획] `선심·감세 경쟁` 막오른 대선… 국가부채는 `시한폭탄`](http://contents.dt.co.kr/images/202505/2025051102109958078005[1].jpg "[기획] `선심·감세 경쟁` 막오른 대선… 국가부채는 `시한폭탄`")
제21대 대통령선거 공식 선거운동 기간이 시작되는 가운데 주요 후보들은 이번에도 선심성 퍼주기와 감세 등 포퓰리즘 공약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 빠듯한 세수 상황을 고려할 때 현실적으로 실현이 어려운 공약(空約)이 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공약을 추진할 경우 국가부채 규모가 증가해 큰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11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는 모두 중산층을 겨냥한 감세 정책을 적극 강조하고 있다. 이 후보는 지난달 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국내총생산(GDP) 대비 근로소득세 부담률이 2015년 1.6%에서 2024년 2.4%로 증가했다"며 "이러니 '월급쟁이가 봉이냐'는 말이 끊이지 않는 것"이라고 말하며 근로소득세 감세를 시사했다.
그는 같은 달 30일 직장인 간담회에서도 "우리나라 월급이 명목상으로 오르긴 하는데 물가상승률에 못 미치는 경우가 많다"며 "안 그래도 월급쟁이들은 유리지갑이라고 해서 명목상 임금이 오르면 과세표준이 오르고, 그러면 세율이 올라서 실제 월급은 안 오르는데 세금은 늘어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물가상승률에 따라 과세표준 구간을 조장하는 근로소득세 물가연동제를 대안으로 거론할 가능성이 높다.
민주당 내에서도 소득세 개정에 대한 움직임이 관측되고 있다. 조인철 의원이 대표발의한 소득세법 개정안은 1인당 기본공제액을 기존 150만원에서 200만원으로 상향하고, 부양가족 나이 기준도 20세 이하에서 24세로 올리는 내용을 포함했다.
김 후보도 지난달 30일 "물가 상승으로 실질임금이 줄어들고 있다"며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는 세제 개혁으로 우리 경제를 지탱하는 중산층을 두껍게 할 것" 감세 공약을 내놓은 바 있다. 종합소득세에 물가연동제를 도입하고, 1인당 기본공제액은 300만원까지 상향하겠다고 했다. 민주당이 발의한 법안보다도 수위를 더욱 높인 셈이다.
그러면서도 각종 '퍼주기' 복지 공약도 남발되고 있다. 이 후보는 자신의 아동 공약을 통해 현행 8세까지 지급되는 아동수당을 만 18세 미만 자녀로 지급연령을 확대하겠다고 밝혔으며, 어르신 공약으로 현행 기초연금 부부 감액을 단계적으로 줄여나가겠다는 정책을 발표했다. 또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만나서는 채무 조정과 저리 대환대출 등도 약속했다. 김문수 후보 역시 65세 이상을 대상으로 하는 버스 무료 승차 등을 공약으로 제시한 상태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지 않다. 두 해 연속 대규모 세수 결손 사태가 이어지면서 오히려 국가 부채 규모만 더 빠르게 늘어날 것이 확실시되고 있는 상황이다. 국제통화기금(IMF)가 최근 발간한 '재정점검보고서' 4월호에 따르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일반정부 부채 비율은 올해 54.5%로 전망됐다. 이는 IMF가 선진국으로 분류한 비기축통화국 11개국의 평균치(54.3%)를 처음으로 넘어서는 것이다.
2016년 한국의 일반정부 부채 비율은 39.1%로 비기축통화국 평균(47.4%)보다 낮았지만, 2020년 이후 코로나19 대응, 경기 회복을 위한 재정 확장, 복지성 지출 확대 등이 맞물리며 빠르게 상승했다. 문재인 정부 5년 동안 국가채무가 409조원 늘어났고, 윤석열 정부는 2025년 예산까지 포함해 209조원의 채무를 늘렸다. 새 정부 출범 후 2차 추가경정예산안(추경) 편성 현실화 등을 고려하면 국가 채무는 추가적으로 더 늘어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기획재정부는 올해 국가채무 총액이 1277조원에 달해 GDP 대비 48.3%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이렇게 되면 관리재정수지 적자가 작년 91조6000억원에 이어 올해도 77조7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IMF는 한국 정부의 부채 비율이 향후에도 빠르게 상승해 2030년에는 59.2%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향후 5년간 4.7%포인트의 추가 상승을 예상한 것이다. 이는 같은 시점 비기축통화국 평균치(53.9%)를 5%포인트 이상 웃돈다. 정부의 빚이 늘어나고 재정적자가 쌓이면 국가경제의 최종 안전판으로서 재정이 힘쓸 여력이 줄어들게 된다. 표만을 의식한 채 빚을 낼 수밖에 없는 공약 경쟁을 벌이는 데 대해 한심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대선이 끝난 후 대통령 집권에 들어가더라도 한국의 경제 상황이 정부가 돈을 쉽게 쓸 수 없는 상황"이라며 "정치권이 공약의 현실 가능성을 따지는 것이 아니라 공약이 얼마만큼 표가 될 수 있을지만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는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전혜인기자 hy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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