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우리금융지주는 올해 들어 주가가 14.56% 오르며 코스피 상승률(6.48%)의 두 배를 넘겼다. 연초 1만5380원이던 주가는 전일 기준 1만7620원을 기록했다.
우리금융지주를 비롯해 국내 4대 금융지주 모두 코스피 상승률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금융지주에 이어 하나금융지주가 올해 12.82% 상승했으며 신한지주는 8.09%, KB금융은 7.35% 올랐다.
금융지주의 강세는 밸류업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자사주 소각·매입, 배당 증액 등의 영향이다. 견고한 실적을 바탕으로 재무건전성이 강화된 상태에서 주주환원책을 펼치자 주가가 화답한 것이다.
KB금융은 오는 15일 역대 최대 규모의 자기주식 1206만주를 소각할 예정이다. 지난해 하반기에 매입한 자기주식 566만주(취득가 약 5000억원)와 올해 2월부터 매입한 자기주식 640만주(약 5200억원)를 동시 소각하는 것으로, 매입가 기준 총 1조200억원에 달한다. 시장에서 호평받았던 독자적인 밸류업 프레임워크를 차질 없이 이행하겠다는 의지 표명이다.
KB금융이 발표한 밸류업 프레임워크는 전년도 말 보통주자본비율(CET1) 13%를 초과하는 자본을 한도 제한없이 모두 주주환원에 사용하고, 연중 CET1 13.5%를 초과하는 자본을 다시 주주환원에 사용하는 것이다.
신한금융도 올해 밸류업 계획 이행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내놓자 저평가됐던 주가가 오르고 있다. 신한금융은 △대내외 불확실성에 대비한 버퍼(10bp) 등을 감안해 CET1 목표를 13.1%로 높이고 △자사주 소각 중심의 속도감 있는 주주환원 추진 △총주주환원율 42% 이상 달성 △비은행 부문의 구조적 개선을 통해 자기자본이익률(ROE)을 50bp(1bp=0.01%포인트) 이상 개선할 계획이다.
신한금융은 지난해 3분기 4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을 결정했다. 지난 1월부터 계속된 65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취득도 지속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하나금융은 올해 연간 현금배당 총액을 1조원으로 고정하고 분기별 균등배당을 도입키로 했다. 그룹 이사회는 주당 906원의 분기 현금배당을 결의했다. 연초 발표한 4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은 상반기 내 조기 완료할 예정이다.
최근 자사주 정책 중심으로 밸류업을 강화하겠다고 밝힌 하나금융이 하반기 추가 자사주 매입·소각을 확정할 경우 밸류업에 더욱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은 지난 10일부터 꾸준히 주가가 상승하고 있다. 실적발표일인 지난달 25일에는 6만1200원에 거래를 마쳤지만 지난달 30일에는 전일 대비 2.37% 상승한 6만4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우리금융은 4대금융 중 유일하게 역성장했지만 CET1은 4대금융 중 가장 큰 폭 개선됐다. 우리금융의 CET1은 지난해 말 타 지주 대비 1% 가량 뒤처진 12.13%에 그쳤으나 올 1분기 말에는 12.47%까지 올랐다. 밸류업 정책의 기준이 되는 CET1이 꾸준히 개선세를 보이자 우리금융이 올해 CET1 달성 목표치인 12.5% 조기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다만 보험사 인수가 조건부로 승인될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2분기 자본비율 하락 가능성도 제기된다. 우리금융은 보험사 편입 시 비은행 손익 비중이 10%포인트(p) 증가하고 ROE는 1%p 개선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주가는 실적발표일인 지난달 25일 1만7300원에 거래를 마친 후 지난달 30일 1만7710원에 거래를 마감하며 양호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다만 국내 조기대선, 트럼프발 관세전쟁 등 대외적으로 불확실성이 존재하기에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4대금융의 주가 상승세가 지속될지는 미지수란 지적도 있다.
김도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업의 경기악화 우려로 은행 대손비용이 증가할 수 있다. 예상을 넘은 위험가중자산 증가로 주주환원 여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지영·주형연기자 jy1008@dt.co.kr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