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의약품에 대한 관세 부과에 시동을 걸었다. 의약품 미국 내 생산을 유도하기 위한 조치여서 미 수출 규모가 상당한 삼성바이오로직스·셀트리온 등 국내 바이오 기업들이 직접적인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의약품 제조 촉진 관련 다수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의약품에 대한 관세율과 발표 시기 등을 결정했냐는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서는 "2주 이내에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의약품 가격과 관련해서 다음 주에 큰 발표를 할 것"이라면서 "전 세계 다른 나라와 비교해 미국은 매우 불공정하게 갈취당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 식품의약국(FDA)에 미국 내 제약 공장을 짓는데 걸리는 승인 시간을 단축하도록 지시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 명령에는 미국 환경보호국(EPA)에도 관련 승인 절차를 가속하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국내 바이오 기업들은 '올 것이 왔다'는 반응을 보이면서 바짝 긴장하고 있다. 한국바이오협회에 따르면 2024년 기준 미국이 한국에서 수입한 의약품 규모는 39억7000만달러(약 5조4063억원)에 달한다. 이 중 바이오의약품이 37억4000만 달러로 94.2%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올해 의약품 수출이 바이오의약품의 지속적인 수요 증가와 미국·유럽 지역에서의 실적 호조로 12.6%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기도 했다. 하지만 바이오의약품 최대 수요국인 미국이 관세를 높일 경우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앞선 2월 18일 트럼프 대통령은 의약품 관세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25%, 그리고 그 이상이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미국 밖에서 촬영된 영화에 100% 관세를 물리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장벽이 제조업을 넘어 콘텐츠 분야로 전격 확대될 경우 K-콘텐츠 산업도 그 영향권에 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